쥴릭파마 노조 '직원 개·돼지 취급 사장 물러나야'
주한프랑스대사관 앞 1인시위, 출근 거부 이어 파업 검토
2017.11.21 06:35 댓글쓰기

“사장은 노사관계가 발달한 프랑스 출신이지만 노동조합에 대한 생각이 너무 저급한데다 이를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프랑스 대사에 너네 나라 사람이 이곳에 와서 법도 지키지 않고 독단적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다”


며칠째 이어지는 체감 온도 영하의 한파(寒波)지만 회사의 부당함을 호소하는 직원들의 의지는 꺾지 못했다.


쥴릭파마코리아 노동조합은 20일 프랑스 대사관 앞에서 1인 시위를 가졌다.[사진]

쥴릭파마가 스위스계 회사지만 사장이 프랑스인이라는 이유에서다.


“사장은 완전히 괴물이 돼 버렸다”고 말하는 시위자의 피켓에는 크리스토퍼 피가니올 쥴릭파마코리아 CEO에 대한 적나라한 표현의 항의 글이 적혀 있다.


“더 이상 직원들을 개‧돼지 취급하지 말고 한국의 노사문화와 국내 노동법을 존중하라”는 메시지다. 노조는 이번 주에 사장 자택 앞에서 전국 대의원이 집결하는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현재 쥴릭파마코리아 노동조합은 회사에 공문을 보낸 후 쟁의 중이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조정위원회가 조정안을 제시했지만 회사 측이 이를 거부하면서 임금협상이 결렬됐기 때문이다.


조정안은 기본급 3.1% 인상에 일시타결금 150만원을 지급이 골자다. 아울러 휴가촉진 등 비용절감을 위한 방안마련에 협의하고 2018년 임금협약 시 2017년도 경영실적을 적극 반영하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협상 결렬에 따라 21일 예정된 사장과의 간담회는 노조가 거부했다. 아울러 영업부서는 이날부터 출근을 거부했으며 점차 투쟁 강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노조는 현재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협상이 문제가 아니라 사장을 바꿔 달라는 것이 최종 요구다. 내년 1월부터는 전면파업 등 본격적인 투쟁에 들어갈 방침도 검토 중이다.
 

쥴릭파마코리아의 매출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영업부 1인당 달성하는 판매금액이 수년전에 비해 약 3배 이상 올랐다.


올해 임금 교섭은 이를 토대로 걸맞는 대우를 해야 하는데 “매년 적자다, 돈이 없다, 환경이 어렵다”는 이야기만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쥴릭파마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는 스위스계 의약품 유통회사다. 국내에는 1997년 법인이 설립돼 의약품 및 의료용구 창고업과 의약품 판매업을 영위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총 매출액은 전년(7069억원) 대비 25% 상승한 8894억원, 순이익은 10억원에서 30억원대로 늘었다.


박기일 노조위원장은 “6년째 쟁의가 매년 이렇게 반복되고 노사관계가 악화되고 있는데 회사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사장과 회사 임원 모두 책임 있는 행동을 하지 않다보니 수년째 노사관계가 망가지고 있다”고 피력했다.


비정규직 등 법을 어기는 사안이 발생해도 본사 차원에서는 어떠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점도 문제다. 최근 연장근로 위반 내용으로 고용부에 고발돼 벌금이 부과되기도 했다.


그는 “글로벌에 알려서 너무 오래 근무한 사장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또 노무담당 임원도 교체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매년 같은 상황이 반복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쥴릭파마코리아는 “민주제약노동조합에 가입된 제약사들과는 다른 업종으로 낮은 마진구조로 인해 제약사 평균 인상률 수준만큼 임금을 올리기에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회사 관계자는 “노사간 일시상여금에서 차이가 나는 부분과 비용부담에 대해 어떤 방법으로 비용 절감에 협조할 수 있을지 노사 양측이 논의, 절충점을 마련하고 원만히 마무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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