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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병원 인증 기피 왜? "유지비 月 1억인데 지원금 2천"
병원계 “전문병원 확대는 기준 완화가 아니라 인센티브 올려야” 제기
[ 2020년 10월 31일 05시 45분 ]
[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합격 기준을 90점에서 80점으로 내리기보다는 90점에 대한 합당한 보상을 주는 게 맞다.”
 
제4기 지정 전문병원 발표를 앞두고 의료계가 지정기준 완화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전문병원이 의료 쏠림 현상을 완화하고 환자 만족도를 높이는 등 많은 선기능을 수행함에 따라 정부에서 수 확대를 고민하고 있는데, 기준 완화를 통한 난립보다는 지정된 기관에 대한 충분한 인센티브가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최근 서울 엘타워에서 ‘전문병원 제도 성과와 미래 방향’을 주제로 한 심평포럼을 개최했다.
 
발표를 맡은 심평원 한승진 부연구위원은 “전문병원을 이용한 환자들의 입원기간 만족도(10점 만점 기준 8.6점) 및 타인추천의향도(8.7)가 매우 높다”며 “전문분야별 절감액을 산출할 경우, 연간 환자본인부담은 약 83억원, 연간 건보재정은 약 294억원 가량 절감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문병원제도 성과를 긍정적으로 분석했다.
 
그는 또한 “전문병원이 있는 경우 상대적으로 지역 내 의료기관 이용률이 높고 대형병원 이용률이 낮으며 특히 화상 등의 경우 대체가 어려운 전문화된 의료 제공으로 환자 집중을 완화하고 있다”면서 “전문병원이 없거나 부족한 지역의 육성을 통해 의료 접근성을 향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의료계는 지난 10년간 1~4기 지정을 거치면서 기준이 조금씩 완화되고 있는 데 대해 우려를 표했다. 진입을 쉽게 만들어 전문병원 숫자를 늘리는 것은 의료 질 하락을 부를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대한전문병원협의회 김진호 기획위원장은 “지정기준을 완화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 정립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진호 위원장은 “제가 운영 중인 수지접합 전문 병원은 업무 강도가 매우 높다. 전문의가 적을수록 한 사람에게 가는 부담이 크게 돼 의료진도 힘들어 하고 진료 질도 낮아진다”며 “지정 기준을 낮춰준답시고 전문의 한두 명만으로 전문병원 심의를 통과시켜 버리면 오히
려 환자 신뢰도를 깎아버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때문에 기준 완화보다는, 세부 분야 전문의 기준 설정 등 질환별 전문병원이 충족시켜야 할 요건을 세밀하게 잡고 이를 달성하면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대한중소병원협회 정성관 아동병원위원장[사진 左]은 “우리 병원은 24시간 소아응급실을 운영 중이다. 전문병원을 준비한다고 하니 보호자 분들이 ‘이미 전문병원 아니었느냐’라고 묻는다”며 “전문병원 지정 준비를 할 정도의 병원은 이미 지역사회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전문병원 스스로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관계 부처에서도 환자 인식 제고를 도와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정성관 위원장은 “2015년에 전문병원 진입을 목표로 했다. 지금 심의만 앞두고 있지만 오히려 구조조정 여부를 놓고 갈등 중”이라며 “전문병원에 주어지는 외래 및 입원수가를 아무리 시뮬레이션 해 봐도 적자 경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복지부 "제도 운영 10년, 과대광고 제재 등 10년 내다보는 정책 마련 노력"
 
정 위원장은 “예를 들어 간호인력 1등급 기준은 25명이지만, 우리 병원의 경우 전문적인 운영을 위해 관리자와 QI분야, 또 소아 환자를 위한 영상 촬영 보조 등을 합해 15명 정도가 더 근무하고 있다. 여기에 24시간 응급실 운영을 위한 당직의, 감염관리 물품 등을 계산해 보면 월 억 단위를 지출하고 있는데 현재 전문병원 지원금은 아무리 많이 가정해도 2000~3000만원 안팎”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소아과 수가만을 올려달라고 하기는 어렵다. 현실적으로 전문병원 외래나 입원료 수가라도 향상됐으면 한다. 시험에서 90점을 받은 아이에게 80점을 받아도 된다고 하기보다 95점을 받으면 장난감을 사 준다고 조건을 거는 게 낫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이에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 김국일 과장은 “전문병원 제도 운영이 어느덧 10년째다. 시작 당시 진입 장벽이 높다는 평가가 많았다. 앞으로의 10년을 바라보기 위해서는 오늘 나온 지적들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겠다”고 밝혔다.
 
김 과장은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과대광고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 의료법적으로 전문병원 용어를 지정된 곳이 아니면 사용하지 못하도록 돼 있는 만큼 철저히 모니터링하고 홍보 부분에도 신경을 쓰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현재 운영되고 있는 전문병원을 위한 지원책도 함께 고려하겠다”고 덧붙였다.
hjha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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