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외상환자 수용 전국 1위 의정부성모병원 '폐쇄' 당혹
지역 주민들 우려 확산, 감염자 19명으로 늘고 최초 감염경로 '미궁'
2020.04.02 06:30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의정부성모병원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지난 4월1일 기준 19명으로 늘어나면서 병원 폐쇄가 장기화될 경우 지역 의료인프라 자체가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의정부시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일 의정부성모병원과 관련된 코로나19 확진자는 19명으로 집계됐다. 3월 29일 양주 베스트케어요양원에서 이송된 70대 환자가 첫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사흘만에 급증했다.
 
확진자에는 입원 및 외래환자를 비롯해 간병인 4명과 간호사 1명 등 직원들도 포함돼 있다. 이에 방역당국은 병원 폐쇄를 결정하고 환자 및 협력업체 직원 등 2500여명의 전수 검사에 나섰다.
 
이와 함께 최초 감염 경로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당초 요양원에서 이송된 첫 확진자가 최초 전파자일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해당 환자가 사망 전 머물렀던 8층 병동에서 추가 확진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주시가 요양원 입소자와 직원 전원을 검사한 결과,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아 해당 환자로부터 전파됐을 가능성이 적어졌다.
의정부성모병원 직원들이 주차장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제공: 연합뉴스
“의정부성모만 가는데 폐쇄되면 어떻게” 지역주민들 우려
 
의정부시는 우선 4월5일 24시까지 의정부성모병원 폐쇄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게 되면 폐쇄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병원은 외래 진료를 전면 중단하고 원내에 남아 있는 입원 환자만을 치료 중이다.
 
이에 따라 경기북부 의료체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의정부성모병원은 한양대구리병원과 함께 경기북부 지역의 거의 유일한 대학병원이자 중증외상환자 등 응급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유일한 의료기관이기 때문이다.
 
경기북부 지역은 규모에 비해 의료 인프라가 열악하다. 포천과 동두천시, 양주시 등은 경기도에서도 당뇨병과 고혈압 등 만성질환자 비율이 높은 반면 종합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지난 2017년에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응급의료 ‘취약’지구에 선정되기도 했다.
 
경기도는 공공병원 설립을 통해 의료수요를 충족시키려고 하고 있으나 몇 년째 논의만 계속될 뿐 이렇다 할 진전은 없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 거점 의료기관이자 전국적으로도 높은 중증외상환자 수용률을 자랑하고 있는 곳이 의정부성모병원이다. 의정부성모병원은 올해 복지부에서 시행한 권역외상센터 평가에서 중중외상환자 수용률 99.17%로 전국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권역외상센터 운영과 함께 권역응급의료센터, 신생아집중치료지역센터, 소아응급실 등을 보유하고 있어 경기북부 및 서울 북구, 강원도 인근 환자까지 방문한다. 지역 내 대규모 폭발 및 화재 등 외상 환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 의료진 지원도 이뤄진다.
 
병원 전체 폐쇄가 장기화될 경우 기존에 진료받던 환자들은 물론, 당장 응급 수술이 필요한 환자들을 수용할 수 없기 때문에 의료 공백에 따른 지역 주민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의정부시는 “현재 병원 전 직원과 환자, 보호자(8병동 환자 보호자) 전수 검사를 진행중이며 요양원과 타 병원 전원 조치자도 증상 유무에 상관없이 전수검사를 시행할 것”이라며 “접촉자 자가격리와 함께 확진자의 심층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고, 확진자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생활치료센터 등도 검토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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