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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보조인력(PA) 의료행위, '합법→불법' 프레임 변화
인천 1곳·대구 4곳·서울 1곳 상급종병 수사 확대···병원계 불안감 증폭
[ 2019년 10월 19일 05시 00분 ]

불법 PA(진료보조인력) 의료행위에 대한 수사당국 활시위가 심장초음파 검사에 맞춰지고 있다. 현행 의료법은 의사 입회 없이 이뤄지는 PA 심장초음파 검사를 불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의학계에서는 심장초음파 검사와 관련한 PA 업무범위 재설정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경찰 수사 및 향후 결과에 의료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장 최근인 지난 9월 27일 인천 논현경찰서는 인하대병원 PA의 무면허 의료행위가 벌어지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 병원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찰은 이날 압수수색을 통해 병원 2층 심장초음파실에서 검사기록 관련 문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경찰은 압수물을 분석해 PA간호사가 무면허 의료행위를 하거나 병원 측에서 이를 묵인 또는 방조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PA간호사와 병원 관계자를 의료법 위반 혐의로 입건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인하대병원 이외에도 다른 대학병원들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진행한 바 있다.

실제 경찰은 최근 PA 불법 심장초음파 검사와 관련해 강도 높은 수사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앞서 9월 2일에는 대구 서부경찰서가 계명대 동산병원, 대구가톨릭병원, 영남대병원 등 4개 기관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해 심장초음파 검사기록지와 진료기록부를 확보했다.

경찰은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불법의료행위가 있었는지와 더불어 병원 측이 방조하거나 주도적으로 불법PA 의료행위를 자행한 사실이 없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또 최근 검찰도 불법 PA의료행위와 관련해 서울과 대구 상급종합병원 각 1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는 전언이다. 해당 사건 또한 자격이 없는 의료인의 불법 심장초음파검사와 관련된 것이다.

검찰 조사건의 경우 고발 주체는 민간보험사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불법 PA 의료행위 고발을 적극적으로 해온 병원의사협의회(병의협)는 해당 건들에 대해 “고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요양급여 환수를 비롯해 의사 및 간호사 등에 대한 형사처벌도 이뤄질 전망이다.

의료계 전반에서 심장초음파 검사와 관련한 불법PA 고발전이 확산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돌며 병원계의 불안감이 깊어지고 있다.

‘의료계 PA 불법의료행위 고발전’은 앞서 지난해 12월 병의협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신고센터를 입수한 제보를 바탕으로 빅 5병원을 고발하며 촉발됐다.

병의협 고발 내용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과 서울성모병원에서는 ▲의사 대신 간호사가 골막천자를 하고 ▲심장내과에서 소노그래퍼가 심초음파 검사를 했으며 ▲외과수술의 봉합을 PA가 전담하는 등의 불법 PA 의료행위가 자행됐다.

이후 사건은 각각 서울 송파경찰서와 서초경찰서로 이관됐고, 현재 해당 병원 교수를 포함한 의료진 23명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의료계도 시선 갈리는 ‘PA 심장초음파 검사’

PA 심장초음파 검사와 관련해서는 의료계 내부적으로도 사뭇 다른 시선이 존재한다.

대한심장학회와 심초음파학회의 경우 검사에 PA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었다. 반면 대한병원의사협의회는 명백한 불법 의료행위라며 이를 고발 및 규탄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앞서 지난해 대한심장학회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심장초음파 보조인력은 간호사를 포함한 의료인 또는 의료기사라면 누구나 가능하다”고 밝혀 논란에 불을 지폈다.

하지만 대한의원협회·대한병원의사협의회·대한전공의협의회·대한평의사회·대한임상순환기학회 등은 “대한심장학회와 한국심초음파학회의 심초음파검사 보조인력 인증제 확대 계획을 철회하라”는 반대 성명을 냈다.

이후 대한의학회는 심초음파 보조인력 인증제 확대 시행 논란에 대해 “의사에게 주어진 숭고한 의료행위를 무자격자에게 넘기는 것은 위법한 행위이며, 의료윤리를 위반한 것”이라고 대한심장학회에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며 제동을 걸었다.

그러나 이 같은 대한의학회 입장에도 불구하고 병원 내 심초음파 검사에 PA를 동원하는 움직임은 지속됐다.

금년 3월 대한병원의사협의회는 “불법 PA 의료행위를 양성화하려는 혈관초음파 워크숍을 즉각 중단하고 연수평점을 부여한 대한의사협회는 사죄해야 한다”고 일침했다.

병의협은 “지난해 인증제를 통해 PA 심장초음파 행위를 양성화 하려는 심초음파학회의 어이없는 행보로 인해 PA 불법 의료행위가 이슈화됐다”고 비판했다.

병의협이 받은 제보에 따르면 3월 심초음파학회가 주관한 혈관초음파 워크숍에서 학회는 PA를 교육대상자로 선정했다. PA가 관련 강의를 수강하는 것을 유도, 심초음파 검사에 PA 개입을 오히려 조장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워크숍에 연수평점을 부여한 의협에도 잘못이 있다고 병의협은 꼬집었다.

병의협에 따르면 해당 워크숍은 특히 교육을 직접 진행하는 담당관에 RVT(Registered Vascular Technologist, 혈관 초음파 소노그래퍼의 일종이 배정돼 있었다.

PA가 해당 워크숍을 수강토록 한 것 뿐만 아니라, 교육 강의에도 나서 더욱 문제라며 병의협은 목소리를 높였다.

또 병의협은 “해당 워크숍에서 교육하는 술기는 PICC (Peripherally Inserted Central Catheter)와 혈관초음파였다“며 ”PICC는 의사에 의해 신중하고 무균적으로 시행돼야 하는 시술“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테터를 통한 감염으로 패혈증도 빈번히 유발되고, 혈관 손상 위험 및 카테터 기능 부전 등으로 인해 반복적인 시술 가능성도 있는 매우 침습적 시술”이라고 덧붙였다.

위험성이 높은 시술임에도 불구하고 관련 학회가 PA에게 워크숍 참여를 적극 주도하며 불법 의료행위 확산을 유발시키고 있다는 것이 병의협 지적이다.

대한의사협회는 논란을 최소화 하기 위해서는 PA 업무범위 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의협은 최근 발표한 ‘안전한 진료환경을 위한 준법진료 자료집’을 통해 “환자안전을 위해 PA 업무범위를 법적으로 확실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의료기관 내 무면허 의료행위 근절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지난 4월 30일 1차 PA불법의료행위 근절 대상 목록을 공개했다.

의사가 아닌 자의 불법의료행위 1차 근절 대상 목록에는 ▲신체에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침습적 행위(골수검사, 피부 및 조직절개, 봉합 등) ▲초음파, 내시경 등 단독검사 ▲의사 아이디(ID) 위임을 통한 처방 등이 제시됐다.

그러나 의협은 지난 2018년 대한심장학회 및 한국심초음파학회와 심초음파보조인력 인증제도와 관련한 합의문에 따라 심장초음파 보조인력과 의료기관에 대해 고발하지 않기로 했다.

확산되는 불법PA 의료행위와 관련해 보건복지부는 “이전부터도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원리 원칙에 입각해 불법적인 부분은 철저히 조사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보건복지부 의료정책자원과 관계자는 “의료계 불법 PA 논란은 지난해 12월부터 계속되고 있다”며 “최근 들어 고발과 경찰 수사건이 많아지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복지부는 예전부터 이 문제를 예의주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복지부에 넘겨진 PA고발건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검토 후 관할 보건소에 조사를 의뢰하는 절차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며 “문제의 소지가 있을 경우 상급종합병원과 중소병원 관련 없이 규정대로 처리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 8월 병의협이 고발한 상급종합병원 두 곳의 조사 상황 대해선 “해당 병원 소재 지자체 보건소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시일이 걸리고 있다”며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고발주체(병의협)에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가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hjha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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