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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압산소치료기 인증제 도입·정부지원 확대 필요"
대한고압의학회, 복지부 연구용역 제출···"시설관리·인력기준 체계 구축 시급"
[ 2020년 01월 10일 05시 12분 ]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강릉 고교생 펜션 참사’로 응급상황에서의 중요성이 부각된 고압산소치료기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인증제 도입과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료계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고압산소치료기는 중증 일산화탄소중독 치료뿐만 아니라 당뇨발과 돌발성 난청 등 만성질환에서도 높은 호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낮은 수가와 운영인력 부담으로 인해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도입 움직임은 활발하지 않다.
 

이런 가운데 기기를 운영에 대한 정부차원의 관련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아 고압산소치료기를 구비하고 있는 일부 병원들의 부담은 가중되는 상황이다.
  
9일 대한고압의학회(이하 학회)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연구용역을 받은 학회는 최근 ‘고압산소챔버 적정배치안’을 복지부에 제출했다.
 

학회는 연구용역을 통해 ▲국내 고압산소 치료기 적정 배치 수 ▲운영을 위해 필요한 인력기준 ▲운영하는 의료기관에 대한 인증제 도입 등을 제시했다.
 

고압산소치료기에는  1인용과 다인용 두 가지 타입이 있는데, 의식이 없는 환자의 처치를 위해선 의료진이 같이 들어갈 수 있는 다인용 챔버가 필요하다.
 

현재 국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고압산소치료기(고압산소챔버)는 약 30여대다. 병원들이 구비하고 있는 다인용 챔버는 전체의 절반 수준이다. 다인용 챔버 중 2개는 군용시설인 공군항공우주의료원과 해군해양의료원에 배치돼 있다.
 

수도권의 경우 지난해 7월 서울아산병원이 최초로 다인용 챔버를 설치했다. 이 외에 명지병원이 금년 내 설치를 계획하고 있다. 다인용 챔버가 한 대도 없는 전북지역에서는 원광대학교병원이 도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몇몇 병원들의 이 같은 움직임에도 아직까지도 구비된 장비 수준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학회는 서울·경기 권역에 최소한 2개의 다인용 챔버가 더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고압치료의 안전한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선 장비 확충뿐만 아니라 운영관리 기준 정립도 시급하다는 것이 학회 입장이다. 이를 위해선 “인증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학회는 목소리를 높였다.
 

연구용역을 진행한 김기운 대한고압의학회 정책이사(순천향부천병원 응급의학과)는 “미국의 경우 2년에 3번 정도 고압산소치료기에 화재사건이 발생해 사상자가 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수원 동산병원에서 80년대 불이 나 환자가 사망한 사건이 있다”며 “안전적인 운용을 위해 인증제 도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장비는 고가인데 수가는 턱없이 낮아 병원들은 운영할 수록 적자" 

학회가 이야기하는 인증제에는 시설기준 뿐만 아니라 인력기준도 포함돼 있다. 배치인력의 검증과정과 적정 인원수를 규정해 안전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김 이사는 “고압산소치료기를 단순한 재난대비시설로 생각하고 적정배치 숫자에만 관심을 가져선 안 된다”며 “의료계 관점에서는 기기 대수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향후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체계 구축”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보다 고압의학에 대한 관심을 먼저 가진 미국의 경우 전문의 인증제를 운영하고 있다. 또 장비를 관리하는 안전관리자(safety director) 인력 코스도 있다.
 

학회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24시간 풀가동을 전제로 했을 때 1인용 챔버의 경우 의사 3명, 간호사 6명, 다인용 챔버에는 의사 5명 이상, 운영기사(오퍼레이터) 5명, 간호사 10명이 필요하다. 의사의 경우 대한고압의학회가 인준한 인증자격을 갖춰야 한다.
 

그러나 현행 수가로는 이 같은 인력운용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장비 값은 최소 10억원을 넘는데 고압산소치료 수가는 1회 10만원 정도다. 병원 입장에서는 기기를 운영할수록 손해를 감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다인용 고압산소치료기를 설치한 서울아산병원의 경우 간호사 3인과 기기를 작동하는 오퍼레이터 1인, 그리고 전담교수 1명이 전담인력으로 배치돼 있다. 응급환자가 발생한 야간 온콜 수당만 해도 병원 입장에선 적자를 보게 되는 것이다.
 

김기운 이사는 “사실 고압산소치료기를 제대로 운영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기 위해선 수가 개선뿐만 아니라 직접적인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강릉펜션사고에서 고교생을 구해내며 국내 고압산소치료 거점으로 주목받은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의 차용성 교수(응급의학과) 또한 “우리나라의 의료수준이 높다고 알려진 것에 비해 고압산소치료 인프라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을 듣고 해외 교수들이 놀라곤 한다”며 인증제 도입과 정부지원을 촉구했다.
 

병원 측에서도 고압산소치료기의 효율적인 운영을 고민해야 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내년 추가로 고압산소치료기를 도입하고 있는 한양대병원의 강형구 응급의학과 교수는 “고압산소치료기 수가가 높지 않은 만큼 어려움이 많지만, 실제 기기를 운영한 결과 응급환자 및 만성질환자 치료수요가 늘면서 가동률이 올라가고 있다”며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병원 측에 내년 추가 도입을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mut@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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