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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제약사, 과거처럼 꿈의 직장 아니다"
제5대 집행부 출범 민주제약노조 "고용불안 해소 등 노사 신뢰 회복 노력"
[ 2021년 12월 02일 18시 51분 ]
한국민주제약노동조합 박기일 위원장(오른쪽), 박기범 사무처장
[데일리메디 이슬비 기자] 지난 2012년 12월 한국민주제약노동조합(이하 민주제약노조)이 출범했다. 8개 지부로 출발한 민주제약노조는 현재 18개 지부와 1500여명의 조합원을 보유하고 있다. 금년 다국적제약업계에서 희망퇴직프로그램(ERP)·임금단체협상 갈등·노조 지부장 해고 등 다양한 노사 이슈가 불거졌다. 높은 처우·좋은 복리후생 등으로 이른바 ‘꿈의 직장’으로 불리던 다국적제약업계가 처한 문제는 무엇인지, 민주제약노조가 나아갈 방향은 무엇인지 2022년 1월부터 노조를 이끄는 박기일 신임(5대) 위원장(쥴릭파마코리아), 박기범 사무처장(한국페링제약)을 만나 들어봤다. [편집자주]
 
Q. 민주제약노조는 왜 출범했나 
A. 2010년 경 오리지널 의약품 특허 만료가 잇따르며 약가 인하로 매출이 감소된 업계 내에서 희망퇴직프로그램(ERP) 및 구조조정 바람이 불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기업별 노조 차원의 대응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이들이 뜻을 모아 단체를 설립하게 됐다. 
 
Q. 다국적제약업계 노사 현안은 무엇인가
A. 언제나 고용 불안정이 가장 큰 문제다. 금년 A사와 Z사에서 ERP·사업부 축소 등으로 인해 대규모 인원 감축이 있었고, 매년 수시로 인원을 감축하는 곳도 많다. 최근에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을 이용해 노조를 탄압하는 사례가 등장했다. 사측과 갈등이 있었던 노조 지부장을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접수됐다”며 징계해고 한 건은 역사상 유례가 없었다. 이들은 로펌에 출석 요구를 받기까지 했으며, 조합원 비중이 높은 사업부가 아예 없어진 사례도 있다.  
금년 K사에서 지부장이 징계 해고됐으며 S사에서는 파업을 앞두고 지부장이 해고됐다. M사도 최근 유사한 전철을 밟다가 점차 해결돼 가는 분위기다. 이번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장에 출석해 이러한 업계 분위기를 공론화했다. 같은 사례가 추후 연쇄적으로 일어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 
 
Q.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한 업계 분위기 변화는
A. 향후 영업부서를 중심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유행 이전부터도 디지털 영업·마케팅 등이 진행돼왔지만 산업 전반적으로 비대면 전환 흐름·인공지능(AI) 기술·영업대행사(CSO) 등장 등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정리해고 바람이 불 수 있다. 코로나19 유행이 끝나더라도 회사들의 매출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산업 규모는 계속 커지는데 인력은 줄어드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Q. 고용 안정을 위한 복안이 있나 
A. ‘고용안정협약서’를 도입하려 한다. 법적 구속력은 없더라도 사측으로부터 “일방적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내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협상 과정에서 임금 인상·복리후생 개선 측면을 다소 양보하더라도 고용안정이 우선적으로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오리지널 의약품 특허만료 등 구조조정 만연, 이에 대응코자 노조 설립”
“고용안정 위한 고용안정협약서 도입 추진"
“외부 타 업종과 연대, 내부 결속력 다지고 본조 차원 교육 힘쓰겠다“
 
Q. 임금이 높고 복리후생도 좋은 이른바 ‘꿈의 직장’이라는 업계 외부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 전혀 아니다. ‘나도 언제 해고될지 모른다’는 불안이 항상 있는데 과연 꿈의 직장을 다닌다고 할 수 있는지 반문하고 싶다. 노조를 만들고 싸워왔기 때문에 점차 근로조건이 개선된 것이지 처음부터 좋았던 것은 결코 아니다. 
 
Q. 4대 위원장의 임기 중 사퇴로 인해 현재 직무대행 중이다. 5대 집행부는 어떤 전략을 취할 것인지   
A.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 및 타 업종 등과의 연대를 통해 노조의 외연을 확대하되, 조합원이나 지부 규모를 늘리는 데 집중하지는 않을 것이다. 여러 이유로 민주제약노조를 떠난 지부들로 인해 내부 갈등을 겪었는데, 이제는 내부결속을 다지는 데 집중하겠다. 중앙집행위원회 회의에서 다수결 투표를 통해 결정된 사안을 지부별로 지키지 않는 경우가 있다. 노조 내부에서도 스스로 원칙을 지켜야 사측에도 원칙을 요구할 명분이 서는 법이다. 내부 결속을 저해한다면 단호하게 대처할 계획이다. 또 상급단체인 한국노총 서울지역본부로부터 연간 1200만원 교육비를 지원받아 본조 차원의 교육을 진행할 것이다. 법률지식 및 노동현황 이슈 등에 대한 지부장 교육·집행부 교육·외부강사를 초빙한 조합원 교육 등을 준비하고 있다. 
 
Q. 민주제약노조가 나아갈 협상 방향은   
A. 과거에는 사측과 대화하기보다 처음부터 강력히 투쟁해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전략도 많았다. 이러다 보니 최근 회사들끼리도 연대해 노조 대응 매뉴얼을 만드는 등 노사 간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다국적제약사들 특징은 사장도 월급을 받는 직원이라는 점이다. 이에 노사는 함께 가는 파트너라는 인식을 업계에 심어주고 싶다. 노사 상호 신뢰를 회복하고, 대화를 통해 조금이라도 조합원들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이끄는 협상가가 되고자 한다.  
sbl@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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