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의학과, 현재 지원자 없지만 미래의학 중심 부상'
순천향대서울병원 임채홍·박수빈 교수
2020.05.06 05:12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순천향대 서울병원이 금년 3월 핵의학과를 신설했다. 최근 몇 년간 다른 병원들이 핵의학과 규모를 축소하거나 폐쇄해온 것과는 차별화된 행보다. 실제로 지난 2014년 FDG PET-CT 급여기준이 개정된 이후 핵의학과는 지속적으로 지원자 수가 줄어들었다. 대한핵의학회에서도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돼 왔다. 이런 상황 속에서 순천향대 서울병원은 어떤 이유로 핵의학과를 개설했을까. 이번 순천향대 서울병원 핵의학과 창립 멤버인 임채홍 교수와 박수빈 교수를 만나 현 상황과 미래 방향 등에 대해 얘기를 들어봤다.[편집자주]
 

두 교수는 모두 핵의학과 미래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현재는 지원자 수가 전무하다시피 한 상황이지만 향후 기술 발달에 따른 미래의료 방향에 가장 부합하는 분야가 바로 핵의학과라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순천향대 서울병원의 핵의학과 신설은 현재는 물론 미래를 내다본 투자로 볼 수 있다.
 

임채홍 교수[사진 右]는 ”앞으로 의학의 중심은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첫 번째는 질병이 진행되기 전(前) 조기 진단하는 것, 두 번째는 각각의 환자들을 위한 맞춤형 치료다. 핵의학과는 이 두 가지 특성에 모두 부합하는 과“라고 말했다.
 

특히 고령사회로 접어들며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는 치매도 핵의학과 검사를 통한 조기 진단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 박수빈 교수[사진 左]는 “뇌(腦) 위축과 같은 해부학적 변화가 나타나기 전에 뇌 대사나 아밀로이드 플라크 침착 등 기존 영상의학검사에서 보기 어려운 생화학적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며 “알츠하이머 치매는 핵의학과 검사를 통한 조기 진단이 빛을 발하는 질환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암환자들을 위한 표적 치료에서도 핵의학과 검사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임채홍 교수는 “핵의학과에서 표적물질을 영상화시키는 방식을 통해 조기 진단은 물론이고 해당 표적에 맞는 항암제 사용을 가능케 한다”며 “아직 개발 단계에 있지만 대표적으로 유방암 HER2, 폐암 EGFR 유전자 변이를 영상화하는 기술들이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핵의학과 개설 전인 지난 2016년, 순천향대 서울병원은 다수의 최신 핵의학 검사 기기를 도입했고 이를 통해 진단율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박수빈 교수는 “보통 암 환자들의 경우 전이를 빨리 찾아내 항암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한데 당시 새로 도입한 최신 PET-CT는 기존 기기에 비해 아주 작은 종양 세포까지도 감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SPECT-CT의 경우 우리병원에서는 정형외과 분야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다. 가령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내원 환자가 있을 경우 과거에는 실제로 어디가 아파 통증을 느끼는지 알아내기 어려웠다면 지금은 SPECT-CT를 통해 정확한 통증 유발 부위를 확인하고 치료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고령사회 치매·암 진단시 매우 중요한 역할"

"환자·의사 모두 핵의학과 검사 만족도 높지만 건강보험 적용 까다로워 소수만 혜택"  

이에 환자들은 물론 의사들도 핵의학과 검사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는 것이 임채홍 교수 설명이다. 다만, 핵의학 검사가 필요한 환자들이 적절히 활용할 수 있도록 급여 확대가 시급하다는 것이 박수빈 교수 견해다.
 

박 교수는 “FDG PET-CT는 급여가 세부화돼 있어 환자가 원한다고 다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조건이 부합해야 급여를 받을 수 있는데 그 조건이 일관적이지 않다보니 환자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도 검사를 받기 어려운 경우들이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FDG PET-CT 외에도 치매 PET-CT 검사 역시 치매 조기 진단을 가능케 하는 검사임에도 아직 급여화가 되지 않았다. 향후 핵의학과는 이처럼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다양한 검사들의 급여화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핵의학과 운영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장기적인 계획과 함께 현재 핵의학 검사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임채홍 교수는 “아직은 전공의를 받거나 하는 상황은 아니지만 향후에는 전공의도 받고 함께 과를 운영해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병원도 향후에 암센터를 만들고 해당 분야를 특성화시킨다면 그 속에서 핵의학과도 주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피력했다.
 

박수빈 교수는 “핵의학과 검사가 의사들 사이에서도 여전히 생소한 측면이 있다. 사실 의사들은 본인이 잘 모르는 검사에 대해 섣불리 처방하지 않기 때문에 핵의학 검사에 대해 병원내 의사들에게 교육하고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 교수 역시 “핵의학 검사 처방을 한 번도 안 낸 의사들은 있지만 한 번만 내 본 의사들은 없다”며 “검사에 대해 잘 모르다보니 첫 처방이 어려울 뿐 핵의학과 검사의 장점을 한 번 체감하면 지속적으로 활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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