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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문지기' 병원 보안요원, 24시간 철통 보안
코로나19 진료현장 숨은 영웅, 박윤호 경희의료원 총무팀 사원
[ 2020년 07월 09일 11시 38분 ]

[데일리메디 정숙경기자/기획 2]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사회 곳곳에서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방역체제’로의 전환을 고민 중이다. 이제는 일상에서의 방역 활동이 중요해진다는 의미다. 병원에서는 지금도 수 많은 직원들이 의료진과 함께 감염예방을 위해 조용한 사투를 벌이고 있다. 감염의 공포만큼 예민해진 일상으로 타인에 대한 마음의 거리두기도 심화되고 있는 요즘, 환자들을 위해 묵묵히 움직이는 ‘숨은 영웅들’의 헌신이 우리에게 힘을 준다. 진료 최일선에서 활약하는 의료진의 수고에 가려져 있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코로나19 극복에 사력을 다하고 있는 그들의 노고 역시 간과해서는 안될 일이다. 데일리메디는 최근 병원 내 각 부서에서 코로나19에 대응하고 있는 병원 속 숨은 영웅들을 만나 이들의 공로를 재조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면의 한계로 더 많은 영웅들의 활약상을 담아내지 못한 아쉬움은 가장 큰 고충이었다. [편집자주]

코로나19 유행으로 병원 내에서 업무가 늘어나지 않은 직원은 없다. 병원 입구에서부터 가장 먼저 의심환자를 판별해야 하는 보안요원의 경우 특히 어깨가 무겁다.

박윤호 경희의료원 총무팀 보안서비스반 사원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업무시간이 늘었다.

업무 내용에 있어서도 일반적인 안내 및 보안과 함께 마스크 미착용 혹은 발열 방문객을 제지하는 역할을 병행하고 있다.
 
박윤호 사원은 “기존에는 방문객을 안내하고 일이 생기면 출동하는 등 일반적인 보안 서비스 업무를 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낮시간 동안에는 병원입구에서 사무직원과 간호사가 먼저 방문객의 발열, 위험 지역 방문 여부 등을 확인한다.

이후 열화상 카메라를 이용해 발열 체크를 하지 않거나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병원에 들어선 방문객들을 제지하는 2차 방어선 역할을 보안요원들이 담당한다.

사무직원과 간호직원이 퇴근한 이후에는 모든 출입구 통제가 보안요원의 책임 하에 놓인다. 현재 경희의료원 보안요원들은 12시간씩 4교대 근무로 24시간 병원 출입구를 지키고 있다.

보안요원들이 밤샘 근무를 해야 하는 이유는 야간에도 방문객 발열 여부를 체크해 코로나19 의심환자가 들어오는 것을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박윤호 사원은 “보안요원들은 주로 야간에 응급실을 방문하거나 면회객을 통제하고 있다. 흡연 등을 이유로 병원에서 나가는 환자 또한 집중해서 케어한다”고 전했다.

병원 방문객 특성상 본인이 환자이거나 혹은 환자를 만나러 가는 사람들인 만큼 출입을 막는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그는 “2월 말에 한 번 난리가 났다. 마스크 없이 방문한 내원객을 밖에 내보냈더니 삿대질을 하고 욕설을 하는 등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반항해 결국 경찰이 출동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삿대질과 욕을 먹는 것은 직업상 그러려니 하지만 시급하게 진료를 받아야 해서 방문한 다른 환자들이 피해를 입는 게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경증환자 방문이 줄고 대부분 방문객이 중증환자인 만큼 감염될 경우 위험도 크기 때문이다.

박윤호 사원은 “대구 사태 전에만 해도 마스크를 접하기 힘든 노인들을 중심으로 하루에 10명 내외가 마스크 없이 내원했지만 최근에는 모든 환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내원해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보안팀의 업무, 방문객 제지 정도도 코로나19 유행 시기에 따라 변경됐다. 설 전후에는 마스크 착용과 손 소독, 체온 측정 등을 설명하고 안내하는 선에서 업무가 진행됐다.

하지만 대구·경북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나고부터는 해외 유입 이외에 내국민 사이에서도 감염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더욱 철저하게 손 소독, 체온 측정 등을 요구하게 됐다.

그는 “지금은 문진이나 개인위생 수칙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환자 1명 당 보안요원 2~3명이 붙어서라도 저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밤샘 근무, 지치지만 동료 덕분에 힘내요”

긴장감 속에서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보안요원들을 위해 병원에서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1달에 1~2차례씩 연차휴가를 쓸 수 있게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한 사람이 휴가를 내면 그 업무를 고스란히 다른 사람이 떠맡아야 하는 상황이기에 실제로 사용하기는 쉽지 않다.

박윤호 사원은 “1명이 자리를 비우면 나머지 1명이 입구 2개와 안내데스크 등 남겨진 업무를 대신해야 한다. 그러다보니 동료애 때문에라도 휴가를 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경희의료원은 상급종합병원 중에서는 드물게 보안직원을 계약직이나 외부용역이 아닌 정규직으로 고용하고 있다.

내원객과의 갈등 등 업무 상 어려움이 생길 때도 함께 일하는 보안요원들이 서로 돕곤 한다.

그는 “가끔 일하다보면 내원객에게 욕을 먹을 때도 있다. 소위 멘탈붕괴가 될 정도로 욕을 먹으면 동료들이 ‘화장실에서 좀 쉬다와’라며 배려해준다”라고 말했다.

업무 과중 이외에도 전염병이 유행하는 가운데 병원에서 일하는 것 자체가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박윤호 사원은 “9개월 된 애기 아빠다. 아무래도 애기나 가족이 걱정된다” “매일 자동차와 옷에 손소독제를 뿌린 후 화장실에 들어가 씻고 나온 다음에야 가족을 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에 접촉하는 환자만 많게는 1000명이 넘는다. 주말에는 가족들과 외출도 하고 지방에 계씬 부모님도 찾아뵙는데 요즘은 아무 것도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힘을 내서 업무를 이어갈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은 함께 근무하는 동료들이다.

그는 “다들 힘들면서 내색 한 번 안하고, 개인 연차 한 번 안 쓰고 있다. ‘나 하나쯤 괜찮겠지’라는 생각보다는 동료애가 더 끈끈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확실히 동료들이 힘이 되고 의지가 된다. 함께 조금만 더 힘내자고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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