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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자의 과도한 '다이어트·폭식' 해법은
김준기 전문의 "복합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 내면 아픔 헤아리는 치료 필요"
[ 2019년 11월 16일 05시 42분 ]


[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정신질환자들에게서 발생하는 과도한 다이어트와 폭식 문제 등은 ‘복합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Complex PTSD)’에서 기인한 것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환자 내면을 살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복합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는 유년기에 반복적이고 만성적인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에 나타나는 증상을 의미하는 진단 개념으로 아직 DSM-5(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매뉴얼)에는 포함돼 있지 않다.
 

15일 르메르디앙 호텔에서 열린 ‘대한불안의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는 ‘체중, 다이어트, 그리고 불안’이라는 주제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환자들의 다이어트나 체중 문제를 어떻게 다루는게 좋을지 논의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발표자로 나선 마음과 마음 식이장애 클리닉의 김준기 정신과 전문의는 “미국에서도 식이장애는 큰 사회적 이슈가 될 정도로 환자가 많으며 때문에 그 양상도 다양하다”고 서두를 꺼냈다.
 

실제로 체중과 음식 섭취에 대한 걱정은 현대인들에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그런 걱정이 식이장애로까지 발전하기까지는 불안장애, 강박증, 완벽주의, 대인관계, 가족 내 갈등 등 여러 가지 요인들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김준기 전문의는 “과거 ACE(Adverse Childhood Experiences)라는 기념비적 연구에서 질병 수준의 비만환자들 대부분은 어린 시절 학대와 가족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이러한 어린 시절 경험으로 인한 복합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의 영향이 다이어트와 폭식이라는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복합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들은 고통스럽고 잊고 싶은 어린시절 경험과 기억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해당 경험과 기억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단절시키는 해리전략을 사용하게 된다.
 

그는 “몸을 희생양으로 하는 것이 식이장애 환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해리전략”이라며 “몸은 수치심, 슬픔, 분노 등과 같은 부정적 감정의 저장소가 되고 과거 경험에 대한 공포와 부정적 감정을 체중 증가에 대한 공포로 치환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폭식이나 과도한 스트레스는 자해, 자살시도 등과 마찬가지로 문제 해결에는 비효율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환자들은 이처럼 자신의 몸과 식욕을 통제함으로써 조절감, 자신감을 얻는다”며 과거의 트라우마가 식이장애로 이어지는 원인을 설명했다.
 

김준기 전문의는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치료법으로 ‘자아상태 치료(Ego State Therapy)’를 제안했다. 자아상태 치료는 사람의 인격이 하나의 단일체계가 아니라 여러 부분으로 나눠져 있다는 전제 하에 환자를 치료하게 된다.
 

그는 “환자의 다양한 자아들을 존중하고 환자가 그런 자아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치료자는 식이장애 원인이 되는 자아에 대해서도 절대로 제거하려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지만 과거에는 그 자아를 보호하기 위해 나름의 역할을 했던 폭식이나 과도한 다이어트가 현재는 더 이상 효과적이지 않음을 이해시키고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보도록 제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ms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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