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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 후유증 큰 국시 거부 의대생 구제안 모색 절실
박정연기자
[ 2020년 09월 22일 05시 52분 ]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수첩] 정부가 의사 국가시험을 거부한 의대생들에 대한 구제 불가 입장을 재차 밝혔다. 현재로써는 전반적인 의료인력 배출 등 내년에 벌어질 상황이 예사롭지 않지만 제도를 변경해가면서 국시에 응시하지 않은 학생들을 별도 구제하지 않겠다는 방침으로 보인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1차관은 최근 “의대생 시험 재응시 검토가 한계상황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입장 변화가 어려운 이유로는 의대생들의 명확한 입장 표명이 없었다는 점을 들었다.


그동안 정부는 줄곧 의대생들에게 "시험에 응시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국민들을 설득하기 위한 형평성에 맞은 최소한의 조건이란 얘기였다.


하지만 의대생들은 물러서지 않았다.


전국 40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본과 4학년 국시 응시자 대표들은 지난 9월13일 성명서를 통해 ‘단체행동을 잠정 유보하기로 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재응시 원서접수 제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또한 집단행동 유보 결정을 발표하면서도 의사국시 응시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조승현 의대협 회장은 “정부에 시험을 보게 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정부와 의대생의 고착상태가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 6일 오전 12시까지 신청이 마감된 국가고시에는 응시대상 3172명 중 14%인 446명만이 신청했다.


의대생들이 대거 시험에 응시하지 않으면서 병원들은 당장 인턴 공백 사태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의료진 업무가 폭증하는 것은 물론 국내 수련체계가 몇 년 간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의료계는 걱정이 깊어가지만 의대생들에 대한 국민 여론은 냉랭하다. 집단행동에 수반되는 책임으로 별도의 구제는 의사들에 대한 특혜나 다름없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조사한 결과, ‘의대생 국시 구제 반대’ 응답이 52.4%로 다수였고, '찬성' 응답은 32.3%로 집계됐다. '잘 모름'은 15.3%였다.

이번 의사 집단행동과 관련해 의대생들 재응시는 안된다는 국민청원도 이미 40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이런 가운데 의과대학 교수들은 ‘진의를 읽어달라’며 이들을 대변하고 나섰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회 권성택 회장은 “의사국시 거부 중단은 시험을 보겠다는 의미”라며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교수들은 또 의사 집단휴진 사태의 ‘깔끔하지 못했던’ 마무리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한다.


이번 사태는 지난 4일 대한의사협회가 여당 및 보건복지부와의 합의서에 서명하면서 일단락되는 듯 했다. 이날 정부는 의사국시 재접수 마감일을 기존 9월 4일에서 6일로 연기했다.


하지만 의정합의 직후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최대집 의협회장이 일방적으로 협상을 타결했다”고 반발했다. 이후 병원에 복귀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가 다시 7일 전체 간담회를 통해 집단행동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논의를 거친 전공의와 전임의들은 마침내 8~9일 병원으로 복귀했지만, 의료계 내홍이 이는 와중 의대생들의 두번째 접수기한은 종료됐다.  

의료계 총파업의 주축이었던 전공의, 전임의, 의대생들의 완전한 입장 확인이 되지 않은 채 의정합의가 진행된 것은 사실이다. 의협은 합의안에 대한 최종 회신을 받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측 보도자료가 배포됐다고 해명한 바 있다.


만일 의정합의가 매끄럽게 이뤄졌다면 의대생들도 전체 방침에 따라 의사국시에 제 때 응시했을 거라는 안타까움의 목소리가 나온다. 단체행동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는 가운데서도 교수들이 계속해서 의대생 국시 구제를 촉구하는 이유다.


전공의나 병원들 형편보다 더욱 시급한 문제도 있다. 인턴 1년차의 공백으로 인력이 부족해진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들이다. 말 한마디를 두고 상황이 고착되는 와중에도 의료현장 혼란은 소리없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최근 정부 고위관료와 일부 국회의원이 '의료는 공공재 성격을 갖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공공재는 필수적이기 때문에 국가가 양질의 공급을 책임져야 한다. 그런데 공공의대를 설립하고 의사인력을 확대해 '공공재'를 안정적으로 운용하겠다는 정부가 당장 3천 여명의 의료인력 공백 사태를 좌시하고 있다. 어딘가 앞뒤가 안맞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국민들의 안위를 주창한 정부의 새로운 대화법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mut@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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