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병 3위 대장암, 유전자검사 통해 예방·치료 '일석이조'
김태일 교수(연세암병원 소화기내과)
2019.07.24 17:20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암 조기관리 중요성에 대해서는 사실 재론의 여지가 없다. 특히 대장암의 경우에는 우리나라 암 발생지수에서 세 번째를 차지할 정도로 높아 조기발견 및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지난 2016년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총 21만 7057건(2014년 기준)의 암이 발생했는데, 대장암은 2만 6978건(12.4%)으로 갑상선·위 다음으로 집계됐다.
 
이런 대장암 발병 원인으로는 크게 두 가지가 꼽힌다. 유전적 요인과 생활습관이다. 이중 유전적 요인에 따른 대장암은 조기검사로 발병 시기를 늦추거나 관리를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나아가 대장암 조기관리가 자신뿐만 아니라 자식 등 가족력을 가늠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에 주의깊게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유전성 대장암은 전체 대장암의 5% 정도를 차지한다. 대한소화기암학회는 '제대로 알고 확실히 예방하는 소화기 암'을 통해 “전체 대장암의 약 15~30% 유전적 요인에 따라 발생한다. 이중 약 10~25%는 유전적 경향을 보이는 가족성 대장암에 해당되고, 나머지 2~5%는 원인 유전자가 알려진 유전성 대장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유전성 대장암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가족성선종성폴립증인데, 이 질환은 10대 시절부터 대장에 폴립(용종)이 생기며 결국 모든 환자에서 대장암이 발생한다.
 
김태일 연세암병원 대장암센터 소화기내과 교수[사진]는 “가족성선종성폴립증 환자들은 보통 10대때 대장에 폴립이 생기는데, 이 수가 100개에서 많게는 수 천 개까지 나타난다”며 “이들은 30대가 되면 암에 걸릴 확률이 높고, 이후에라도 대장암에 걸릴 확률이 100%”라고 단언했다.
 
다른 하나는 유전성비폴립증 대장암이다. 폴립이 다수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도 결국은 유전자 문제다. 해당 유전자가 있을 경우 대장암에 걸릴 확률은 50%를 상회하는데, 발병은 주로 40대에 나타난다.
 
이것은 ‘가족력’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부모가 유전성비폴립증 대장암을 앓았다면 50%의 확률로 유전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가족구조가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변화돼 가족력에 대해 정확히 아는 것이 대장암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김태일 교수는 “유전성비폴립증 대장암은 결국 유전자 사안”이라며 “해당 유전자가 있으면 50% 이상의 확률로 40대에 대장암이 발병하게 된다. 특히 이 유전성 암은 자궁내막암, 난소암, 비뇨기계암 등 다른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족성선종성폴립증은 대장암 발병률 100%"
"가족성선종성폴립증 10대, 유전성비폴립증 대장암 20대부터 검사 필요"
"조기관리로 환자 본인은 물론 가족 건강도 긍정적"
“유전 상담 통해 예방적 치료 가능, 추가적인 다른 암 발생도 예방”

더 큰 문제는 유전성 암의 굴레가 비단 본인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특히 ‘자녀들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대장암 유전자를 보유한, 혹은 질환을 겪었던 부모라면 누구나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대한소화기암학회에 따르면 아버지 등 직계가족 중 대장암 경력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대장암 발생 위험은 약 1.5배, 2명 이상 있으면 약 2.5배 증가한다. 조부모와 같은 친척 중 대장암 환자가 있다면 본인의 대장암 발생 위험은 약 1.3배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됐다.
 
김 교수는 가족성선종성폴립증은 10대, 유전성비폴립증은 20대부터 1~2년에 한 번씩 검사를 해야 한다고 전했다. 더욱이 해당 유전성 암들이 다른 암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자녀들의 경우에는 유전성 암이 생기기 전에 어릴 때부터 관리해야 한다”며 “가족성선종성폴립증은 10대, 유전성비폴립증 대장암은 20대부터 1~2년에 한 번씩 검사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특히 전체 대장암의 5%를 차지하는 유전성비폴립증의 경우 자녀에게 유전자를 물려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관련 유전자의 돌연변이 가능성을 살펴야 한다. 자녀가 관련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면 암 발병 가능성은 대장암 70~90%, 자궁내막암 40~70%, 난소암 5~15% 정도다.
 
최근에는 여러 가지 유전자를 한꺼번에 살펴 볼 수 있는 ‘유전자 패널검사’가 늘어나는 추세인데, 다양한 질환을 가진 환자가 찾아올 경우 한 가지 요인만으로 원인을 진단할 수 없기 때문에 각광받고 있다. 해당 검사를 할 경우 기존 방법으로 찾을 수 없었던 유전성 질환도 파악이 가능하다.
 
특히 내시경뿐만 아니라 유전자 패널검사도 건강보험이 적용되기 때문에 환자가 부담해야 할 부분은 그리 크지 않다.
 
지난 2013년 미국 유명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예방적 유방절제수술을 받아 화제가 됐다. 이후 2015년에는 예방적 난소 절제술을 받기도 했다. 물론 무분별한 절제술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으나, 암 예방을 위한 결단이라는 측면에서는 주목 받을 만한 결정이다.
 
김태일 교수도 유전상담을 통한 예방적 치료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예방적 치료는 병원을 방문하는 이들에게는 다른 종류의 추가적인 암 발생과 연관해서 ‘관리’할 수 있기 때문에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태일 교수는 “대장암센터 등을 방문할 경우 고위험군 노출 여부를 미리 알 수가 있다. 단순 가족력뿐만 아니라 몇 대에 걸쳐 내려오는 가족력도 점검하기 때문에 예방이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이어 “내시경으로 확인하거나 폴립이 큰 경우가 확인되면 해당 환자뿐만 아니라 자녀 등 가족들에 대해서도 관리에 대한 조언을 할 수 있다”며 “대장암은 물론 자궁암·난소암 등을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이를 통해 이전 같았으면 30~40대에 100% 걸렸을 암을 내시경 절제 및 약 복용과 수술 등을 통해 최대한 늦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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