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 '질 건강관리' 인식 개선 시급'
조재형 교수 '당뇨병약 등 복용시 질염 위험 증가'
2019.01.25 14:16 댓글쓰기

여성의 성(性)과 관련된 잘못된 정보가 공유‧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보건의료 전문가들이 현실을 바꾸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최근 쉐라톤 서울 팔래스호텔에서는 ‘약국과 함께 하는 Woman Inclearing 캠페인’을 주제로 한 여성 질 건강관리 좌담회가 개최됐다.


보령컨슈머, 웨트러스트 후원으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전문의를 비롯해 약사가 참여했으며 주제 발표와 함께 질세정기 쟁점 등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이 진행됐다.


주제 발표에 나선 연자는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조재형 교수 △이미지 약사(위드팜 상무) △주경미 약학박사(더약솔루션 대표) △엄준철 약사(한국약사학술경영연구소, 편한약국) △이준 약사(중앙대‧고려대 약대 겸임‧외래 교수, 중앙약국) △김정은 약사(해그린약국)다.


먼저 서울성모병원 조재형 교수는 ‘당뇨병 처방 트렌드와 질염 합병증 증가’ 주제 발표를 통해 당뇨병 여성이 복용하는 치료제의 부작용으로 질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렸다.


당뇨병은 점차 혈관을 손상시켜서 신장‧눈‧발‧심장 등에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킨다는데 심각성이 있다. 합병증을 줄이기 위해 당뇨병 치료제를 복용해 혈당을 조절한다. 하지만 약물 요법은 양날의 칼과 같아서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다.


조 교수는 “평생 관리해야 할 당뇨병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당뇨병을 가장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SGLT-2 억제제가 주목받고 있다”며 “신장의 포도당 재흡수를 억제하고 소변으로 배출해서 혈당을 낮추며, 심혈관질환 위험도 줄이는 우수한 치료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조 교수는 “SGLT-2 억제제는 당의 소변 배출을 증가시켜 여성 질염 및 요로감염 등 생식기 감염 위험을 높인다”며 “과체중이거나 비만이면 이 위험성이 더 커지기 때문에 환자 삶의 질을 위해 질 관리에 더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질염 발생 가능성 처방약과 상담법’을 소개한 엄준철 약사도 “당뇨병 약 SGLT-2 억제제를 비롯해 질염 위험성을 높이는 약들이 다수 있다”며 “피임약, 호르몬제, 면역억제제, 항생제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부연 설명했다.


이 같은 약 복용에 따른 질염 위험성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가이드라인으로도 명문화된 상태다. 


"질 건강관리 위한 제대로된 정보 및 총체적 논의 필요"

주경미 박사는 ‘여성 질 건강상담 : inclear & outclear’ 강연을 통해 “면역력이 이슈다. 여성의 질 환경도 pH 밸런스가 깨져서 면역력이 약해지면 질염 등 다양한 생식기 질환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여성의 질 내부 환경은 평소 산도(pH) 3.8~4.5의 산성을 유지한다. 외부에서 질을 통해 침입하는 세균 서식을 막아 감염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서다. 이 pH 균형이 깨지면 질염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
 

주 박사는 “생리 후, 임신부, 특수한 상황에 놓인 여성들은 질 건강과 위생을 위해 무엇을 챙겨야할지 아직도 잘 모르지만 알고 싶어하는 욕구가 강하다”면서 “질세정기 등 여성 위생제품의 사용법을 비롯해 질 건강관리를 위한 총체적인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여성의 질 건강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약국 복약지도가 중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인클리어’처럼 과거와 다른 개념의 의료기기로 허가된 질세정기가 약국 등에서 점차 판매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지 약사는 포비돈 요오드 성분의 질세정 제품의 일반적인 사용에 대한 우려를 지적했다. 포비돈 요오드는 빨간약으로 알려진 상처 소독약인데, 질세정을 위해 물에 타서 사용하면 질의 유익균까지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약사는 “포비돈 요오드 성분 질세정액은 세균성 질염이 있을 때 효과가 있기 때문에 의료기관에서 사용하면 된다고 생각한다”며 “미국은 약국 등 일반 드럭스토어에서 이 같은 제품이 사라졌다”고 미국 경험을 소개했다. 


좌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여성 질 관리에 도움이 되는 질세정기가 출시돼 관련 질환을 겪는 환자 응대와 복약지도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했다.


엄준철 약사는 “특정 치료제 복용에 따른 질 트러블을 호소하는 여성들을 위한 대안과 근거가 부족해서 복약지도가 힘들었다”며 “의약품심사도 완료된 의료기기 허가 질세정기가 나오며 복약지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성 질세정기의 변화에 대해 설명한 이준 약사도 “그동안 질 관리 제품은 사용이 불편하거나 마땅한 제품이 없었다”며 “간단히 질에 삽입해서 사용할 수 있는 최근 의료기기 질세정기는 여행, 운동, 생리 전후, 실외활동 등 다양한 상황에서 여성 건강과 위생에 도움이 될 수 있게 편의성을 높였다”고 소개했다.
 
이 같은 여성의 생식기 건강관리는 생애주기별로 여성 신체 특성을 고려해서 관리해야 효과를 높일 수 있다.


김정은 약사는 “여성의 질 환경은 신생아부터 초경 전, 초경, 가임기, 폐경에 이르기까지 계속 변한다”며 “생애주기별 질의 건강한 환경 조성을 위해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고, 적정 pH를 유지하기 위해 제대로 된 정보를 알리는 복약지도가 중요해 졌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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