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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치매치료 근거 부족" vs "치매예방 의미 충분"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 ASCOMALVA 임상시험 결과 관련 '평가' 엇갈려
[ 2019년 11월 20일 06시 20분 ]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기획 中] 뇌기능 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는 도네페질의 전철을 밟을까, 아니면 지금처럼 고령시대 치매 예방에 특별한 치료제가 없는 현실을 감안해 적응증을 유지해 나갈까. 제약업계는 물론 의사와 약사단체의 관심이 지대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7월 도네페질 제제의 혈관성 치매 적응증 삭제 결정을 내렸다. 해당 적응증에 대한 효능·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도네페질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하면 콜린알포세레이트도 비슷한 운명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제약계에선 팽배한 상황이다. 

하지만 치매 적응증 삭제보다는 건강보험 재정을 고려하면서 환자들이 급격히 늘어나는 현실을 감안, 적응증을 재조정하는 수준으로 결론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어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콜린알포세레이트 처방 등 사용 범위는 이탈리아와 동일

우선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의 국내 허가 사항을 보면 효능·효과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뇌혈관 결손에 의한 2차 증상 및 변성 또는 퇴행성 뇌기질성 정신증후군(기억력 저하와 착락, 의욕 및 자발성 저하로 인한 방향감각장애, 집중력 감소)과 둘째 감정 및 행동변화(정서불안, 자극과민성, 주위무관심), 그리고 마지막으로 노인성 가성 우울증이다.

다른 치매치료제와 비교해보면 콜린알포세레이트 허가 범위는 넓다고 볼 수 있다. 도네페질 효능·효과는 '알츠하이머형 치매 증상의 치료'이며, 갈란타민은 '알츠하이머 형태의 경증 및 중등도 치매 증상 치료'에 쓸 수 있다.

콜린알포세레이트가 다른 치매 약물에 비해 다양한 증상에 사용할 수 있게 된 이유는 뭘까. 그것은 식약처가 이탈리아에서 허가한 효능·효과를 국내에서도 동일하게 인정해줬기 때문이다.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는 이탈리아 제약사 이탈파마코가 지난 1996년 첫 발매했다. 국내에는1998년 '글리아티린'이란 제품명으로 도입돼 선을 보였다.

식약처 관계자는 "당시 이탈리아 허가 기준을 국내에도 그대로 적용해 콜린알포세레이트 사용 범위가 결정됐다"며 "이탈리아는 미국, 영국, 일본 등과 함께 선진 8개국에 포함돼 허가는 물론 갱신에도 어려움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콜린알포세레이트는 이탈리아뿐만 아니라 폴란드와 그리스, 러시아, 우크라이나, 베트남 등에서도 치매를 포함 정신건강 분야의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돼 사용되고 있다. 
 
그리스와 폴란드에선 우리나라와 비슷한 효능·효과를 인정하고 있다. 그 외에 국가들에선 더 폭넓게 콜린알포세레이트의 효능·효과를 인정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선 기존 세 가지와 함께 stem 부위의 급성 외상상 뇌손상(의식장애 및 코마 포함), 출혈성 및 허혈성 타입의 뇌 순환 장애(급성 및 회복기간) 등이 추가됐다.

 

베트남은 뇌혈관질환, 알츠하이머, 치매는 물론 뇌졸중(급성발작 후 뇌졸중, 뇌졸중 후 재활), 외상성 뇌 손상에도 이 약을 쓸 수 있도록 허가하고 있다. 

물론 미국, 캐나다 등과 같이 콜린알포세레이트를 전문의약품으로 사용하지 않는 국가들도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A 교수는 "어느 나라에서 사용되고 안 되고가 중요한 이슈가 아니라 허가 사항에 대한 임상적 근거가 충분하느냐를 따지는 게 중요하다"면서 "국가마다 환자들의특성이 다르고, 의료제도 역시 사회에 맞게 발전한 만큼 절대적으로 옳은 선택은 없다"고 말했다.

대표 임상 연구 'ASCOMALVA', 콜린알포세레이트제제 치매 발병 '지연 효과' 입증

콜린알포세레이트의 효과를 뒷받침하는 자료 중 대표적인 임상연구는 'ASCOMALVA(Association between the Cholinesterase Inhibitor Donepezil and the Cholinergic Precursor Choline Alfoscerate in AD)'다.

ASCOMALVA 연구에서 피험자들은 도네페질 단독군과 콜린알포세레이트 병용군을 무작위 배정됐고, 24개월 후 mini-mental state examination (MMSE), Alzheimer’s Disease Assessment Scale (ADAS-cog), Basic activities of daily living(BADL), Instrumental activities of daily living (IADL), Neuropsychiatric Inventory frequency severity (NPI-F) 및 Neuropsychiatric Inventory, distress for the caregiver(NPI-D)를 적용했다.
 
허혈성 뇌손상과 알츠하이머병을 동반한 59~93세 환자 210명 중 113명이 2년 치료를 완료했다.

2년 중간 결과, 도네페질 단독 투여군 대비 도네페질+콜린알포세레이트 병용 투여군이 6가지 평가 항목에서 모두 환자의 증상 악화를 개선시키거나 발병을 지연시키는 우수한 효과가 확인됐다.

일반적으로 치매환자에서 아세틸콜린 분해효소 억제제(AChEI)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저하되는 것으로 알려져있는데, ACh의 전구체인 콜린을 직접 주입하는 콜린알포세레이트를 병용 투여, 이를 지연시킨다는 것이다. 

올해 5월 발표된 3년 중간 결과[그래프]에서는 인지기능 변화와 추적 관찰된 일상생활 수행 능력이 파악됐다. 여기서는 환자의 이상행동 반응과 환자 보호자의 스트레스 정도 역시 함께 측정됐다. 

두 약물을 병용투여한 환자들은 인지기능 평가지수인 MMSE 점수가 기준치 대비 2점 감소했고 단독 투여군은 5점 줄었다.
 

알츠하이머병의 악화를 의미하는 ADAS-cog 점수는 단독투여군이 15점 이상 상승했지만 콜린알포세레이트 병용투여군은 5점 상승에 그쳤다. 이는 단독투여군 대비 병용투여군의 인지기능이 더 잘 유지된 것을 의미한다.
 

일상생활 수행능력 및 도구사용능력(BADL, IADL) 역시 병용투여군이 단독투여군 대비 증상 악화 지연에 훨씬 효과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환자 신경정신학적 증상의 중증도를 반영하는 NPI-F와 보호자의 스트레스를 반영하는 NPI-D 측정 값도 병용투여 군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리아티린(성분명 콜린알포세레이트) 임상을 주도한 이탈리아 카멜리노대학 아멘타(Amenta) 교수는 국제 학술 저널 ‘약리학 및 실험치료학(Journal of experimental pharmacology)’에 실린 뇌대사개선제의 성분별 인지기능 개선효과 논문을 인용해 "콜린알포세레이트가 다른 뇌대사개선제 대비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 인지기능 개선 효과가 큰 것으로 입증됐다"고 밝혔다.

 

그는 “치매는 완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조기 발견해 적극적으로 치료함으로써 증상 악화를 지연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글리아티린이 초기 치매환자와 경도인지장애 단계 환자 치료에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대한노인신경의학회, 논란 거센 콜린알포세레이트 찬반토론회 개최 

하지만 ASCOMALVA 연구결과를 바라보는 시선은 크게 엇갈린다.

약계는 ASCOMALVA 임상이 표본이 적고, 임상적 유효성을 판단하기에는 부족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게다가 이 약이 주로 처방되는 치매 전(前) 혹은 초기 환자에 대한 임상이 아니라는 점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이하 건약) 관계자는 "식약처로부터 뇌대사개선제로 허가를 받은 글리아티린은 그 허가 사항을 입증할 문헌 및 임상 자료가 거의 전무한 상태"라며 "제약사가 제출한 임상자료는 공인된 임상시험이라고 보기에 민망할 만큼 허접한 자료"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더 큰 문제는 임상 결과가 없는 적응증에도 약을 처방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약효가 검증되지 않은 약이 과도하게 처방되고 있는 것은 반드시 지양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의료계 내부는 의견이 분분한 모습이다. 대한신경과학회에선 ASCOMALVA 연구가 치매치료제로서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의 처방 근거로는 부족하다는 입장이 우세하다.

그러나 이는 치매치료제로서 처방할 때 근거가 될 연구결과가 불충분한 것이지, ASCOMALVA 연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당뇨, 고혈압 등 만성질환과 달리 치매치료제 관련 신약 연구가 전세계적으로 계속 실패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표본 수가 적다고 하더라도 ASCOMALVA 임상시험 자체는 의미가 있다는 분위기다. 

한양대구리병원 신경과 B교수는 "콜린알포세레이트 임상은 동물실험과 임상시험을 통해 인지기능 유지 효과가 있음이 확인된 약물"이라며 "제한된 임상시험에 의해 효과가 확인된 부분에 대해 근거가 강력하지 않지만, 뇌의 퇴행성 변화에 의한 인지기능 저하 치료는 어려움이 크고 현재 치매치료제 관련 신약 관련 연구가 계속 실패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임상적, 사회적 의미가 작다고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A교수도 "임상 연구가 있는데, 효과가 없다고 단정할 수 있겠느냐"며 "허가 사항에 대한 임상 결과가 없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불충분하다고 해서 치료제로서 가치가 없다고 결론 내리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C교수는 "ASCOMALVA 연구에서 콜린알포세레이트를 치매치료제로 광범위하게 활용할 만한 근거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그런 측면에서 콜린알포세레이트 기전에 대한 객관적 근거와 MCI나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가 추가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적으로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 관련 논란이 계속 불거지자 대한노인신경의학회는 오는 12월 7일 학회 차원의 심포지엄을 통해 사용기준에 대한 찬반토론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대한노인신경의학회 관계자는 "토론회는 비단 콜린아포세레이트 제제뿐만 아니라 신경보호에 알려진 약제들이 퇴행성신경질환 환자나 이 질환 발병이 우려되는 사람에게 사용하는게 적정한지 찬반 입장을 들어보기 위해 계획됐다"고 취지를 밝혔다.

bohe@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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