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격호 총괄회장, 서울대→서울아산병원 입원
그룹 비자금 의혹에 장차남 경영권 다툼 등 검찰 고강도 수사
2016.06.20 12:30 댓글쓰기

정·재계 논란의 중심에서 '병원'도 빠지지 않는다. 수사 당국의 부름에 맞춰 입원설과 병세 악화설이 불거지고, 결국 환자복을 입고 구급차와 휠체어에 실려 모습을 드러내는 것도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장면이다.

현재 롯데그룹의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던 신격호(94)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으로 병실을 옮긴 것으로 알려지면서 각종 추측이 나오고 있다.
 

검찰은 지난 10일 롯데그룹 본사와 주요 계열사 등에서 대대적 압수수색을 벌였다.
 

압수수색 바로 전날인 9일 신 총괄회장은 '고열 증세'를 이유로 연건동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다. 그런데 이후 지난 18일 다시 서울아산병원으로 병실을 옮겼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이 병원을 옮긴 배경을 두고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선 '신 총괄회장이 건강 상 문제가 생겼다'는 추측이다.


하지만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이 대표로 있는 SDJ 코퍼레이션 측 관계자는 "가족 요청으로 병원을 옮겼다. 고령이므로 회복기간이 더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도 있었다"며 "신 총괄회장의 건강상태가 악화된 것은 전혀 아니"라고 반박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간병 편의성과 공간 문제 등을 고려해 서울아산병원으로 옮겼다"며 "서울아산병원 VIP병동이 서울대병원에 비해 좀 더 공간적으로 여유가 있는 것 같았다"고 해명한 부분도 눈길을 끈다.


또 다른 추측은 '이번 입원이 검찰의 추가 수사를 피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의심이다. 검찰은 신 총괄회장 개인 금고에 들어있던 금전출납부, 30억여원 현금, 통장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신 총괄회장에 대한 직접 대면 조사 등 검찰이 수사에 본격 나설 가능성이 커지면서 '장기 입원'을 택했다는 관측이다.
 

신 총괄회장은 지난해 11월 초에도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바 있다. 당시에는 '전립선비대증에 따른 감염 증상'이라는 확실한 병명이 있었다.
 

반면 이번 입원은 병명 등에 대한 뚜렷한 설명이 없고, 병원 안팎에서도 구체적 입원 이유와 조치 등에 관한 설명이 나오지 않고 있다.


앞서 롯데 가문 형제의 경영권 다툼의 승패를 가를 관건으로 '성년후견인 지정 여부'가 꼽히면서, 신 총괄회장이 정신감정을 받은 의료기관에도 관심이 모였다.


실제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측과 차남 신동빈 롯데 회장은 신 총괄회장 측은 의료기관 선정에서부터 이견을 보이며 신경전을 펼쳤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신격호 총괄회장이 계속 진료를 받아와 진료 이력이 남아있는 '서울대병원'을 원했으나 성년후견인을 신청한 넷째 딸 신정숙씨나 신동빈 회장 등은 '삼성서울병원' 지정을 원했다.


이후 서울가정법원은 지난 3월 성년후견인 지정 관련 심리에서 신 총괄회장이 정신감정을 받을 의료기관으로 서울대병원이 지정됐다.


정신감정에서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어 정상적인 경영 판단을 할 수 없다는 진단이 나오게 되면 신동빈 회장 측이 유리해진다는 시각에서다.


하지만 지난달 신격호 총괄회장은 성견후견인 지정과 관련 정신 감정을 위해 서울대병원에 입원한지 사흘 만에 입원을 거부하고 퇴원했다.


SDJ 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이 지난달 16일 서울대병원에 입원했으나 더 이상의 입원을 거부하고 퇴원했다. 당시 신 총괄회장은 병원 입원에 강력하게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SDJ 코퍼레이션 측은 "법원의 결정 사항을 충실히 이행하고자 하는 입장이지만 당사자의 자유 의사를 도외시 할 수 없는 상황에 따라 추가 심문기일 지정 등을 통해서 법원과의 협의 하에 그 대안을 모색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신격호 총괄회장과 함께 이번 검찰 수사 대상의 핵심인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7일 북미 출장으로 출국한 이후 아직 입국하지 않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오는 25일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과 경영권을 두고 표 대결을 벌인 뒤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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