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코로나19 '수퍼 전파자' 공통점과 차이점
응급실 입원 중 감염 전파 vs 지역사회 무작위 감염 초래
2020.02.23 20:37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확진자수가 메르스를 넘어서며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지난 2월18일 이후 불과 3일 사이 전체 감염자수를 웃도는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방역당국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특히 앞서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던 대구경북지역에 확진·의심자가 대규모로 발생하면서 혼란은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대구경북 지역 감염사태를 야기한 '수퍼 전파자'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코로나19 ‘수퍼 전파자’ 등장...대구경북지역 연관성 확인된 신규환자 대규모 발생


대구경북지역 코로나19 확진자가 신천지대구교회 관련인을 중심으로 대규모 확인되면서 가장 먼저 확진판정을 받은 31번 확진자가 ‘수퍼 전파자(Super-spreader)’로 지목되고 있다.


앞서 발병 후 일상생활을 하면서 딸과 오빠를 감염시킨 것으로 확인된 16번 환자가 '수퍼 전파자'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보건당국은 가족 8명 중 6명에서 음성 판정이 나왔다며 수퍼 전파자로 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설명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이하 중대본)는 지난 21일 오후 4시 기준 코로나19 환자가 이날 총 100명 추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날 중대본이 발표한 신규 환자 중 신천지대구교회 관련자는 총 48명이다. 국내 누적 확진자수는 204명으로, 이중 144명이 신천지관련자로 확인되고 있다.

31번 환자는 역학조사 결과 신천지대구교회에서 예배를 봤으며, 이 과정에서 참석자들에게 감염증을 전파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규모 행사에 참석한 31번 확진자로 인한 감염자는 계속해서 확인될 전망이다.


21일 오후 브리핑에서 중대본은 "집단 감염이 일어난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로 확인된 4475명 중 544명이 현재까지 코로나19 관련 증상을 나타내고 있다"고 밝혔다.


경남지역에서 새로 확인된 확진자 4명 또한 대구신천지교회에서 예배를 본 것으로 확인됐다.


중대본이 31번 감염자가 2차 감염자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하루새 80여 명의 확진자와 500여 명의 의심자와 연관된 것으로 여겨지는 31번 환자는 ‘코로나19 수퍼 확진자’로 불리고 있다.


메르스 환자 중 절반 감염시킨 ‘14번’, 코로나19 31번이 전파력 현재 더 높아 


‘수퍼 전파자’에 대한 공식적인 기준은 없다. 사스 유행 때는 한 사람이 8명 이상에게 병원체를 전파하면 수퍼 전파자라고 부르기도 했지만 학계 등에서 공인된 것은 아니다.


여러 명의 감염 원인이 된 감염자 발생에 대해 WHO(세계보건기구)는 “‘수퍼 전파’를 전문 용어로 사용하지는 않지만, 다수의 사람이 하나의 공통 감염원으로부터 감염된 사건으로 파악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SNS 등 커뮤니티는 다수의 감염원이 된 확진자를 두고 ‘수퍼 전파자’라고 부른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에는 ‘14번 환자’가 수퍼 전파자로 불렸다. 메르스 14번 환자는 당시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4일 동안 머무르며 총 81명을 감염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메르스 사태 당시 전체 감염자수는 175명으로 절반 이상의 감염을 일으킨 것이다.


'메르스 14번’과 ‘코로나 31번’ 환자의 공통점은 다수가 모이는 제한된 공간에 일정 시간 머물렀다는 것이다. 메르스 14번 환자는 대형병원 응급실에 입원하면서 면역력이 약한 환자 및 직접 접촉하며 진료를 보는 의료진들을 대상으로 감염을 확산시켰다.


'코로나 31번’ 환자도 대규모의 인원이 좁은 공간에 모여 진행되는 예배행사에 참석했다.


하지만 메르스 14번 환자에 비해 코로나 31번 환자는 더 강한 전파력을 보여주고 있다.


메르스 14번 환자의 첫 연관 감염자는 14번 확진 닷새 뒤에 1명이 확인됐다. 이어 6일차에 15명, 7일차에 15명이 확인됐으며, 이후 하루 3~8명씩 추가 확인됐다. 14번 환자는 확진 이후 총 23일에 걸쳐 81명을 감염시켰다.


코로나19 31번 환자의 경우 확진 이튿날인 2월19일 오후까지 43명의 관련 감염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건당국은 확인했다. 확진 3일차에 연관 감염자는 총 82명으로 이미 메르스 14번 환자를 넘어섰다.


메르스 14번 환자가 면역력이 약한 다른 환자들과 상주하는 과정에서 대다수 감염을 일으켰단 점을 고려하면, 이번 코로나 수퍼감염자에 의한 감염이 더욱 강하고 빠른 속도로 침투하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 현재 방역 당국은 환자의 임상적·역학적 특성을 고려할 때, 코로나19가 사스나 메르스보다 전염력은 높지만, 치명률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보고 있다.
 

또 메르스 14번 환자는 당시 폐렴으로 평택성모병원에 입원했다가 맞은편 병실을 사용하던 1번 환자로부터 감염됐다는 원인이 밝혀졌지만, 코로나 31번 환자는 이날(21일)까지 뚜렷한 감염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다만 전문가들은 향후 ‘31번 수퍼 전파자’와 관련해 그의 감염원인을 찾아내는 것보다는 접촉자들에 대한 관리에 빠르게 착수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최재욱 고려대학교 예방의학과 교수는 “기존에는 감염원을 찾는 것이 중요했지만 지역사회 감염이 발생한 지금, 확인할 수 없는 감염원을 찾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지역사회 감염관리 핵심은 이 환자가 누구와 접촉해서 어디까지 전파했는지 관리 범위를 빠르게 산정하고 논의를 이어가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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