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때 취임한 대공협 회장 '고군분투'
김형갑 공보의
2020.05.04 12:19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성은 기자] 대구·경북 확진자 급증으로 국내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되면서 공중보건의사들이 본격 현장에 투입되던 3월, 금년 새로 선출된 김형갑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장의 임기가 시작됐다. 김형갑 회장은 통상 인수인계가 이뤄지는 2월보다 한 달 앞선 1월부터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질 것을 우려해 대비책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일찍부터 대책을 마련한 결과, 선별진료소 운영법, 방호복 착탈의법 등에 대한 지침을 필요한 시기에 맞춰 공개할 수 있었다. 검체 채취 노하우를 전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직접 시연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공유하는 등 젊은 감각을 발휘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얻은 것이 있다면 감염병 유행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 공보의들이 중요한 역할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국민들도, 공보의 본인들도 뚜렷이 체감했다는 사실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젊은 의사들이 한데 모여 공중보건을 수행하는 우리나라 특유의 공보의 제도는 분명 빛을 발했다는 것이 김형갑 회장의 평가다. [편집자주]

“오늘 아침까지 대구·경북 지역에 있다가 오후에 세종시로 이동해 자가격리 중에 있습니다.” 

김형갑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장은 최근 8주간 대구·경북 지역 파견 공보의 활동을 마치고 지난 4월28일 복귀했다.

여느 대공협 회장과 달리 감염병 유행이 최고조된 상황에서 임기를 시작한 김형갑 회장은 대공협 회장으로서, 또 1명의 혈기왕성한 의사로서 맡은 바 역할을 수행하는데 최선을 다했다.

대공협 회장을 수행하기 위한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한 것은 인수인계가 이뤄지기 한 달 전인 금년 1월. 이달 말 국내에서 처음 코로나 환자가 발생하면서 김형갑 회장은 감염이 크게 확산될 가능성이 있음을 인지하고 공보의 회원들이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지침을 마련하는데 착수했다.

이후 2월 인수인계를 받고 3월 1일 공식 취임했으며, 이후 4주 정도는 잠을 거의 잘 수 없을 정도로 바쁜 나날을 보냈다.

먼저 대구 지역 파견 공보의들의 숙소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문제를 접수해 대구시에 즉시 소통을 요청했고, 공보의들이 숙소를 구하는 어려움 없이 지정된 호텔에서 숙식을 제공받을 수 있게 조치했다.

김형갑 회장은 “발빠르게 행정 측이 움직여줘서 문제를 빨리 해결할 수 있었다. 이후 신규 공보의, 민관 인력 등 추가 인력이 대거 투입됨에 따라 근무지와 먼 곳에 숙소가 배정되는 등 잡음이 있었지만 시와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고 전했다.

더불어 현장 공보의들이 업무를 수월하게 볼 수 있도록 돕기 위해 1월부터 진행했던 선별진료소 운영방법과 레벨D 방호복 착탈의법에 대한 공식 지침을 발간, 공보의 회원뿐만 아니라 전 의료진에 공개했다.

김형갑 회장은 “특히 레벨D 방호복을 벗는 과정에서 오염돼 의료진 감염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혼자 연습하는 것이 아니라 팀 단위로 접근해 서로 오염된 부분을 지적하고 알코올을 뿌리는 등의 조치를 취하게끔 돕도록 권장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노하우가 담긴 지침은 공보의 뿐만 아니라 간호사, 임상병리사까지 활용하고 있으며, 의료진 감염을 막는데 도움을 준다는 설명이다.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코로나19에 감염된 공보의가 단 1명도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김 회장은 “통상 공보의들이 가장 위험한 장소에 최우선으로 배치되는 것을 고려한다면 상당한 성과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기 시작 두달 전부터 지침 마련···대구 방역근무 자원
"우리나라 젊은의사들 방역 경험 유일무이, 공보의도 사회에서 적절한 역할 해내는 의사로 인식 계기"

선별진료소와 방호복 지침 이후에는 검체 채취 정보에 대한 현장 요구를 파악해 집중적으로 노하우를 전달하고 있다.

김형갑 회장은 의료용 면봉을 스스로 콧속에 주입해 검체 채취를 하는 모습을 직접 보여주며 노하우를 설명하는 영상을 촬영해 유튜브 등 SNS에 널리 배포했다.

김형갑 회장은 “특히 검체 채취에 대해서는 교육에서 알 수 없는 실전 노하우가 필요하기에 이러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고 말했다.

국내 코로나19가 보다 잠잠해진 시기부터는 전세계가 한국식 방역법에 주목함에 따라 대공협에서도 국제 기구에서 코로나19 대처 경험을 전수하고 있다.

김형갑 회장이 생각하는 우리나라 공보의 제도의 가장 큰 강점은 다수 젊은 의사들이 공중보건을 위해 한 자리에 모여 행동한다는 것이다.

대구·경북 지역 파견 공보의로 자원한 이유는 대공협 회장으로서라기보다 젊은 의사 김형갑 의지로 인한 것이었다.

김형갑 회장은 “20년 전만해도 신종감염병에 대해 전세계에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학생 때부터 감염병에 관심이 많앗고 문제 의식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다 실제로 일이 벌어졌고 여러 지원책을 찾아보다가 결정하게 됐다”며 자원 계기를 전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우리에게 남겨준 것 중 분명한 하나는 공보의를 포함한 의료진에 대한 국민과 의료진 스스로의 인식이다.

김 회장은 “사회에서 필요로 할 때 적절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공보의도 분명히 의사라는 함의가 국민들뿐만 아니라 공보의 자신들에게도 분명히 남게 됐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의료계 역할을 살려 의학이 살아있는 보건을 실천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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