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재정 '빨간불'···건보료 경감 혜택 단계적 '축소'
공단, 농어촌·저소득층 등 부과체계 개편 토대 폐지 검토
2019.08.20 06:12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근빈 기자] 농어촌 지역 등 건강보험료 경감혜택이 단계적으로 축소될 전망이다. 그간 저소득층 가입자를 위한 방어막으로 작용했지만 부과체계 개편으로 인해 불필요한 영역이 됐다는 진단이다.


큰 틀에서 보면 건강보험 재정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대응책으로 분석된다. 보장성 강화에 투입되는 재정이 많아지기 때문에 예측된 적자가 발생하는 것이고 안정적인 제도 운영이 가능하다는 주장과는 다소 거리감이 느껴지는 모양새다.


보험료 경감제 폐지의 기본적인 구조는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으로 취약계층의 보험료 부담이 감소함에 따른 단계적 축소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의뢰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에 따른 보험료 경감제도의 영향분석 및 개선방안(여나금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을 전달받고 관련 내용을 검토 중이다.
 


먼저 보험료 경감은 국민건강보험법 제75조(보험료 경감 등) 및 동법 시행령 제45조(보험료 경감대상 지역), 시행규칙 제46조(보험료 경감대상자)에서 보험료 경감 대상자 및 지역에 대해 명시하고 있다.


건보법 상 섬·벽지·농어촌 등 거주자, 65세 이상 노인, 장애인, 국가유공자, 휴직자 등이 건보표 경감혜택을 받을 수 있다.


건강보험료 경감대상자 고시에 따른 대상자는 세월호 피해자, 개성공업지구가입자, 일자리안정자금 지원대상자, 군인, 70세 이상 노인 가입자 세대, 한부모가족세대, 55세 이상 여자단독세대, 소년·소녀 가장세대, 생활이 극히 어려운 세대 등이 대상이다.


하지만 보고서는 “현재 전체 보험료 경감제도의 목적 및 원칙 등에 대한 법적 정의는 부재한 상황으로 보험료 경감제도의 목적 및 원칙에 대한 이론적·법적·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보험료 경감제도는 취약계층의 보험료 미납상태를 사전적으로 예방해 줄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존재하는 반면 전체 보험료 수입을 감소시켜 다른 가입자에게 보험료 부담을 추가적으로 발생시킬 수 있는 부정적 측면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보험료 경감제도 목적이 보험료 부과체계를 보완하는 역할이라고 한다면 보험료 경감제도의 역할을 보험료 부과체계 개편과 연계해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농어촌 경감부터 축소···3년 재평가 제안

전체 건강보험료 경감의 연간 재정규모는 1조648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연간 보험료 수입의 1.98%, 연간 건강보험 수입의 1.75% 수준이다.


지역 경감 항목별로 살펴보면, 보험료 경감 연간 재정규모는 농어촌 경감(2613억원), 취약세대 경감(1807억원), 섬·벽지 경감(118억원), 재난 경감(1억원) 순으로 크게 나타났다.


취약세대 경감 중에서 경감에 따른 재정규모가 가장 컸던 항목은 65세 이상 노인 세대 경감(783억원)이다.


직장 경감 항목별로 살펴보면, 보험료 경감 연간 재정규모는 일자리 경감(2928억원), 임의계속가입 경감(1217억원), 육아휴직자 경감(624억원), 군인 경감(570억원), 국외근무자 경감(420억원), 휴직자 경감(275억원), 섬·벽지 경감(75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이번 연구에서 개선 필요성의 우선순위가 가장 높았던 경감항목은 농어촌 경감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농어촌 경감대상자에 대한 소득 및 재산기준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뒤를 이어 우선순위가 높았던 취약세대 경감과 관련해서는 연령 및 성별기준을 통합 및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다는 제안이다.


보고서는 “건보료 부과체계 2단계 개편이 있는 중기적 시점에서는 항목단위를 중심으로 개선하는 방향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보험료 부담이 완화된 경감항목에 대해서는 경감률을 인하 또는 경감을 폐지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향후 부과체계 개편 방향과 연계해서 경감제도 개선 방향을 재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감 제도 및 경감 항목별로 3년 주기 재평가를 실시해 유지할 것인지, 새로운 항목을 추가할 것인지 등을 파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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