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제요법 헬리코박터 제균치료, 패러다임 바뀔 것'
김재규 대한상부위장관·헬리코박터학회 회장
2019.12.09 06:21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삼제요법이 표준치료로 자리잡고 있던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제균치료에서 대대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7일 세종대학교 광개토관에서 열린 대한상부위장관·헬리코박터학회 추계심포지엄에서 김재규 회장(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사진 左)은 내년 3월 서울 콘래드 호텔에서 열리는 국제학회에서 가이드라인 발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헬리코박터 분야에서는 사실상 세계 최초의 근거 기반 가이드라인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기존에 유럽 등의 가이드라인은 컨센선스 기반이 대부분이고 근거 기반이라고 해도 질(質)이 높지 않았다”며 가이드라인 발표를 앞두고 결과물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이어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새로운 치료법 등을 제안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면서 “우리나라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치료의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라고 대폭의 변화를 예고했다.
 

현재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1차 제균요법으로 보험인정 약제인 표준삼제요법이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연구결과 제균율이 타 치료법에 비해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가이드라인 변화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범진 교수의 ‘우리나라에서 적절한 경험적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1차 제균요법 변경을 위한 다기관 무작위 대조군 연구’에 따르면 표준삼제요법의 제균율이 63.9%에 그쳐 10일 동시치료법(81.2%), 10일 순차치료법(76.3%)에 비해 치료 효과가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3월 서울 국제학회서 새 가이드라인 공개"
 

개정안 발표를 앞두고 가이드라인이 실제로 의료현장에서 제대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제도 변경이 동반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준행 총무이사(삼성서울병원 내시경실장)는 “현장에서 처방하거나 진료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며 “현재는 현장과 학회 가이드라인 사이의 괴리가 있지만 이번에 가이드라인이 개정되면 정책에도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뀌는 것은 가이드라인만이 아니다. 대한상부위장과·헬리코박터학회는 학회 운영 시스템에도 변화를 준다. 기존에는 추계심포지엄에서 열던 총회를 2021년부터는 3월에 개최하는 국제학회로 옮기고 추계심포지엄에서는 교육과 연구상황 점검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아울러 학회는 연구역량 강화와 함께 국제화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김재규 회장은 “우리 학회는 연구학회로 시작했기 때문에 연구가 메인”이라며 “보여주기식 행사에 돈을 소모하기 보다는 연구 질을 제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학회는 기존에 1억원 정도 투자하던 자체 연구비를 올해는 2억원으로 증액했다.
 

이처럼 자체 연구에서 나온 성과들을 바탕으로 국책 사업 등에도 지속적으로 도전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김 회장의 복안이다.
 

국제화의 경우 형식적인 교류에 그치지 않고 공동연구 등의 실질적 협력으로 방향성을 잡았다. 실제로 현재 일본 학회에는 공동연구를 제안하고 답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며 동남아쪽과도 교류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내년 3월 열리는 국제학회는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예정이다. 유럽과 일본 학회의 임원들을 비롯해 500여 명이 참석하는 가운데 이틀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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