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관광객 몰리는 제주···혈액투석 병원들 긴장
병상 부족 우려감 커져···'타지역 환자 진료 못봐' 의료기관도 등장
2020.07.01 12:55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하늘길이 끊기면서 휴가철 국내 여행객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표적인 국내 관광지인 제주지역 혈액투석 병원들이 긴장하고 있다.
 

병상 수도 빠듯할 뿐만 아니라 타지역 환자들을 받게 되면서 인공신장실 감염안전 관리에 대한 부담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타지역 환자들의 혈액투석 예약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


투석은 일반적으로 일주일에 2~3회 이뤄진다. 때문에 혈액투석 환자들은 여행지에서도 꾸준히 투석병원에 내원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는 7월 이후 제주 여행을 계획하는 환자들은 지금부터 병원을 알아보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제주 신장투석 병원의 병상 수는 넉넉치 않다. 타지역 환자들이 급증할 경우 이를 수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현지에서 혈액투석 병원을 운영하는 某원장은 “투석실은 간호인력 등 운영비용이 적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병원이 기존 환자수에 맞춰 병상을 운영하고 있다”며 “다른 지역 환자들이 갑자기 늘면 예약이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최근 일부 병원은 여유병상이 없어 타지역 환자 예약을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A투석병원 관계자는 “제주도에 관광을 왔거나 올 예정인 환자들의 예약문의가 있었는데 이미 예약이 가득 찬 상태였다”며 “다른 병원들도 예약 일정이 넉넉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병상 수가 남는 병원들의 경우 인공신장실 감염안전 관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투석실은 면역력이 약한 환자들이 밀집해서 처치를 받는 곳으로 감염 확산 고위험 시설로 여겨진다.


때문에 질병관리본부는 감염병 유행 기간 동안 원칙적으로 혈액투석 환자의 병원 간 이동을 금지하고 있다. 대한투석협회 또한 환자들의 전원을 자제시켜 달라고 권고한 상태다.


보건당국과 유관기관이 각별히 주의를 당부할 정도로 감염위험을 경계해야 하는 상황에서 다른 지역 환자들을 받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아예 타지역 환자들의 예약을 받지 않는 병원도 있다.


제주지역 또 다른 의사는 “다른 지역 환자를 되도록 받지 않고 기존 환자들을 철저히 관리하라는 투석협회 지침이 내려졌다”며 “타지역 환자들에게는 죄송하지만 내원이 어렵다고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증상 코로나19 확진자들에 의한 '감염 위험' 경계감 고조
 

더 큰 문제는 사전에 증상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환자를 받게 되는 경우다.


질병관리본부의 현재 지침에 따르면 혈액투석 환자가 불가피하게 다른 병원을 방문할 때는 사전에 담당의에게 감염 위험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 같은 지침을 모른 채 자신이 다니던 병원과 상의 없이 외지에서 내원하는 환자들이 있는 것이다.


제주에서는 이미 이러한 사례가 발생했다. 몇몇 병원들이 투석협회 관계자에게 상황을 토로하기도 했다. 휴가철 제주지역 혈액투석 병원들의 혼란이 예측되는 가운데 의료계는 무엇보다 환자들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한투석협회 유동은 홍보이사는 “코로나19 상황에서 혈액투석실 감염 방지를 위해 투석환자들이 담당 의사들에게 자신의 일정을 정확히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가 기존에 다니던 병원에 사정을 설명하면 담당의사가 해당지역 투석병원에 직접 연결을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현재 각 지역 투석병원들은 메신저를 통해 실시간으로 상황을 공유하고 있어 유사시에도 신속한 대처가 가능하다”며 “휴가철 여행 계획 등이 있는 환자들은 꼭 담당의와 사전에 상담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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