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국립중앙의료원이 원지동 신축 이전사업 추진은 불가하다는 ‘폭탄선언’을 한 가운데 시민단체가 ‘이유있는 항변’이라며 거들고 나섰다.
그간 지지부진했던 신축이전사업과 부실한 국립중앙의료원 발전정책을 봤을 때 국립중앙의료원의 이 같은 입장 표명은 타당하다는 주장이다.
17일 보건의료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국립중앙의료원 신축이전사업은 첫 출발부터 단추가 잘못 꿰어졌고 수많은 논란을 낳았다”며 “입장발표를 계기로 국립중앙의료원의 적절한 인프라구축방안을 논의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원지동 신축이전과 관련해 ▲실가용면적 협소 ▲증축·확장 등 부지활용의 제약 ▲효율적 건물 배치가 어려운 지질조건 및 불규칙적인 부지형태 ▲교통 소음 ▲지리적 위치, 진립로 부재, 대중교통 수단 부재, 교통체증 등으로 인한 환자접근성 부족 ▲서초구 진료권내 병상공급 과잉 등 부지와 입지조건의 제약성이 너무 크다는 점 등의 문제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메르스사태 이후 중앙감염병병원 부지를 추가 확보하기 위한 대체공원 부지 확보와 감염병병원 건립 반대여론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새롭게 제기됐으며, 지난 2월 이뤄진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는 경부고속도로에서 발생하는 소음의 환경기준 초과문제도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애초부터 수많은 문제를 안고 출발한 원지동 신축이전사업은 결국 시간 낭비, 재정 낭비, 행정력 낭비, 국책사업 수행 차질의 총체적 부실덩어리가 됐다”며 “보건복지부, 서울시, 국립중앙의료 각 기관은 재협의를 개최해 실효성 있는 대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국립중앙의료원 이전사업은 지난 2003년 서울시가 서초구 원지동 일대 추모공원 설립을 위한 주민설득방안으로 국립의료원 이전 방안을 제시하며 시작됐다.
보건복지부는 공공보건의료 확충 종합대책을 수립하면서 국립중앙의료원을 국가중앙병원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특수법인으로 전환하고 신축·이전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2010년 2월 국립중앙의료원과 서울시가 국립중앙의료원 이전 MOU를 체결했고, 2014년 12월에는 보건복지부와 서울시가 MOU를 체결하며 국립중앙의료원 원지동 이전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그러나 지난 8일 국립중앙의료원은 신축이전사업 추진 불가 입장을 공식 발표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원내 신축이전팀을 전격 해체한 후 “신축이전에 구애받지 않고 자체 경영혁신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