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醫-韓 갈등 첨예 ‘의료일원화’ 해결될까
한의협 “X-Ray·혈액검사기 사용” 천명···협의회 구성 등 중단
[ 2019년 07월 25일 11시 13분 ]

[데일리메디 정숙경 기자]대한의사협회가 대정부 협상 보이콧을 철회하면서 긍정적 기류가 예상됐던 의료일원화가 난항에 부딪혔다. 대한한의사협회 최혁용 회장이 엑스레이와 혈액검사기 사용 방침을 밝히자 의협이 의료일원화 논의 중단을 선언한 것이다. 의료일원화는 지난해 의협과 한의협, 보건복지부가 참여해 합의문 초안까지 만들었지만 최종 협의에 실패했다. 의료계 내에서 기존면허자 문제에 대한 반발이 제기된 것이다. 이에 의료계는 최근 기존면허자 문제와 한의대 폐지에 대한 방향성을 정하고 의료일원화 의견을 모으고자 했다. 하지만 한의협이 현대의료기기 사용 운동 전개 방침을 밝히면서 논의가 중단된 것이다. 이에 의료계와 한의계 입장 및 향후 성공적 의료일원화를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을 짚어봤다.

 

의협 정총서 도마 오른 의료일원화
의료일원화는 의협 지난 4월 28일 개최된 의협 정기대의원 총회에서 도마에 올랐다. 그동안 의협의 대정부 협상 전면 중단 방침에 따라 한의계 및 정부와의 협의도 중단해왔는데, 결단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의협 한방대책특별위원회 김교웅 위원장은 “의료일원화 논의 중단이 대의원회 수임사항”이라며 “총회 후 정부가 의료일원화를 요구해 올 것으로 보인다. 대의원들 의견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의협은 ▲한의대 폐지 ▲기존 한의사 면허자 유지 등을 전제로 한 의학교육일원화라는 방침을  정했지만 의료일원화 논의 재개는 하지 않은 상태였다.

김교웅 위원장은 “정부가 협의체를 구성에 의협 참여를 바랄 것이다. 의협 입장은 한의대 폐지와 함께 기존 면허자는 그대로 간다는 것”이라며 “협의체가 구성되면 어떻게 해야 할지 의견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장성구 대한의학회장은 “한특위와 이야기를 했을 때 가장 큰 걸림돌은 한방과 대화를 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의료일원화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지만 의료계가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의협이 제대로 대응할 수 있도록 족쇄를 풀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한특위 요청에 대의원들은 공감하면서도 의료일원화 참여에 대한 별도 의결은 하지 않았다. 다만, 한방정책에 대해서는 집행부에 위임해 추진하기로 했다.

의료일원화를 포함한 대(對) 한방 정책과 관련해 의협 집행부가 칼자루를 쥐게 된 것이다.
집행부 일임 동의안을 발의한 윤용선 서울 대의원은 “대의 원회가 집행부에 의료일원화에 대해 논의하지 말라고 한 게 맞지만 이는 대(對) 한방 정책을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라며 “의료일원화에 참여를 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의협 집행부에 대(對) 한방 정책을 일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풀리지 않는 실타래 ‘한의사 기존 면허자’
의협 집행부가 대의원회로부터 대(對) 한방정책을 위임받은 지 열흘이 지난 5월 7일 의료일원화 논의를 위한 장이 마련됐다.

윤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서 의료일원화를 위한 대토론회를 개최한 것이다.
이날 토론회에는 의협을 비롯해 한의협, 대한의학회, 대한한의학회 등이 참석했지만 기존 면허자에 대한 의료계와 한의계의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

의료계는 최대 쟁점인 기존면허 통합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의협은 의료일원화의 전제 조건으로 ▲한의대 폐지 ▲기존 면허자 유지 등을 내건 바 있다.

임기영 의료리더십포럼 회장은 “기존 면허통합은 한의사들이 한의사이길 포기하고 의사가 되는 것”이라며 “현재 한의사들이 한의사 신분을 유지하면서 의사의 진료행위를 자연스럽게 하는 것은 의사 직역 진입장벽 붕괴, 의사 고유의 진료행위 침해일뿐 면허통합이나 의료일원화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임 회장은 “일정기간 교육을 통해 시험을 거쳐 상대 면허를 취득하게토록 개방하는 것도 의사, 한의사, 이중면허자 세 집단을 만들어 더 큰 혼란과 갈등을 초래할 것”이라며 “이 경우 이득을 얻는 집단은 한의사 뿐이며 무엇보다 의사들의 강한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주장했다.

성종호 대한의사협회 정책이사도 “의료일원화를 위해서는 기존면허자는 그대로 가고 새로 출발하는 의사들에게는 단일면허를 부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한의계는 국내 이원화된 의료체계가 지나치게 상호 배타적이라는 문제를 제기했다.
최혁용 한의협 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이원화된 제도가 몇 군데 되지 않는다. 그런데 이처럼 상호 간 배제하는 의료 체계는 대한민국밖에 없다”며 “학문이란 융복합을 통해 발전하는 것인데 한 쪽이 쓰면 다른 한 쪽이 못 쓰게 하는 이원화를 하는 곳은 없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중국의 경우 중의대가 있고 서의대가 있는데 이들 대학 졸업자의 면허범위는 같다”며 “우리도 전통의학을 가진 나라인데 면허가 나뉘어 있으니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여러 가지 방안을 토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의한정 협의체에서 마련했던 의료 일원화 합의문 초안에 게재된 ‘의료일원화 통합을 위한 발전 위원회를 구성해 논의를 시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기일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지난해 의료일원화 합의문 초안을 마련했는데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며 “합의문 초안에 있는 기존 면허자에 대한 내용이 양 단체에서 합의가 안 됐다”고 설명했다.

이 정책관은 “기존 면허자에 대한 내용에는 이견이 있었지만 2030년까지 의료일원화 추진과 의료발전위원회 구성에는 다 동의했다”며 “이를 위해 의료발전위원회를 조만간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의협 강공으로 의료일원화  또 좌초 위기
정부의 의료발전위위원회 구성 방침에 따라 의료일원화 논의는 재개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한의협이 엑스레이와 혈액검사기 사용 방침을 밝히면서 재개는 커녕 더욱 요원해 졌다.

한의협은 지난 5월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엑스레이와 혈액검사기를 사용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범한의계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혈액검사와 엑스레이 활용 운동을 전개하겠다는 것이다

최혁용 한의협 회장은 “추나요법이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가 될 수 있도록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며 한의사들의 엑스레이 사용 당위성을 역설했다.

이어 “하반기 중 법률적 다툼이 없는 10mA 이하 휴대용 엑스레이부터 진료에 활용하는 등 다각적 방법으로 행동에 나서겠다”고도 밝혔다.

의협은 한의협 방침이 명백히 불법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시도하는 한 의료일원화 논의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김교웅 의협 한방대책특별위원장은 “한의협이 이런 식으로 나온다면 의료일원화에 대해 논의할 의료발전위원회 구성은 어렵다”며 “설사 의료발전위원회가 구성되더라도 한의협을 빼고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현재 불법인 한의사의 엑스레이 사용 운동을 전개 하겠다는 것은 너무도 치졸한 방법”이라며 “전문가 단체의 장이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최혁용 회장 발언이 의료일원화를 위해 노력하는 국회와 정부를 무시한 처사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김 위원장은 “국회에서 토론회도 개최하고 복지부도 노력하고 있는데 이번 기자회견은 국회와 정부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국민을 생각하지 않은 이익집단의 논리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후 의협과 한의협 의료일원화 논의는 전면 중단됐다. 의협은 한의사들이 엑스레이나 혈액검사기를 사용하는 것과 관련해 지역 한방대책특위를 설립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지역한특위는 연일 출범하고 있다. 경상남도의사회, 서울시의사회를 시작으로 전국에 15개 지역한특위가 설립됐다.

김 위원장은 “한의원에서 혈액검사나 엑스레이를 사용하는 등 불법행위가 발생한다면 언제든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며 “현재 출범한 15개의 지역 한특위는 이러한 불법행위를 감시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교웅 위원장은 “의료일원화는 확실히 입장 정리가 되면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렇지 않고 계속 정치적인 입장을 내비친다면 결코 이뤄질 수 없다”고 덧붙였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여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origi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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