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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의무 위반 인정되면 병원 치료비 청구 '불가'
뇌졸중 위험 불구 진정제·수면제만 처방, 대학병원 손배소송 ‘패(敗)’
[ 2021년 04월 24일 06시 05분 ]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뇌졸중 위험 경고 소견이 있었음에도 진정제와 수면제만 처방한 대학병원에 대해 재판부가 주의의무 위반을 인정,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과실이 발생한 시점 이후 이뤄진 치료행위에 대해서 수술비와 진료비를 청구할 수 없다고도 판결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지방법원 남수진 판사는 최근 A대학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이후 뇌경색이 발생해 수술을 받다가 숨진 환자 유가족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병원 측에 2500여 만원 상당의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이와 관련, 1300여만원의 치료비를 유가족 측에 청구한 병원 반소는 모두 기각했다.
 
지난 2017년 이 사건 환자 B씨는 어깨 통증으로 회전근개 파열 진단을 받고 수술 예정이었으나, 목 부위 감염 의심 및 부정맥 소견으로 A병원에 내원했다.
 
B병원 정형외과 의료진은 약 2주 뒤로 수술일을 잡고 타과에 협진을 요청했다. 이에 신경과 의료진은  ‘뇌졸중으로 항응고 치료를 요하며, 수술 전후 뇌줄중 발생 가능성 있다’며 항응고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고 회신했다. 또 ‘수술 후 항응고 치료 위한 재협진 바랍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담당 의료진은 뇌졸중을 확인하기 위해 필요한 MRI 검사 등을 실시하지 않았다.
 
이후 B씨는 A병원에서 이두장두 및 견갑하건, 극상건, 극하건 완전파열에 대해 봉합 나사를 이용한 봉합술을 받았다.
 
그러나 수술을 받고 3일 뒤, 입원 중이던 B씨는 이상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에 담당의는 안정제를 복용토록 조치했다. 하지만 안정제 복용 후에도 B씨의 이상행동은 계속됐다.
 
이에 담당 간호사는 수면제를 복용하게 한 후 경과관찰을 했고, 안정된 상태를 확인했다.
 
하지만 잠에서 깨어난 B씨는 정확한 눈맞춤을 하지 못하고 우측 상하지를 들어올리지 못하는 등의 증상을 보였다.
 
간호사는 정형외과 담당 의사에게 연락했으며 신경과와의 협진을 통해 뇌 MRI 검사가 시행됐다.
 
검사 결과, 의료진은 B씨 질환을 뇌동맥 및 뇌경색으로 진단했다. 이후 신경과로 전과해 뇌경색 치료가 시작됐지만 B씨는 우측 편마비와 언어장애 후유증이 남았다. 그리고 재활치료를 받던 B씨는 수술을 받은 지 약 3년여 만에 사망했다.
 
이에 B씨 유가족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뇌졸중 위험을 알고도 검사를 실시하지 않아 후유증이 발생,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됐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이 같은 유가족 의견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의 취지를 종합하면, B병원 의료진은 A씨 수술 이후 뇌경색 증상이 보이는지 면밀히 살피고,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뇌 MRI 등 적절한 진단 및 치료를 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령자의 경우 수술 후 섬망증상이 발생할 수 있고, 이것이 추정될 경우 진정제나 수면제를 처방하도록 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B씨의 경우 신경과에서 수술 전후 뇌졸중 발생 위험이 높단 진단을 받은 상태”였다며 조기에 뇌경색 발생 여부를 살펴야 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조기에 MRI 검사 등을 통해 뇌경색을 확진하고 조기 치료를 시작했더라도 B씨에게 아무런 후유증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 단정하기 어려운 점 및 B씨 체질을 고려해 병원측 책임 비율을 30%로 제한했다.
 
또한 병원 측이 진료비를 청구하기 위해 낸 반소 청구에 대해선 “환자에 대해 수술비와 치료비 지급을 청구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mut@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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