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혈당측정기 등 신의료기기와 당뇨환자 교육
구민정 서울대병원 전문간호사 '건강보험 적용 만큼 중요한게 교육 강화'
2019.09.24 05:35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성은 기자] 연속혈당측정기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은 제1형, 제2형 당뇨 환자 및 가족들 모두가 근래 가장 주목하는 당뇨계 이슈다. 2018년 제1형 소아 당뇨 환자의 엄마가 연속혈당측정기를 수입해 고발당한 사건이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알려지면서 금년 연속혈당측정기 센서에 대한 건보급여가 제1형 당뇨병환자 대상으로 처음 지급됐다. 이어 제2형 당뇨병환자들도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는 청와대 청원을 꾸준히 내고 있다. 의료진들은 연속혈당측정기, 인슐린펌프 등 신의료기기 만큼 당뇨병환자에게 중요한 것으로 당뇨병교육을 지목하고 있다. 연속혈당측정기 사용에 있어 교육 필요성과 과정 등을 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당뇨교실 구민정 간호사에게 들어봤다. [편집자주]
 
구민정 간호사가 소속된 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당뇨교실은 약 20여 년 전인 지난 2000년 9월 개설됐다.
 
구민정 간호사는 소아당뇨교실이 서울대병원에 들어서면서부터 줄곧 제1형 당뇨병환자 대상 당뇨교육을 전담하는 팀원으로 20년동안 활동해온 전문가이다.
 
서울대병원은 의사, 간호사, 영양사, 사회복지사 등으로 팀을 이뤄 체계적이고 실효적인 제1형 당뇨병환자 대상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팀 내에서 간호사 역할은 의사가 짧은 진료시간 내 전달하지 못하는 전반적인 당뇨관리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구 간호사는 “영양교육, 식사교육을 제외하고 인슐린 용량조절법, 주사법, 운동, 혈당관리법 등 70% 정도의 교육은 모두 간호사가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뇨교육프로그램, 행사 등을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팀 회의를 주재하는 것 또한 구 간호사의 업무다.
 
소아당뇨교육 전담팀의 전문성을 강화하고자 하는 서울대병원 방침에 따라 구민정 간호사는 일반 간호사와는 다르게 간호부에 소속되지 않아 로테이션 근무를 하지 않는다.
 
영양사 등 다른 팀원들도 대부분 팀이 생겨나고부터 20년 동안 이동하지 않고 당뇨교육에만 집중해왔다.
 
구 간호사는 “이제는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며 “서울대병원의 이 같은 방침이 팀원들의 전문성뿐만 아니라 팀 내 원활한 의사소통과 일의 능률 상승을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제대로 된 연속혈당측정기 사용 전에 당뇨병교육 필수
 
당뇨병교육에 매진해온 구민정 간호사가 꼽는 현 당뇨계 최대 이슈는 연속혈당측정기다.
 
지난 2018년 연속혈당측정기를 수입해 제1형소아당뇨병환자의 엄마가 고발당한 사건이 알려지면서 당뇨병환자들의 연속혈당측정기 필요성이 널리 알려졌고, 2019년 1월 연속혈당측정기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화가 시행됐다.
 
하지만 한국1형당뇨병환우회가 복지부에 보고한 조사에 따르면 급여화 이후 연속혈당측정기 신규 사용 환자들은 예상보다 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민정 간호사는 “급여화 이후에도 환자 부담액은 1년 기준 300만원에 달하는 상황”이라며 충분치 않은 지원 금액을 이유로 꼽았다.
 
당뇨병교육 부족으로 연속혈당측정기 존재와 효과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환자가 많은 것 역시 현실이다.
 
동시에 그는 “좋은 기기를 확보하게 되더라도 개인별, 상황별 적절한 인슐린 투여법이 다른데 이를 알지 못하면 연속혈당측정기와 인슐린펌프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없다”며 기기 사용에 대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구 간호사는 “환자 부모가 24시간동안 아이의 혈당값을 원격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상황에 따라 대략적으로 인슐린을 투여하는 경우를 본 적 있다. 2배 이상의 노력이 들어가는 상황인데 단기간 동안에는 가능한 일이겠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반드시 부모가 지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활동량, 컨디션 등 혈당에 미치는 다양한 변수를 고려하지 않고 대략적으로 인슐린을 투여하다가는 환자가 위험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제2형당뇨병환자에 대한 연속혈당측정기 건강보험급여 확대에 대해서는 “전체 당뇨병환자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한정된 재원 안에서는 인슐린 투여 여부에 따라 지원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는 입장이다.
 
특히 구 간호사는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제2형소아당뇨환자들을 대상으로 연속혈당측정기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민정 간호사에 따르면 제2형소아당뇨환자의 경우 성인과 달리 고혈당 상태에서도 당뇨병 증상을 느끼지 못해 진단 시 평균 혈당 수치가 300~400mg/dL에 이르며 제1형당뇨환자처럼 인슐린을 투여해야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들은 제2형성인당뇨처럼 주로 만성질환으로 취급되는 경우가 많으며, 대다수가 인슐린 처치를 받지 않고 지역 의원에서 약제로만 치료를 받아 병세가 악화된다는 것이 구 간호사의 설명이다.
 
구 간호사는 “특히 제2형당뇨가 생활습관 및 가족병력과 관련이 있는 만큼 경제적 여건과 부모 건강이 좋지 못한 경우가 많아 가정에서 적절한 관리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고혈당 상태에 오래 노출돼 성인이 제1형당뇨환자보다 합병증이 훨씬 빨리 온다. 10대 후반, 20대 초반에 합병증을 얻는 환자도 있다”고 강조했다.
 
당뇨병교육에서의 핵심은 환자가 혈당관리부터 인슐린 투여까지 모두 스스로 할 수 있게 돕는 것인데 이는 소아환자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소아환자의 부모가 아닌 당사자를 대상으로 한 당뇨병교육은 초등학교 입학 전인 7살때 겨울방학에 주로 이뤄진다.
 
구민정 간호사는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는 부모나 보건교사가 아닌 아이가 스스로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한다”며 “소아환자 본인이 스스로 할 수 있는 힘을 키워줘야 성인이 돼서까지 독립적으로 책임을 가지고 당뇨를 잘 관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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