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 치료패턴 변화, 환자-의료진 신뢰 중요'
김병건 대한두통학회 회장
2019.08.03 05:17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신규 치료제 등장으로 편두통 치료옵션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편두통 치료는 크게 급성기치료와 예방치료로 나뉜다. 급성기치료는 두통이 발생했을 때 통증을 빠르게 없애주는 목적으로, 예방치료는 두통이 나타나기 전(前) 두통 강도와 빈도를 줄이는 목적으로 진행한다. 대한두통학회에서는 최근 현재 사용되고 있는, 그리고 새롭게 등장하는 치료옵션을 확인, 편두통 예방치료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오랜기간 임상 현장에서 편두통 환자들을 진료해 온 두통치료 대가, 대한두통학회 김병건 회장(을지병원 신경과)을 통해 학계 목소리를 들었다. [편집자주]

편두통, ‘급성기치료 vs 예방치료’ 어떻게 다른가

많이 사용되는 편두통 예방약제로는 베타차단제, 칼슘통로차단제, 항우울제, 항전간제, NSAID 등이 있고, 만성편두통의 주사치료로는 보톡스가 사용된다.
 

편두통 치료의 패러다임이 급성기 치료에서 예방으로 바뀌고 있다. 이는 적은 부작용으로 환자들의 삶의 질 상승에 큰 도움을 주는 예방약제들의 출현 때문이다.


한 달에 15일 이상 두통 증상이 있는 만성편두통 환자의 경우 두통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큰 영향을 받는다. 이럴 때에는 편두통 강도와 빈도를 줄여 정상적인 생활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하는 예방치료를 실시한다.

현재 편두통의 경구예방약물로는 베타차단제인 프로프라놀롤, 항전간제 토피라메이트와 디발프로엑스나트륨이 1차로 처방된다. 편두통 중에서도 만성화돼 예방치료가 꼭 필요한 만성편두통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치료로는 보톡스 주사가 있다.


여기에 최근 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CGRP) 표적 항체 신약 개발에 암젠‧노바티스와 테바, 릴리가 성공하였고 보톡스를 보유한 엘러간까지 가세, 편두통 예방치료제 시장은 다변화를 통해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통학회는 만성편두통 외에도 월 15일 미만 편두통 증상이 있는 삽화편두통 환자에게도 예방치료 기준을 제시한 진료지침을 발표했다. 빈도가 적더라도 두통으로 인한 장애 정도가 크거나 급성기치료가 효과가 없는 환자에는 예방치료가 필요하다.
 

“부작용 위험 경구예방약물 중단 잦아, 1년 후 치료유지 14% 불과”
“비교임상 우위, 일선에선 1차 치료부터 보톡스 사용 늘어나는 추세”


편두통의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에 대한 학계 관심이 높은 것은 기존 치료 패턴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특히 반드시 예방치료를 해야 하는 만성편두통 치료에 쓰이는 경구예방약물은 여러 부작용들이 보고된 바 있다.


실제 이로 인해 치료를 중단하는 환자도 있다. 경구예방약물을 처방 받은 환자 중 6개월까지 치료를 유지하는 경우는 25%, 1년 후 치료를 유지하는 환자는 14%로 경구예방약물의 높은 치료 중단율이 환자 치료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경구예방약물로 우선적으로 처방되고 있는 항전간제 토피라메이트는 인지장애, 손발저림, 식욕부진 등의 부작용이 흔하다.


다른 항전간제인 디발프로엑스 나트륨(Divalproex sodium)은 오심, 졸림, 무력증, 체중 증가, 탈모 등의 부작용도 있다. 가장 많이 쓰이는 베타차단제는 피로, 우울증, 서맥 등을 유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성편두통 예방치료는 꾸준한 치료를 통해 두통 강도와 빈도를 조절하는 게 목적이다. 중간에 치료를 중단하게 되면 두통 강도와 빈도수는 원점으로 돌아갈 확률이 높고, 이때 환자들은 부작용까지 견뎌야 하기 때문에 두배로 고통 받을 수밖에 없다.


이전에는 경구예방약물에 반응하지 않거나 부작용 경험이 심해 경구약물 치료가 어려운 환자들을 대상으로 보톡스 치료를 시도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경구약물과의 비교임상에서 우위를 보인 결과가 해외 주요 학회에서 발표되는 등 보톡스의 조기 사용이 만성편두통 치료에 더 효과적이라는 근거가 마련됐다. 1차 예방약제로 보톡스 주사치료를 사용하는 경우가 계속 확대되고 있다.
 

“치료과정 까다로운 보톡스, 환자들 만족도 높아지는 추세고 만성편두통은 평생 관리질환”

사실 보톡스를 이용한 만성편두통 치료는 쉬운 과정은 아니다. 머리, 어깨 부위에 주사를 31곳에 주입해야 하기 때문에 치료를 하는 의료진은 물론, 치료를 받는 환자들에게도 부담이 크다.
 

하지만 두통 전문의들은 그럼에도 시술을 받은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기 때문에 치료를 권한다. 일단 한번의 시술을 통해 두통 빈도와 강도가 개선된 환자들은 이에 만족해 자발적으로 주기적 치료를 받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다만 만성편두통 자체가 의료진의 정확한 진단이 필요한 질환이고 보톡스 시술 역시 의료진의 이해와 경험이 필요하기 때문에 학회에서도 책임감을 가지고 매년 워크숍 등을 통해 교육의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만성편두통은 당뇨병처럼 평생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다. 목적을 완치가 아닌 자신에게 맞는 치료옵션으로 꾸준히 치료 받아 하루 하루 증상을 개선해 나가는 것으로 둔다.

만성편두통 환자에게 예방치료는 일상적인 삶을 살 수 있게 해주는 희망이다.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만큼 환자-의료진 간의 신뢰도 중요하다.

치료옵션의 선택지가 많아진 것이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맞는 치료제로 꾸준히 관리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의료진들 역할도 중요하다. 앞서 말한 보톡스 주사처럼 경구약물에 비해 익숙치 않은 치료옵션이라도 환자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적극적으로 나서서 치료를 권하고, 환자가 치료를 꾸준히 이어갈 수 있도록 독려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환자도 의료진을 믿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해야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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