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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건강권과 의사 자율권, 그리고 전문가평가제
박홍준 서울시의사회장
[ 2020년 05월 29일 06시 01분 ]

[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서울시의사회가 시범사업으로 진행 중인 전문가평가제가 본 사업으로 자리 잡기 위해 전문가평가단과 복지부의 유기적 협력체계 아래 조사 창구 일원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시의사회는 27일 서울역 앞 중식당 만복림에서 ‘서울시의사회 전문가평가단 백서 발간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전문가평가제는 최근 의료인의 의료윤리 위배 및 강력범죄 증가 추세에 따라 '적발과 처벌'보다는 '예방과 질 향상'에 목표를 두고 국민 건강권과 의사 자율권 보장을 위해 시작된 시범사업으로 서울시의사회는 2019년 5월부터 시범사업을 시작해 현재 약 1년 정도 진행했다.
 

전문가평가단(이하 전평단)은 1년 동안 총 14건의 민원을 처리했다. 그 결과 ▲혐의 없음 6건 ▲주의 3건 ▲행정처분 의뢰 2건 ▲고발 1건 ▲조사 중단 3건이었다.

서울시의사회에 따르면 해당 처리 결과에 대해 공정성을 문제 삼거나 이의를 제기한 민원인은 없었다.
 

박홍준 서울시의사회 회장은 “전문가 평가제는 법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의료분야에 대해 의사 회원들이 직접 조사위원으로 참여하고 전문적 의료지식에 대한 합리적 판단과 의료현장에서의 상황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해 조사를 진행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비전문가보다 전문적이고 신속한 처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한 전평단은 의료인의 폭언‧폭행‧불법 의료광고 등을 조사 및 징계하며 동료 의료인에게 경각심을 부여하고 본인부담금 면제로 환자유치행위를 하는 의료기관을 고발해 국민건강보험 재정 손실을 방지하고 의료시장 질서 유지의 성과를 보였다.
 

하지만 전평단에는 강제 조사권이 없어 민원이 접수돼도 관련 정부 부처의 협의가 없으면 피민원인을 특정하기 어려운 등의 이유로 조사를 진행하기 어렵고, 조사에 착수하더라도 조사 창구가 나눠져 복지부와 별개인 투 트랙으로 진행해 적절성에 대한 의문 등이 제기됐다.
 

박 회장은 “보건소는 개인정보보호법 등에 의해 접수된 민원을 전평단에 제공하지 않고 공동 조사 요청에도 난색을 표해 원활한 업무협조가 어려운 실정이다”며 “공단에 요청한 경우도 마찬가지로 피민원인의 특정 및 관련 정보 자료가 부족해 사건 착수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또한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 취지와 달리 보건복지부는 접수된 민원을 복지부가 스스로 해결하거나 지역 관내 보건소에 이송하고 있어 같은 사건을 따로 조사하다 중단된 사건 있었다”며 “전문가편가제가 시범사업을 넘어 본 사업으로 정착하기 위해 전평단과 복지부 담당 부서, 보건소 등과 협력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전평단은 지난해 서울 소재 상급종합병원에서 근무하던 인턴 의료진이 환자 및 의료진을 상대로 성희롱을 해 논란이 됐던 사건을 조사해 방대한 자료를 확보했지만 복지부에서 전평단과 상의 없이 송파구보건소에 조사를 의뢰해 조사 진행이 중단된 바 있다.
 

박 단장은 “해당 사건은 전평단과 보건소가 협의한 결과 성범죄로 형사적 판단이 우선해야 된다는 판단으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 후 조사 진행을 중단했다”며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이 진행 중인 만큼 조사 창구의 일원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전평단은 처리 결과에 대한 강제성이 없어 조사 후 징계를 받은 피민원인이 시정 조치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문제가 돼 박 단장은 “징계 사건과 유사한 사건을 재발하는 경우 처분에 대한 사항이 필요하며 사건이 종료돼도 재발 방지 차원에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1년간 민원 14건 처리, 조사 창구 일원화·복지부와 협력체계 필요"

"강제적인 조사권 없지만 피민원인(의료기관 및 의사) 매우 협조적"

전평단은 복지부나 수사기관과 달리 강제조사권이 없지만 피민원인들은 전평단의 자료 제공 요구 등에 오히려 더 협조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강제권을 가진 행정기관이라도 수술방 내부에서의 문제나 환자와 의사 개인적인 문제 등에 관해선 의료기관의 적극적인 협조 없이 파악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박 회장은 “보건소나 경찰 등 수사기관이 피민원인의 협조가 원만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들어 전평단도 염려가 많았지만 오히려 피민원인들은 더욱 협조적이었다”며 “특히 접근이 어려운 상급종합병원 측에서도 적극적으로 협조해 조사 진행에 시간이 많이 단축됐다”고 말했다.
 

전평단은 이를 두고 "같은 전문의로서 상호 입장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전평단 구성 위원 중 학회나 병원에 소속된 위원이 있어 효과적인 자료를 많이 얻을 수 있었다”며 “하지만 전평단은 같은 분야 전공인으로서 감싸주기가 아닌 제3자가 볼 수 없는 부분까지 자세히 검토하며 면밀히 조사를 진행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전문가평가제를 더욱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조사 창구를 일원화하는 등 법적‧제도적 보완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서울시의사회는 시범사업이 자리 잡아 본 사업이 되고 의사가 스스로 면허를 관리할 수 있는 제도가 정착할 수 있도록 끝까지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min0426@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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