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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봉·노동영·허대석·신희영 교수 등 서울의대 정년퇴임
老교수 11명, 이달 말 청춘 바친 정든 교정 떠나 ‘인생 2막’ 설계
[ 2021년 02월 27일 06시 00분 ]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11명이 정년퇴임으로 정든 교정을 떠난다. 이들 중에는 진료와 연구, 경영에 이르기까지 큰 족적을 남긴 인물이 대거 포함돼 있다. 


서울의대 교수로 반평생을 보낸 이들은 정년퇴임 이후 바로 진료를 이어 가거나 학교에 남아 후학을 양성하는 등 제2의 인생을 설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말로 정년을 맞는 서울의대 교수는 △김기봉(흉부외과) △윤병우(신경과) △허대석(내과) △신희영(소아청소년과) △서정욱(병리과) △하일수(소아청소년과) △노동영(외과) △김희중(정형외과) △국윤호(미생물학교실) △송영욱(내과) △전용성(생화학교실) 등 11명이다.


이들 모두 해당 분야 후학들에게는 기라성 같은 스승들로, 지난 30년 동안 머물렀던 진료실과 연구실을 떠나 새로운 인생을 설계할 예정이다.


흉부외과 김기봉 교수는 대한흉부외과학회 회장, 부정맥외과학회 회장을 역임한 성인심장 분야 권위자로, 진료와 연구, 교육에 있어 왕성한 활동을 펼치며 서울의대 위상을 드높였다.


그는 “1992년 당시 과장이던 노준량 명예교수 가르침으로 부정맥 수술 및 관상동맥우회술 분야를 전공하게 된 것이 가장 큰 변곡점이었다”고 술회했다.


이어 “의료진이 세계의료를 선도할 수 있도록 병원 차원에서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며 “의료진 역시 선도적 연구와 진료에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기봉 교수는 퇴임 후에는 그동안의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수행할 예정이다.


국내 뇌졸중 분야 권위자인 신경과 윤병우 교수는 오랜 병원생활 중에서도 국책과제인 뇌졸중임상연구센터를 9년 간 성공적으로 이끈 점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술회했다.


그는 “6년 동안 애썼던 심장뇌혈관병원 건립이 마지막 단계에서 무산돼 아쉬웠지만 심뇌혈관질환관리 중앙지원단을 유치할 수 있게 된 것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얼마 전 의정부을지병원장으로 부임한 윤병우 교수는 상대적으로 의료취약지역인 경기 동북부 지역민들의 건강지킴이가 되겠다는 각오다.


윤병우 교수는 대한뇌졸중학회 회장, 대한신경과학회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내과 허대석 교수는 국내 호스피스 및 연명의료결정제도 도입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한 인물이다. 평생 암환자와 보호자와 호흡하며 만들어진 소신을 제도화라는 결실까지 맺게 했다.


허대석 교수는 “많은 환자와 가족들이 겪는 고통에 대해 듣고 교감했던 시간들의 소중함을 새삼 느끼고 있다”며 “연명의료결정법이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후학들에게는 의료기술 발전에 필요한 과학적 근거를 밝히고 사회적 가치를 이해하며 사회 속에서 의료제도의 의미를 파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는 퇴임 후 본인이 초대 원장을 지낸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서 공익적 임상연구를 지원할 예정이다. 주요 약력으로는 대한의료윤리학회 회장과 대한암학회 회장 등이 있다.


소아혈액종양암의 국내 최고 권위자이자인 소아청소년과 신희영 교수는 그동안 만났던 환자들을 기억하는 것으로 정년의 소회를 전했다.


많은 환자들이 기억에 남지만 그 중에서도 백혈병 치료 후 환경부 서기관이 된 환자, 수능 만점을 받고 서울의대 후배가 된 환자, 조혈모세포 공여로 완치된 성덕 바우만 등을 꼽았다.


무엇보다 이들이 치료 후 일상으로 복귀해 사회에서 자기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는 점이 가장 큰 자랑이자 보람이라고 말했다.


신희영 교수는 서울의대 통일의학센터장, 서울대학교 연구부총장 등을 역임한 경험으로 지난해 대한적십자사 회장에 선임됐고, 퇴임 후에도 그 직을 계속 유지할 예정이다.


오랫동안 심장병리, 혈관병리 분야를 연구해 온 병리과 서정욱 교수도 이번에 교정을 떠난다.


그는 재임기간 동안 연구는 물론 산학협력 분야에서도 왕성한 활동력을 보였다. 2000년 9월 서울대병원 직원 1300명의 출자를 받아 이지호스피탈을 설립, 초대 대표이사를 맡았다.


이후 2002년 메디링스와 합병해 이지메디컴으로 발전했고, 현재까지 국내 전자상거래를 주도하는 초대형 회사로 발전했다.


서정욱 교수는 앞으로 메디플렉스 세종병원에서 심장연구소 및 심장박물관을 운영하며 인생 2막을 설계할 예정이다.


소아청소년과 하일수 교수는 대한소아신장학회 회장, 소아고혈압연구회 회장 등을 역임하며 내외부적으로 왕성하게 활동했다.


무엇보다 후학들에게 “궁극적인 목표는 흔들리지 말고 초지일관 하되, 새로운 가설, 방법과 도구를 가까이 하고 다른 분야 사람을 자주 만나라”고 조언했다.


그는 퇴임 후에 우즈베키스탄 국립아동병원 의료인력 역량 강화 사업을 지속할 예정이다. 하 교수는 앞서 2019년부터 KOICA 우즈베키스탄 아동병원 교육사업단장으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수식어가 불필요한 유방암 명의(名義) 노동영 교수는 “맹렬하게 일해 온 것 같다”며 지난 세월을 되짚었다.


특히 당시 불모지에 비인기 분야였던 유방암을 시작해 유방센터 설립, 암병원 건립 등 흔적을 남길 수 있어 보람이 크다고 술회했다.


후학들에게는 “본인과 같이 친절하고 따뜻하다는 말을 많이 듣는 의사가 되기를 바란다”며 의술이 아닌 인술을 펴주길 당부했다.


노동영 교수는 퇴임 후 강남차병원장으로 부임해 유방암 진료를 이어갈 예정이다.


정형외과 김희중 교수는 국내 고관절 분야 권위자로 지난 30년간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홍보실장 및 진료부원장을 역임했다.


뿐만 아니라 대한정형외과학회 이사장, 대한고관절학회 회장, 대한정형외과연구학회 회장, ARCO(Association Research Circulation Osseous) 아시아 학회 부회장 등을 지냈다.


현재 대한정형외과 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퇴임 후에 제자들이 운영하는 예손병원에서 술기를 이어간다.


미생물학교실 국윤호 교수는 “백묵으로 칠판에 써가며 강의를 시작했는데 이제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온라인 강의로 바뀔 만큼 새삼 많은 변화를 겪어 왔다”고 회고했다.


이어 “제자들에게는 젊어서는 묵묵하게 모든 것을 품고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 점차 깊어지게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퇴임 후 일상에서 벗어나 좀 더 자유로움을 만끽하며 소소한 주변의 일거리를 찾아 작은 즐거움을 느끼며 지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국윤호 교수는 서울의대 실험동물실장, 국가결핵위원회 전문위원을 역임했고, 대한의사협회 의과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내과 송영욱 교수는 국내 류마티스 분야 권위자로 지난 1988년부터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를 치료하며 불모지였던 류머티즘학을 확립한 인물이다.


대한류마티스학회 이사장 대한베체트병학회 회장, 아시아태평양류마티스학회 학술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대외적으로도 그 권위를 인정 받았다.


그는 후학들에게 “오픈마인드와 공정성, 타당성, 합리성 그리고 열정을 갖고 임해야 한다”며 열린 마음과 냉철한 이성으로 진료에 임할 것을 주문했다.


퇴임 후 계획과 관련해서는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개발 부분에서 남아 있는 분야를 마무리하고 환자진료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생화학교실 전용성 교수는 “이어달리기에서 내가 뛰어야 할 시간을 다한 것 같은 기분”이라며 퇴임 소회를 전했다.


이어 “전임강사가 돼 강의를 준비할 때에 여러 교과서에 있는 내용을 모두 모아 수업시간에 정신없이 강의했던 일이 기억난다”며 “서울의대 일원임이 늘 자랑스러웠다”고 덧붙였다.


후학들에게는 “자랑스러운 언행을 자랑스러워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을 꼭 얘기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전용성 교수는 서울대학교 암연구소장, 서울의대 교수협의회장, 대한기초의학협의회장,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본부 의약학단장 등을 역임했다.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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