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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대형병원 '환자 쏠림' 바라보는 의사들 생각
"근본 문제는 의료서비스 질(質) 차이 초래 수가 구조로 박리다매식 건보체계도 원인"
[ 2019년 12월 07일 05시 17분 ]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의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상급종합병원 환자 쏠림현상이 꼽히는 가운데, 근본적인 원인은 보장성 강화보다는 수가구조에 있다는 주장이 의료계에서 나왔다.
 

동일한 의료행위도 의원과 병원 간 차등 적용된 수가가 환자들에게 ‘상급종합병원과 의원이 제공하는 의료서비스의 질(質)이 다르다’란 인식을 심어준다는 것이다.
 

상급종합병원 쏠림현상의 해결을 위해선 보장성 범위에 대한 논의뿐만 아니라 합리적인 수가 책정을 포함해 의료시스템에 전반적인 손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국회의원 회관에서는 ‘한국 의료 진단 및 발전방향 모색’ 포럼이 열렸다.
 

조정호 대한개원의협의회 보험부회장은 “의료전달체계나 상급종병 쏠림현상에서 중요한 것은 동일 의료행위에 대해 지불 받는 수가가 다르다는 것”이라며 이처럼 말했다.
 

예를 들어 X-RAY를 찍을 때 의원 수가와 상급종병 수가가 다르게 책정돼 있는데, 환자들 입장에서는 지불하는 비용이 다르기 때문에 제공되는 서비스에도 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조 부회장은 “의원급에선 사실상 청구가 불가능한 '질(質) 가산 수가'가 많았고, 상급종병이 더나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인식이 오랫동안 환자들에게 심어지게 됐다”며 “이러한 인식으로 사실상 문제인케어 이전부터 상급종병 쏠림현상은 심해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의료기관 규모에 따라 구비할 수 있는 장비에 제한이 있는 현행 제도는 보다 직접적인 상급종병 쏠림의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꼬집었다.
 

비뇨의학과 전문의인 조 부회장은 “요로결석 환자들에게 가장 정확한 것은 조영제를 갖고 하는 CT검사인데, 현행 규제는 200병상 이상 의료기관에서만 CT를 둘 수 있게 한다”며 “환자에게 필요한 진료를 위해 상급종합병원에 보낸 다음에 다시 진료를 보게 된다”고 토로했다.
 

장성인 연세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 또한 “모든 의료서비스에 대해 ‘무조건 대형병원’이라는 선호가 있다”며 경증질환이든 중증질환이든 큰 병원을 찾게 되는 경향이 있다“는데 동의했다.
 

장 교수는 “실제로 큰 병원들이 더 좋은 인프라를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이러한 종별 격차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박리다매식 건강보험체계’를 꼽았다.
 
그는 “비급여 항목을 급여화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박리다매를 기본전제로 하고 있는 것”이라며 “다매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대형병원이 구조적으로 박리다매에 더 유리해 결과적으로 환자 쏠림 현상이 지속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장 상급종병에 가지 못하게 막는 식의 해결법이 과연 적절한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계, '전달체계 단기대책안' 실효성 회의적 vs 복지부 "중장기 대책, 의료기관 역할 정립 초점"

이 같은 쏠림현상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지난 9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의료전달체계 단기대책안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이성순 대한병원협회 의무이사는 “환자쏠림에 대한 문제를 파악하고 논의하는 데 있어 종합적이고 다각적인 원인분석이나 규명이 충분해 보이지 않는다”며 “상급종병의 진료현상을 모두 문제점으로 전제하고 상종의 발전 자체를 인위적으로 규제하려는 정책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최근 논의과정은 국민 건강권이나 의료기관 발전보다는 건보 재정이나 분배에 집중된 정책으로 비춰지기도 한다”며 “보다 체계적이고 건설적인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진단했다.
 

정경실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은 “단기대책의 경우 우선 당장 효과를 보기 위한 목적성이 짙었다”며 “여태까지 일차의료 강화에 대한 노력을 많이 해 왔지만 국민들 사이에서 상급종합병원에 대한 선호도가 너무 높았고, 불가피하게 상급종병에 패널티를 먹이는 상황이 됐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정 과장에 따르면 복지부는 현재 중장기 대책을 위한 TF를 꾸렸다. 내년 초에는 방안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중장기 대책의 초점은 의료기관 간 역할분담이 될 전망이다.
 

그는 “중장기 대책을 만들면서 초점으로 삼고 있는 것은 의료기관 역할 분담을 어떻게 하는 가이다. 기존에 병상 규모에 따라 기능을 나눠왔던 것이 합리적이지 못했으며, 현재 의원과 병원이 같은 환자층을 두고 경쟁하고 있는 측면을 중점적으로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공보험과 사보험 간 부담하는 범위에 대한 논의는 물론 지금 단계에선 말하기 곤란하지만 수가체계에 대한 대책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mut@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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