뇌동맥류 가진 여성의 임신과 출산
서대철 교수(서울아산병원 신경중재클리닉)
2020.07.13 11:05 댓글쓰기

[특별기고] 뇌동맥류는 시한 폭탄이 아니다. 뇌동맥류는 약 3%에서 나타나는 다소 흔한 질병이지만 평균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확률은 낮다.

일반적으로 뇌동맥류는 50대 이후에 많이 발생한다. 상대적으로 젊은 가임 여성의 뇌동맥류빈도는 1.8%로 더 낮다.

대략 인구 1만명당 년간 1명 정도에서 뇌동맥류 파열로 인한 출혈이 발생 하는 것을 감안하면 비파열동맥류의 년간 평균 파열 확률은 약 0.3%이하다 (참고자료 下).

그러므로 대부분 우연히 발견돼 평생 아무 문제 없이 지낼 수 있기 때문에 시한폭탄이라는 표현은 잘못된 것이다. 지나친 걱정과 불안으로 인해 오히려 건강을 해치고 무리한 검사와 치료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위험인자 없이 우연히 발견된 경우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다만 위험인자가 있다고 판단된 경우는 좀 더 적극적인 대처가 할 필요하다. 임신과 출산 자체는 산모에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뇌동맥류를 가진 경우에는 조심스럽다.

임신 관련 뇌졸중은 ‘뇌경색과 뇌출혈’ 구분

임신 및 출산과 관련된 뇌혈관질환 문제는 해마다 증가 추세다. 이는 최근 들어 진단검사 발달과 임신관련 질병에 대해 의료진들이 더 많은 이해를 하게 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임신과 관련하여 나타나는 뇌졸중은 뇌경색과 뇌출혈이다. 임신 중에도 발생할 수 있지만 임신 3기나 분만 후가 더 많다(분만 6주이내).

뇌출혈과 관련된 뇌기저질환은 뇌동맥류(intracranial aneurysm), 뇌동정맥기형(cerebral arteriovenous malformation), 해면종(cavernoma) 등이다. 임신중독증으로도 출혈은 발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산모는 체내 호르몬 환경이 변하고 체액도 증가한다. 혈압 상승과 조직 투과성 (tissue permeability)의 증가로 말이암아 소위 말하는 ‘임신중독증(preeclampsia 자간전증 과 eclampsia 자간증)’은 약 5% 내외 산모에서 나타난다.

허혈성 뇌졸중(ischemic stroke)은 뇌정맥혈전증(cerebral venous sinus thrombosis), 임신중독증(preeclampsia/eclampsia), 그리고 심장에서 비롯된 색전증 (cardioembolism) 등이 있다.

임상 소견은 일반인의 뇌졸중과 비슷하게 나타나지만 임신중독증(the syndromes of preeclampsia, eclampsia, and HELLP (hemolysis, elevated liver enzymes, and low platelets))과 임신융모(trophoblastic), 양수(amniotic fluid) 및 공기색전증(air embolisms) 등은 산모에게만 나타난다.

임신과 관련된 뇌졸중 위험인자는 일반인과 비슷하다. 고혈압, 흡연, 심장병, 고지혈증, 혈전증, 감염, 약물남용 (drug abuse) 등이 꼽힌다. 그 외 35세 이상의 나이, 전조증상이 있는 편두통, 낫형적혈구빈혈증 (sickle cell disease) 등이 있다.


두번째 임신초기 뇌동맥류 진단 받고 시술 권유 받음.출산 9개월 후 시행한 뇌혈혈관 검사(좌측) 상 뇌동맥류 및 색전술 후 사진(우측)

젊은 여성들은 뇌동맥류 있는지 모르고 출산 사례 많아

일반적으로 젊은 여성들은 뇌혈관검사를 잘 하지 않으므로 뇌동맥류가 있는지 모르고 출산하는 경우가 많다.

가임여성에서 뇌동맥류는 우연히 발견된다. 자녀를 출산하고 난 뒤 몇 년 지나서 뇌동맥류를 발견한 경우가 있다면 이는 아마도 뇌동맥류를 가지고 출산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아무 문제 없이 임신과 분만을 한 것이다.

산모가 뇌동맥류를 가지고 있는지 걱정이 된다면 검사를 해 볼 수는 있지만 모든 산모들이 뇌동맥류 검사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애기를 갖기 전에 MRA와 같은 뇌혈관 스크리닝이 필요한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

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매우 낮기 때문에 스크린닝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는 어렵다. 한 사람의 이상을 찾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불필요한 검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평소 고혈압이나 뇌동맥류 가족력이 있는 경우 고위험군(35세 이상) 산모는 조영제를 사용하지 않는 MRA를 임신 전(前), 혹은 임신을 했으면 임신 2기 이후에 검사를 할 수 있다.

뇌혈관 이상을 동반하는 유전질환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출산 전에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유전질환 가족력이 있는 경우 임신을 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를 해야 한다.

이런 유전질환에는 다낭성신질환(Autosomal dominant polycystic kidney disease), 에러스단로스증후군(Ehlers-Danlos syndrome type IV)이나 마판(Marfan disease) 등과 같은 결합조직 질환(connective-tissue diseases)이 있다.

이러한 질환에서는 혈관벽을 형성하는 조직이 약해져 있어 낭성뇌동맥류 혹은 동맥박리 (arterial dissection)나 출혈이 잘 생길 수 있다. 따라서 분만시 매우 조심해야 하며 태아 유전자 검사도 할 수 있다.

최근에는 보험으로 이러한 유전자 검사를 할 수 있으므로 유전자 검사가 가능한 병원에서 혈액검사를 통해 진단이 가능하다.

젊은 여성에서 우연히 뇌동맥류 발견된 경우 임신과 출산은 어떻게

우연히 발견된 뇌동맥류의 경우는 뇌동맥류 위치와 크기 및 모양을 확인한 후 위험도가 낮은 경우 출산을 해도 문제가 없다. 임신 예정이라면 뇌동맥류 위치와 크기 모양 등을 고려해야 한다.

고위험 임산부에서 임신 중에 뇌동맥류가 발견된 경우도 마찬가지다. 자연분만과 제왕절개 중 어느 쪽이 나은지는 관련 전문가 의견을 따라야 한다. 혈압 조절이 중요한 만큼 제왕절개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지만 아직 확실한 가이드라인은 없다.

뇌혈관질환에서는 뇌출혈이 가장 큰 문제인데 뇌동맥류와 뇌동정맥기형이 주원인이다. 상대적으로 뇌동맥류가 더 많다.

한 보고에 의하면 뇌동맥류 파열은 임신 3기(55%), 2기(31%), 1기(6%), 또는 산후 조리기 (postpartum period, 8%)로 보고됐다.

임신 3기에 좀 더 많이 발생한다. 혈류 변화 및 혈관생성, 내분비호르몬환경 변화 등이 임신 중 뇌동맥류 성장과 파열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증상이 있거나 크기가 변하는 경우, 6mm이상 크기일 경우 치료를 받아야 하는 고위험군으로 볼 수 있다. 산모는 3~6mm의 좀 더 작은 크기에서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으므로 신중하게 치료를 결정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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