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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반발 등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무기한 연기'
한의협, 의협 감사청구·소청과 고발에 최종안 마련 지연···"사업 지속 추진"
[ 2019년 10월 16일 05시 10분 ]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10월 실시가 예정됐던 한방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에 결국 제동이 걸렸다.
 

대한한의사협회(한의협)가 ‘첩약 급여화 청와대 정책거래’ 의혹에 대한 대한의사협회(의협)의 감사청구 결과에 따라 예정됐던 시범사업 최종안 마련이 기약 없이 미뤄지게 된 것이다.
 

15일 김계진 한의협 홍보이사는 데일리메디와의 통화에서 “의협 감사청구와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소청과) 고발 건에 대한 결론이 날때까지 첩약 급여화 최종안 도출과 회원 찬반투표 일정이 '안갯속'에 놓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본래 일정은 10월10일과 11일 사이로 회원투표를 진행한 후 완성된 최종안을 보건복지부와 논의하는 것이었지만, 최근 청와대 유착관계에 대한 의료계 고발 행위로 회원들과 약속했던 일정을 부득이하게 지킬 수 없게 됐다"면서도 "그러나 모든 검증과정을 통과할 자신이 있으며, 사업 자체는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한의협이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추진 자체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김 이사는 “해명자료에서 언급했듯이 한의협은 문재인케어가 첫 발표된 2017년 8월 직후 찬성 입장을 표명한 바, 2018년 1월 취임한 최혁용 회장의 ‘정책거래’는 사실과 다르다”며 “공식적으로 감사절차를 받고 의혹을 해소한 후 예정을 이어서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는 올해 4월 제1차 국민건강보험종합계획을 발표하며 한방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을 연내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4월부터 한의협과 약사회, 환자단체, 전문가 단체 등이 포함된 첩약 급여화를 위한 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10월 중에는 본격 사업 시작을 위해 한의협 회원들 의견을 수렴한 최종안 공개와 찬반투표도 진행될 예정이었다. 구성된 최종안을 바탕으로 협의체는 이달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을 상정할 계획도 세워둔 상태였다.
 

그러나 지난 4일 국정감사에서 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이 “문재인케어에 찬성하는 대신 첩약 급여화를 약속받았다”고 언급한 최혁용 한의협 회장의 연설 동영상을 공개하며 한의협의 ‘정책 거래’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범사업은 암초에 직면했다.

기존 반대 입장이 강했던 의료계가 시범사업을 중단하고 의혹 규명을 촉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의협은 회원 1300여 명의 의견을 모아 지난 11일 감사원에 국민감사청구를 접수했으며, 소청과는 이보다 앞선 7일 최혁용 회장과 이진석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정책조정비서관을 업무방해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의료계 단체의 이 같은 감사청구와 검찰 고발로 엄격한 검증이 필요한 정부 급여화 시범사업을 강행하기가 어렵게 된 것이다.
 

안전성·유효성 문제 국감서 지적···한의협 “급여화 진행 일본·중국보다 안전기준 높아”
 

설상가상으로 첩약 급여화의 안전성과 유효성 문제가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과원(심평원) 국감에서 거론되며 시범사업은 또 한번 도마에 올랐다.
 

지난 14일 김순례 의원은 “현 시범사업 과정에서 동의보감에 근거해 첩약의 안전성, 유효성 평가를 면제해주고 있는데 현대의학적 관점에서 보면 문제다”며 “심평원 답변에 따르면 한의협은 안전성과 유효성 평가에 대한 근거문서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은 “첩약 급여화는 오래전부터 추진, 논의돼 온 것으로 서양의학적 개념의 지표를 그대로 적용하기엔 무리한 점이 있어 안전성 부분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한의협과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고 복지부, 건보공단, 심평원이 합리적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여러 자료를 제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김승택 심평원장은 “시범사업 시행을 위해선 최소한 안전성, 유효성에 대해 확실한 근거가 필요하기 때문에 현재 이와 관련한 자료를 한의협에 요청한 상태로 근거자료를 제출하면 검토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마찬가지로 올해 국감에서 관련 질의를 받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유효성과 안전성에 대한 입증은 필요하다"면서도 "외압은 없었으며, 관련 부서는 엄중하게 기준에 따라 일하고 있다"고 못 박았다.
 

한의협은 첩약 안전성과 관련해선 연구자료 및 해외 안전기준과의 비교 분석을 근거로 문제될 부분이 없다는 입장이다.
 

최혁용 한의협 회장은 15일 발표한 담화문에서 “우리나라는 한약재에 대해 hGMP와 강도 높은 안전 기준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보다 관리가 느슨한 중국과 일본도 첩약 보험이 실시되고 있다”며 안전성 지적에 반박했다.
 

김계진 이사도 “안전성과 유효성 입증에 대해선 지난 5월 건보공단이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연구팀에 의뢰해 진행한 ‘첩약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한 기반 구축 연구’에 표준화 내용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첩약 급여화는 한의계 숙원으로 일각에서 벌어지는 일방적인 매도와 추측성 보도에 몹시 유감스럽다”고 덧붙였다. 

mut@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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