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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폭언·초진환자 거부 대학병원 교수 해임
재판부 "인력부족 상황 등 고려 해임 과중하지만 전공의 사안은 징계사유"
[ 2020년 05월 08일 12시 44분 ]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병원 인력이 부족하다며 초진환자 접수를 받지 않고, 응급실 당직 호출메시지를 스팸처리한 대학병원 교수를 해임한 것은 과중한 징계란 법원 판단이 나왔다.

해임과는 별개로 해당 교수가 전공의에게 폭언을 한 행위에 대해선 징계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앞서 2018년 某대학교는 부속병원에 근무하는 교수 A씨가 ▲인력이 부족하다며 초진환자를 받지 않고 ▲응급실 호출 문자메시지를 수신거부하고 ▲전공의에게 폭언을 하고 ▲국민신문고에 병원의 근로환경에 대한 민원을 제기했다는 징계사유를 들며 해임했다.
 

이에 A씨는 징계 정도(해임)가 부당하다며 교원소청심사위원회(소청위)에 처분 취소를 요청했다. 당시 병원의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의료서비스 질을 유지하기 위한 행동이라 주장했고 위원회는 이를 받아들였다.


그러자 이번엔 학교 측에서 “A씨 해임은 정당하다”며 소청위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실제 A씨가 근무했던 상황에 대한 판단을 종합해 해임은 과중하다는 소청위 결정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전공의에 대한 폭언이 징계 사유가 될 수 없다는 판단은 적절치 못하다고 판시했다.


전공의법이 실시되면서 많은 병원들이 인력 부족을 겪고 있다. 특히 야간·응급실 당직을 서게 된 일부 교수들이 업무량 폭증을 호소하는 목소리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인력부족 문제로부터 야기된 대학병원 교수 A씨와 학교 간 갈등을 들여다봤다.


병원 “초진환자 접수, 응급실 야간당직, 전공의 폭언, 국민신문고 글 게재 교원 품위 손상”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7부(재판장 함상훈)은 某대학교가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상대로 낸 해임 처분 취소 청구 사건에서 소청위 결정 중 일부를 취소했다. 앞서 이 사건 학교 측은 지난 2018년 A씨를 네 가지 징계사유를 들며 해임했다.
 

제1 징계 사유는 ‘초진 환자 접수 거부’다.
 

A씨가 외래간호사에게 자신의 진료일정에 신규환자의 접수를 중단하라고 지시했고, 담당 간호사는 신규환자 진료 스케쥴에서 A씨를 제외해 약 한 달 반 동안 신규환자의 진료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당시 A씨가 근무하던 병원 분과에는 그를 포함해 총 2명의 전문의가 있었는데, A씨가 초진접수를 거부하면서 남은 전문의의 업무량은 폭증했다. 약 4개월간 A씨는 13명의 초진환자를 봤지만 같은 기간 동료 전문의는 70명의 환자를 봤다.
 

제2 징계 사유는 ‘응급실 ARS 호출 거부’다.
 

응급실 당직을 서는 동안 A씨는 병원 측 ARS(문자메시지) 호출을 받지 않기 위해 응급실 번호를 스팸 처리했다. 그는 실제로 응급실에서 11회 호출이 있었음에도 호출을 받지 않았다.
 

당시 A씨는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전공의에게 ‘문자메시지(응급실 문자호출)가 아닌 전화로 보고하라“고 말했고 전공의가 응급실 정책상 전화보고는 어렵다고 답변했다.
 

전공의와 실랑이를 벌이는 동안 문자 호출이 계속되자 그는 응급실 문자호출 발신 번호를 스팸 처리했다.
 

제3 징계 사유는 ‘전공의에 대한 폭언’이다.
 

A씨는 당시 병원에서 근무하던 한 전공의가 촬영한 심전도 검사 결과지를 보고 ‘판독이 불가하다’며 훈계를 했다. 해당 전공의는 A씨가 이 과정에서 “인턴XX”라며 욕설을 하고 또 자신이 속하게 될 분과장에게 말해 불이익을 주겠다고 말해 심한 모욕감과 불안감을 느꼈다고 진술했다.
 

제4 징계 사유는 ‘국민신문고에 병원 근로감독을 호소, 품위를 손상시켰다’는 것이다.
 

그는 국민신문고를 통해 “원래 병원 전공의 정원의 3분의 1 수준의 인원만이 근무하고 있는 상황에서 충원 없이 근로기준이 열악해지고 있다”며 근로감독을 요청했고 조사가 이뤄졌다.
 

소청위는 1,2 징계 사유는 인정했지만 3, 4 징계 사유는 인정하지 않았다.
 

해임 A교수 “인력부족과 의료서비스 질 유지 위한 대응조치였다” 반박

학교 측이 소청위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고 소송을 제기하면서 A씨도 반박에 나섰다.
 

1 징계 사유에 대해선 “이 병원 전공의가 없는 상황에서 환자에 대한 진료를 충실히 하기 위해 초진환자에 대한 접수를 잠시 중단하라고 간호사에게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 징계 사유와 관련해선 “진료를 하기 위한 최소한의 인원보충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단지 자신이 외래를 본다는 이유만으로 환자들이 응급실 호출을 하는 실정을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재판에서 이뤄진 변론 전체 취지를 종합했을 때 소청위 결정이 옳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전공의에 대한 폭언과 관련해선 소청위 결정과 달리 징계 사유로 인정해야 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A씨는 의사이자 교수로서 실습을 하는 전공의 등에 대한 실습 교육을 충실하게 해야 할 직무상 성실의무가 있고, 사표가 될 품성과 향상에 힘써야 함에도 불구하고 인턴XX"와 같은 욕설을 했다"며 “교육상 필요나 교육적 수단을 벗어난 욕설을 해 교원으로서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한 것이 인정 된다”며 이 같은 욕설은 어떤 경우에도 교육상 필요나 교육적 수단에 합치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다만 일련의 인정된 징계사유들을 고려하더라도 학교 측의 해임 청구는 재량권 일탈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징계사유로 삼은 비행 정도와 징계가 균형을 잃으면 이는 평등의 원칙을 위반하고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학교 측은 부속병원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A씨의 지속적인 요청이 있었음에도 뚜렷한 노력을 하지 않은 점, 또 이사건 병원의 동료 의사 80명이 A씨에 대한 처분은 과하다며 탄원서를 제출한 점 등이 참작된다“고 판시했다.

한편, A교수는 법원 선고와는 관계없이 현재 해당 병원에서 근무하지 않고 있다.

mut@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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