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연대 이어 경희대도 의사총장 배출 ‘무산’
장성구교수, 1차 1등 불구 최종관문서 낙마···조선대 민영돈교수 당선 '유일'
2019.12.27 06:15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경희대학교 개교 70년 만에 처음 치러진 직선제 총장선거에 유일한 의과대학 후보로 출사표를 던졌던 비뇨의학과 장성구 교수(대한의학회 회장)가 아쉽게 낙마했다.


이로써 고려대학교, 연세대학교 등 수도권 사학은 물론 지방 국립대인 충남대학교에 이르기까지 강하게 불었던 의과대학 출신 교수들의 총장 도전은 아쉬움만 남긴채 종지부를 찍게 됐다.


경희대학교 법인이사회는 26일 최종후보로 추천된 황주호(3번, 공과대학), 한균태(6번, 정경대학), 장성구(7번, 의과대학) 후보(기호 順)에 대한 평가결과 한균태 교수를 차기 총장으로 지목했다.


이번 경희대학교 총장선거는 개교 후 첫 직선제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고, 의료계에서는 현직 대한의학회 회장 출마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장성구 교수는 1차 관문인 학교 전체 구성원 투표를 통과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공개되지 않았지만 1차 관문에서 가장 많은 득표를 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출사표를 던진 6명 중 3명만 최종후보 자격을 얻었다.


하지만 최종 관문인 법인이사회 벽을 넘지 못하면서 제4대 안치열 총장 이후 40여 년 만의 경희대학교 의사총장 탄생은 무산됐다.


앞서 진행됐던 다른 대학 총장선거에서도 낭보가 아닌 비보가 이어졌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바이오헬스 분야의 중요성 부각에 따른 대외환경 변화로 의사 출신 총장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학내 의과대학 반감 정서의 벽(壁)을 넘지 못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유력 후보들 모두 구성원 투표의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최종 문턱에서 낙마하면서 더 큰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해 11월 고려대학교 총장선거에 흉부외과 선경 교수가 도전했다.


고려대학교의 경우 사상 첫 의과대학 출신 총장 도전인 만큼 기대감이 더했다. 실제 우석학원과 고려중앙학원의 병합으로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이 출범한지 47년만이었다.


물론 당시 의과대학은 없었지만 1905년 고려대학교 개교 시점으로 따지면 무려 113년 만에 의과대학 출신의 총장 도전이었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의 경우 그동안 타 단과대학에 비해 짧은 역사 탓에 총장 자리는 요원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고대의료원의 비약적인 성장으로 학내 입지가 달라졌고, 의과대학 소속 교수들의 활동력이 대외적으로도 인정 받으면서 이제는 때가 됐다는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전체 교수총회 예비심사에서 전임교원 1350명이 참여한 투표결과 1위를 차지하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총장추천위원회 벽에 막히면서 고대 첫 의대출신 총장의 꿈은 실현되지 못했다.


연세대학교 역시 의과대학에서 후보자를 배출했다. 대통령 주치의 출신인 산부인과 이병석 교수가 출사표를 던졌다.


출발은 고무적이었다. 총 16명이 출사표를 던진 이번 연세대학교 총장선거에는 의과대학에서 윤도흠, 이병석 교수가 동반 출마했다.


이병석 교수는 1차 관문인 총장후보추천위원회 심사를 통과한 5명의 후보에 이름을 올렸고, 9부 능선인 정책평가단 투표에서는 당당히 1위를 차지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연세대학교 이사회에서는 2순위 후보였던 경제학부 서승환 교수를 제19대 총장으로 결정했다.


연세의료원 구성원들은 크게 동요했다. 지난 의료원장 선거에 이어 이번에도 1순위 후보였던 이병석 교수가 이사회 문턱에서 잇따라 낙마하면서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법인이사회 횡포에 대응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되는 등 당분간 총장선거 후유증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달 치러진 충남대학교 총장선거에는 병원장 출신인 내과 송민호 교수가 출사표를 던지며 의사총장 배출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충남대학교 총장선거는 최근 의과대학 출신 교수들의 총장 도전이 잇따르고 있었던 만큼 의료계에서도 큰 관심사였다.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및 충남대병원 내부적으로도 의대 출신 총장 탄생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충남대학교 역대 총장 중에는 제14대 이광진 총장이 유일한 의과대학 출신이다. 정형외과 전문의인 이 총장은 병원장을 거쳐 지난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총장을 역임했다.
 
의대교수에 병원장 출신이라는 점에서 송민호 교수가 이광진 총장에 이어 14년 만에 의사 총장 시대를 열 수 있을지 학내에서도 관심이 높았다.
 
하지만 28일 치러진 투표에서 7명의 후보 중 3위에 머무르며 탈락을 결정되자 의대 및 병원 구성원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올해 유일한 의사총장은 조선대학교에서 탄생했다. 지난 10월 치러진 제17대 조선대학교 총장선거에서 의과대학 외과학교실 민영돈 교수가 당선됐다.


민 교수는 58.7%를 득표해 18.0%를 얻은 윤창륙 치의학과 교수 등 다른 3명 후보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민 교수가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득표하면서 결선 투표는 치러지지 않았다.

지난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후 재도전에 나선 민영돈 교수는 조선의대를 졸업하고 1989년 조선의대 외과학교실 교수로 임용된 뒤 조선대병원에서 외과과장, 기획실장, 원장 등을 거쳤다.
 

대한결핵협회 광주전남지회장, 대한외과학회 광주전남지회장, 대한위암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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