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의료지원 가장 적극 중환자의학회 '그게 아닌데'
봉사단 철수 관련 언론 보도 후 지역 대학병원 '불편함' 피력···'취지 잘못 전달' 해명
2020.04.04 05:55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대구경북 지역 코로나19 중환자를 돌보기 위해 의료지원에 나선 대한중환자의학회(이하 학회)가 “파견된 자원봉사 인력이 철수하면 대구 중환자 치료체계가 마비될 것”이라는 발언으로 대구 의료계의 따가운 시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학회는 대학병원 전문의 6명과 중환자실 간호사 11명을 코로나19 거점병원인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 3월 중순부터 파견했다.


파견 내역을 바탕으로 학회는 최근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구 지역 학회 자원봉사 인력이 4월 중순까지 배정돼 있는데, 인력이 철수하면 5월 이후 중환자 의료공백이 우려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학회 某 임원은 “학회의 대구 의료지원 일정이 4월 10일까지 밖에 짜여져 있지 않다”며 “자원봉사 형태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정부에서 의료지원을 강제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취지로 발언했다.


학회 다른 관계자는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중환자를 치료하는 데는 최소한 3~4주가 필요한데, 대구는 중환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재 입원 치료 중인 환자들의 치료 마무리를 위해선 최소 5월 6일까지는 서울에서 인력이 계속파견돼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러나 이 같은 학회 의견이 언론을 타고 전해지면서 대구권 병원계는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중환자학회가 "대구 지역은 중환자를 돌볼 능력도 없다"는 식으로 주장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대구권 대학병원들은 일련의 언론 보도를 접한 후 “대구 지역 코로나19 중환자는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이 아닌 5개 상급종합병원에서 치료하고 있다. 학회가 인력을 파견 중인 동산병원이 아닌 다른 의료기관에서도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고 반박하는 분위기다.


코로나19 누적 중증환자 71명을 치료하고 있는 경북대병원 정호영 원장은 지역 일간지를 통해 "대구 전체 음압병상 108개 중 여유 병상이 다수 있고, 병원마다 에크모(ECMO) 및 인공호흡기도 여분이 있다"며 "대구지역 상급종합병원 중환자실은 무너지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최정윤 대구가톨릭병원장도 "지금까지 대구 의료진의 노력에 대해서는 언급도 없이 현실을 호도하는 '수도권 시각'이 허탈감을 안겨준다"고 답답함을 피력했다.


이에 대한중환자의학회는 최근 대구시의사회장과 대구경북 6개 병원장에게 공문을 보내 유감을 표했다.
 

홍성진 대한중환자의학회 회장은 '코로나19 환자 진료에 혼신을 다하시는 대구경북 의료진께 드리는 글'을 통해 "코로나19 사망률이 계속 증가하는 상황에서 중환자 진료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여러 언론 인터뷰에 응했다. 하지만 의도와 달리 실제 의료 현장에서 헌신하시는 분들의 노력이 폄하되는 것으로 비칠 수 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힘을 모아야 하는 이 시점에 의료진 간 오해는 없었으면 한다"면서 "중환자의학회도 여러분과 협력해 책임있게 진료에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학회 관계자는 “학회 차원에서 이러한 대구경북 지역 병원들의 입장을 인지했고, 불편함을 느낀 것에 유감을 표하는 입장을 별도로 전달했다”며 “지역 의료진들의 노고를 폄하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학회, 지원단 철수시 대구 코로나19 거점 '동산병원 중환자실' 운영 위축 우려


사실 대한중환자의학회는 대구경북 지역 대규모 코로나 감염이 발생한 후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의료단체 중 하나다.


학회는 3월 초 대한의사협회와 협의, 중환자치료 세부전문의 자격을 갖춘 전문인력 파견을 결정한 후 본격적으로 대구 의료지원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지난 17일에는 보건의료 NGO단체인 글로벌케어와 함께 계명대 동산병원의 중환자 치료 시설 확충 및 운영에 나섰다.


단체 지원을 통해 동산병원은 1개 중환자실을 추가, 총 10개의 중환자병상을 운영했고 학회는 중환자실 의료지원을 맡을 의료진을 파견했다.


의료지원단에는 대학병원 전문의 6명과 중환자실 간호사 11명이 포함됐다.

그러나 자원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의료지원단은 오는 4월 10일까지만 파견 일정이 잡혀 있다. 마지막 지원단이 4월말 복귀하게 되면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은 중환자 의료공백을 초래될 수 있다는 것이 학회의 우려다.


현재 대구 지역에는 108개 음압병상이 운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은 정부와 지자체가 주도적으로 나서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운영 중이다.


전 병동이 코호트격리된 상태로, 대구경북 지역 코로나19 환자에 집중해 기능하고 있다. 중증환자도 우선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이처럼 대구 지역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는 계명대 동산병원의 중환자실 운영을 지속하기 위해선 민간학회 주도만으로는 어렵다는 것이 학회 측 주장인 것이다.

당장 중환자실을 운영할 인력이 부족해질 상황에서 학회는 '코로나19 사망률 감소를 위한 중환자 진료 전략’을 공식적인 경로를 통해 관계 부처에 최근 전달했다.


학회는 보고서에서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을 주축으로 한 중증환자 관리방안 및 이지역 의료인력 수급방안을 제안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정부 당국으로부터는 별다른 답변은 없는 상황이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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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적산 04.04 07:01
    이 엄중한 시기에 상호 불신 보다는 이해와 협조가 필요 합니다.

    그런데 학회 관계자가 정부에 의사를 강제 동원하라는 말은 정제되지 않은 표현 입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아주 제한되게 사용하여야 하고 가능한한 사용해서는 안되는 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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