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저격 신뢰 잃은 'WHO 수장'
늑장대응·중국 찬양 등 여론 뭇매···美청원사이트 '사퇴 촉구' 75만명 동의
2020.04.09 12:35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만약 더 많은 시신 가방(body bags)을 원한다면 그렇게 해라.” 마치 조폭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대사지만 실제로는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이 8일(현지시간) 열린 화상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테워드로스 거브러여수스 총장의 이 같은 발언은 전날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WHO를 비판한 데 대한 반박 차원에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WHO가 지나치게 중국 편향적이고 전염병 확산에 대한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WHO에 대한 자금 지원 중단을 경고한 바 있다.
 

그러자 거브러여수스 총장이 코로나 사태를 정치화 하는 것이 더 큰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며 응수하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발언의 배경을 고려하더라도 ‘시신 가방’까지 언급하며 대응한 것은 국제 보건을 책임지는 WHO 수장으로서는 경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외에도 거브러여수스 총장에 대해 쏟아지는 비난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확산되는 와중에도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한 것에 더해 지속적으로 친중 성향을 내비치며 사람들의 불신이 쌓여갔다.
 

실제로 WHO는 코로나19가 이미 확산일로에 들어선 지난 1월30일에서야 뒤늦게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같은 달 23일 긴급위원회에서 관련 논의가 있었지만 “비상사태를 선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아직까지 중국 외 지역에서는 사람간 전염에 대한 증거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 선포 불과 이틀 전에는 베이징에서 시진핑 주석과 만나 중국의 조치를 칭찬하기도 했다.
 

감염병 방역을 위해서는 과하다 싶을 정도의 적극적인 초기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아쉬운 대목이다.
 

이 같은 WHO의 늑장대응은 결국 전세계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수많은 희생자를 낳았다.
 

지난달 11일 WHO가 팬데믹을 선언했을 때는 이미 전세계 110여개 국에서 확진자 12만명, 사망자 4천여 명이 나온 상황이었다.
 

이에 앞서 하버드 대학교 전염병학자 마크 립시치 등 다수의 전문가들은 이미 팬데믹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지만 WHO는 팬데믹 선언을 주저했다. 이에 CNN은 3월9일부터 자체적으로 팬데믹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 시작할 정도였다.

그 사이에도 거브러여수스 총장은 “중국의 노력에 감사하다”, “국제사회가 중국에 빚을 졌다” 등 중국을 치켜세우는 발언들을 이어오며 사람들의 공분을 샀다.
 

실제로 지난 1월말 미국 청원 사이트인 change.org에 올라온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 사퇴 촉구 청원에는 지금까지 75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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