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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은 첫 치료 방향이 승패 좌우, 정확한 진단 절대적"
서울성모병원 강진형 교수
[ 2021년 11월 25일 05시 47분 ]
[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매년 11월은 ‘폐암 인식 증진의 달’로 11월 17일은 미국흉부외과의사협회가 폐암에 대한 인식을 고취하고, 환자 지원을 독려하기 위해 제정한 ‘세계 폐암의 날’이다. ‘암중의 암(癌)’이라 불릴 만큼 치명적이고 발견이 쉽지 않은 폐암은 지난 20년간 국내 사망률 1위였다. 동시에 최근에는 환자 치료에 있어 가장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암 종으로 인식되고 있다. 지난 1993~1995년 12.5%에 불과했던 국내 폐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2014년~2018년 32.4%까지 향상됐다. 이는 국내외 제약사들의 혁신적인 치료제 개발과 함께 폐암환자 치료에 전력해온 임상현장 의학자들의 헌신과 공로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데일리메디가 폐암 치료를 선도하고 있는 주요 대학병원 교수 6명을 만나 국내 폐암환자 추이 및 현황, 국산신약을 비롯해 치료제 개발, 정부 정책 지원과 제도 개선 목소리를 담았다.[편집자주]
1)조병철 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
2)안명주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3)강진형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
4)김혜련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
5)한지연 국립암센터 최고연구원
6)이대호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
 
많은 전문가들이 말하듯, 최근 폐암 인지도가 높아지고 조기 진단이 가능해짐에 따라 수술 성적의 향상이 눈부시다. 그러나 아직 환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특징 중 하나는 폐암은 다양한 유전자 변이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유전체 검사법 발달로 폐암의 다양성 및 이에 따른 표적치료제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강진형 교수는 “유전체 검사법 발달로 폐암 내에서도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종류가 구체화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치료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한편으로 시간이 촉박한 환자들에게 치료제에 대한 접근성이 보다 높아졌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고 밝혔다.
 
Q. 새로운 폐암 치료제에 대한 환자들 인지도는 어떤지
다른 의사분들도 느끼겠지만 의학정보가 정말 많이 퍼져 있다. 환자들이 직접 자신의 질병과 치료법을 검색해서 의사와 상담하려고 하는 시대다. 물론 잘못된 정보도 많이 있으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Q. 최근 폐암 치료 트렌드는 
최근에는 단편적 치료가 아닌, PCR 검사나 NGS기반 진단 방식 등을 통해 다양한 유전자 변이가 발견되고 있다. EGFR변이나 ALK변이, ROS1변이 등 다양한데 빈도가 높은 변이는 PCR 만으로도 발견할 수 있다. 이 외의 변이는 NGS 검사법을 통해 찾아낸다. 시간은 다소 소요되나 300개 유전자 변이를 한 번에 보는 것이 가능하다.

Q. 폐암 분야에서 새로운 치료제 발굴이 활발한데
앞서 말한 검사들이 도입된 것과 같은 맥락인데, 폐암이 다른 암에 비해 변이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폐암' 하나로 뭉뚱그리는 것이 아닌 맞춤형 치료를 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고 있다. 안타까운 점은 폐암 분야에서 혁신적인 치료제가 다양하게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환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약제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비록 2군이나, 면역항암제가 빨리 급여화된 것은 그런 측면에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가 유전자 변이 연구를 통해 발견한 폐암 정밀치료를 구현할 수 있는 급여권 치료제는 아직 제한적이다.

Q. 환자들에게 폐암 치료제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물론 보험재정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급여화 이야기를 쉽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급여권 진입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해 환자들이 기다릴 수 없기도 하다. 임상시험이나 응급사용 신청을 하면 된다는 의견도 있겠지만 그 또한 3~4개월 소요된다. 이미 전신에 암이 퍼진 환자에게 이건 영원과도 같은 시간이다.
드물게 발견되는 유전자 변이를 가진 폐암 환자에게도 약을 처방할 수 있도록, 동정적 사용 허가를 통한 임상시험이나 응급사용에 대한 규제 혁신이 있었으면 한다. 환자들에게 치료 접근성을 높여주는 것 또한 종양내과 의사 역할이 아니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

"환자 진료 접근성 제고시키는 것도 종양내과 의사 역할" 
"폐암 분야 혁신치료제 다양하게 나오고 있지만 환자들 사용 가능 약제 많지 않은거 안타까워"
"서울성모병원, 암 진료 첫 다학제 협진시스템 도입 자부심 있고 장점도 현재 입증"
"후배 의사들이 기초 등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좀 더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

Q. 코로나19로 환자 치료에도 적잖은 어려움이 있을 것 같은데
마스크 쓰고 진료하는 게 쉽지 않기는 했는데, 저보다는 환자분들이 더 힘들었다. 급하게 입원이 필요한 암환자분들의 경우 코로나19 유행 초기에 검사 후 입원을 해야 하니 어려움이 많았다. 입원 시기를 놓쳐 상태가 악화되는 경우를 실제로 경험했다.
외래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추적 검사를 받고 있던 환자분이 코로나19 등 여러 상황으로 병원 방문을 꺼리다가 6개월 만에 방문했는데, 그 사이 재발 및 전이가 진행됐던 것이 뒤늦게 발견된 거다. 추적검사를 한다고 해서 안될 전이가 갑자기 일어나는 것도 아니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추적검사가 필요한 분들은 반드시 시기를 놓치지 않고 병원을 방문했으면 한다.
 
Q. 폐암을 겪게 된 환자들에게 조언한다면
나라도 당장 내일 폐암 진단을 받으면 혼자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느낌이 들 것 같다. 실제로 그런 마음이라고 환자분들에게 많이 들었다. 특히 생존율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니까 부정적인 생각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그럴수록 치료 의지를 갖고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1차 치료때 맞지 않는 치료제를 쓰고 2차 때 좀 더 좋은 것을 쓴다고 해서 상태가 호전되는 경우는 드물다. 때문에 의사에게 올바른 정보를 얻고 완치를 위해 함께 노력하는 게 중요하겠다.
 
Q. 서울성모병원 폐암센터 장점은
서울성모병원은 우수한 의료진과 최신 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사실 이는 중증환자를 치료하는 상급종합병원 모두가 상향평준화돼 있다. 국내 유수 의료기관들 가운데서 특별히 시설이 낙후됐다든가, 아니면 치료 실력이 떨어지는 곳은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암 환자 치료에 협진을 처음 도입했다는 자부심은 있다. 미국 연수 시절 내가 다학제 진료팀의 진료를 지켜보면서 국내에도 이런 시스템이 도입됐으면 좋겠다고 바랬다. 병원의 전적인 지지가 있어서 가능했던 것 같다. 다학제 진료 초반에는 거의 매순간마다 충돌이 있었다. 처음 해 보는 거니까 그랬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의료진이 장점을 인정하고 있다.

Q. 폐암 치료 노하우가 있을까
폐암은 첫 치료가 운명을 좌우한다. 조직 진단을 통해 암 종류를 구분하고 병기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의사가 그간의 경험치와 참고자료를 조합해 가장 적합한 치료를 추천하는 데에 모든 게 달려 있다. 협진 전후 논문을 비교해 보면, 병기 정확도에서 가장 큰 차이가 발생한다. 정확한 병기 판단은 수술 전 예측도를 높이고 자연히 치료 성공률도 높인다. 환자를 위한 올바른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 데 앞으로도 많은 공을 들일 것이다.
 
Q. 후배 의사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종양내과 의사라면 오케스트라 지휘자와 같은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지휘자가 각 악기 연주자만큼 연주를 잘 하지는 못하지만 모든 악기 특성과 조화를 파악해야 하는 것처럼, 종양내과 의사는 환자 치료 전략의 사령관 역할을 해야 한다. 환자 치료 사령탑이 되려면 공부도 많이 해야 하고, 동시에 환자 치료에 대한 열정도 뜨거워야 한다.
또 기초연구에도 힘썼으면 좋겠다. 물론 환자를 보면서 연구를 한다는 게 쉽지 않다. 이것은 외부에서 많이 지원이 됐으면 한다. 미국에서 의사 연구에 대해 막대한 지원을 하는 것을 보며 부러움을 느꼈다. 결국 그들이 의료 발전 중심에 선다는 것을 정부가 파악하고 있더라. 우리나라 또한 의사들이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이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hjha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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