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일차의료 역량 강화 벤치마킹 '美 정골의학의사'
韓 '국내 MD와 유사한 교육과정으로 양·한방 이원화 교육과정 참고 필요'
2019.11.20 05:53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한의계가 미국 내 정골의학의사(이하 DO) 모델을 참고, 국내 한의과대학 교육과정을 개편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고유 학문과 현대의과학을 융합해 일차의료 한 축을 담당하는 것으로 평가받는 미국 DO 사례를 바탕으로 한의사의 임상능력을 강화하고 일차의료 역할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19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는 ‘DO 교육과정을 통해 본 한의학 교육미래 비전’ 국회 토론회가 열렸다.
 
최혁용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 회장은 “한의학은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보편의료를 담당했다”며 “한의대 ‘르네상스’를 통해 과거 질병 예방관리치료를 담당했던 역할을 되살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한의협과 한국한의학교육평가원 및 한국한의과대학학장협의회는 한의대 임상능력 강화를 위한 한의과대학 교육과정 개편 방안을 살피고 있다.


이와 관련, 한의학정책연구원은 미국 DO 제도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은 앞서 지난 1973년 의대 교육과정 개편을 통해 정골의사(DO)에게 진료권을 부여했다. MD와 거의 동일한 의학교육 프로그램을 이수 받는 DO는 현재 미국 50개 주에서 ‘완전한 진료권(Full Practice Rights)를 획득했다.


이은경 한의학정책연구원장에 따르면 DO는 MD와 마찬가지로 수기치료 외 수술치료, 약물처방 등 제한 없이 모든 영역의 진료가 가능하다.


DO와 MD간 역할 차를 줄이기 위해 미국은 DO 학부 교육 과정에서 임상실습 과정을 충분히 마련했다. 이은경 원장은 “미국 MD는 52주에 걸쳐 2200시간의 임상 실습을 이수하는데, DO는 200시간을 초과해 이수 받는다”고 설명했다.


DO는 학부 졸업 후에도 MD와 거의 유사한 수련과정을 거친다.


졸업 후 1년 간은 AOA에 의해 승인된 3개 과정(▲전문과 순환 과정 ▲특정 전문 분야 수련 ▲특정 전문과 수련) 중 하나를 이수한다. 이후 전문의가 되기를 원하면 전공과에서 2~6년간 수련 과정을 마친 후 자격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이은경 원장은 “미국 DO는 MD와 교육, 수련, 업무범위에서 실질적으로나 법적으로 차이가 나지 않으며 일차의료에 종사하는 비율이 높다”고 말했다.

교육부 "의료체계 등 연계돼 당장 도입 쉽지 않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한의교육계에서는 공통적으로 국내 한의사 임상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재동 한국한의과대학(원)장협의회 회장은 “한의대생들이 졸업 후 일차의료가 가능할 수 있도록 충분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며 “한의과대학 6년 과정 내에 의생명 과목을 설치해 질병 진단과 검사 역량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의학의 경우 진료치료에 대한 충분한 역량도 확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축된 부분이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이러한 역량을 구현할 수 있는 지원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국립대학교 한의대 수련기관이 부족한 상황에 대해서도 지적이 제기됐다.


신상우 한국한의학교육평가원장은 “의과에선 의대 졸업자에 맞춰 수련의 수를 조절하는 경우도 있는데, 한의에선 교육 수련기관이 오히려 부족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정영훈 한의약정책과 과장은 “사실 한의대 교육과정에서 수련병원 선정 등 정책적으로 아직 체계가 미비한 부분이 있다”며 “의료전달체계와 관련해 갈등양상이 불거지고 있는데, 한의학의 정책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교육과정뿐만 아니라 한의약 전반적인 정책 지향점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최근 커뮤니티케어 정책이 활성화되며 일상 예방에 대한 중요성도 증대되고 있는데 이러한 흐름이 한의학의 특성과 걸맞는 부분이 있다”며 “이러한 한의학의 성장 가능성을 찾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주관부처인 교육부는 당장의 도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김재영 교육부 대학학사제도과 주무관은 “교육부는 이 논의 자체가 의료체계 개편과 관련돼 있다는 점을 의식할 수 밖에 없다”며 “졸업 후 의료 범위에 대해선 의료계와 한의계가 협력해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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