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병원을 직접 보고 느낄수 있었던 기회'
2006.04.16 21:50 댓글쓰기
서울아산병원 내과 레지던트 4년차 이경훈씨[사진]의 ‘전공의 해외연수 보고서’는 A4 용지 3장을 빽빽하게 채우고 있다.

“한 달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대단한 의학적 지식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한다면 거짓말이죠. 그렇지만 지금까지 고민해왔던 것들을 이번 기회를 통해 직접 보고 듣고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남은 공부와 연구를 하는데 분명 든든한 밑거름이 되겠죠.”

올 3월2일~31일 미국 피츠버그대학 병원에서 연수를 받은 이경훈씨는 전공의 해외연수 프로그램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한 달동안 시간표를 짜주는 곳은 아무 곳도 없어요. 결국 제 자신이 무엇을 보고 배워오겠다는 자세로 얼마 만큼 적극적으로 뛰느냐에 따라 연수프로그램의 성과가 좌우되는 것입니다.”

이경훈씨는 내과계 중환자실에서 3주동안 연수를 받았다. 마지막 1주는 앞으로 이경훈씨가 연구하고 싶은 분야와 관련된 간이식 중환자실에서 보냈다.

이경훈씨가 피츠버그대학 병원 내과계 중환자실을 택한 이유는 “중환자의학을 정리하고 싶어서”였기 때문. 중환자의학 분야에서 최고로 꼽히는 해외 병원의 모습은 어떨까? 이경훈씨는 전공의를 마치기 전 이 분야를 꼭 한번 정리해보고 싶었단다.

“그 곳에서는 매일 아침 중환자실 관련 질환이나 시술 등에 대한 강의가 열려요. 또 점심때마다 내과 전체 전공의를 대상으로 하는 강의도 개최됩니다. 특히 전공의만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 중 월2회 정도는 사회적 또는 윤리적인 이슈를 다뤄 전공의들에게 필요한 인문사회학적 사고능력을 키워주려는 노력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렇듯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배움 외에도 생활을 함께 하며 직접 느끼는 배움 역시 이번 전공의 해외 연수의 또 하나의 소득이다.

“미국에서는 환자 및 보호자와 어떤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지 굉장히 궁금했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환자의 생명이나 회복이 전적으로 의료진과 병원의 부담으로 지워지고 있다고 자주 느꼈었죠. 이에 비해 미국에서는 생명이란 인간이 바꿀 수 있는 영역 너머에 있다는 생각 아래 그 안에서 의사와 환자가 협력하며 최선을 다하고 신뢰하는 모습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미국은 의료분쟁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나라고 실제로 미국의 의사들이 고소나 법적 분쟁을 피하려고 무척 노력하고 있다고 들어 환자와 의사의 관계가 기계적일 것이라고 생각했었다"는 이경훈씨. 그는 "의사와 환자가 인간 대 인간으로 만나는 모습을 확인했던 것이 가장 큰 깨달음이었다"고 감동의 순간을 고백했다.

이경훈씨는 “환자는 물론이고 환자의 보호자도 마음이 아픈 환자라는 생각으로 돌볼 수 있는 의사가 되겠다”고 한다. 앞으로 간이식과 관련된 공부와 연구를 더 할 계획이라고 미래를 설계했다.

꼼꼼하고 차분하게 연수에서 배운 10여가지를 정리하는 그의 대답에서 그 깨달음이 '진짜'라는 것이 전해질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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