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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주 80시간 근무와 EMR 셧다운제
전공의 85% "폐지" 촉구···"업무환경 개선 도움 안되고 의료법 위반 내몰아"
[ 2019년 11월 18일 12시 03분 ]
[데일리메디 박성은 기자] 대다수 수련병원에서 주 80시간 전공의 근무시간을 지키기 위해 시행 중인 EMR 셧다운제 문제점에 대해 전공의들이 다시 한번 불만을 피력하고 나섰다.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박지현, 이하 대전협)는 최근 1076명의 전공의를 대상으로 EMR 셧다운제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85% 전공의가 EMR 접속차단이 업무량 감소와 퇴근시간 보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EMR 셧다운제가 전공의 수련교육 환경을 개선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할 뿐더러, 오히려 전공의들이 법을 위반하게끔 내몰고 있다는 주장이다.
 
대전협은 “지난 2019년도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승희 의원은 국립중앙의료원의 비정상적인 EMR 접속기록을 지적하며 전공의 근무시간 외 EMR 접속을 차단하는 정황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전협 역시 관련 문제점을 지적하는 성명을 배포했지만, 여전히 대다수 수련병원에서는 전공의를 대상으로 EMR 셧다운제를 유지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대전협은 전공의의 전자의무기록 아이디가 근무시간 외에는 접속이 차단돼 당직하는 타 전공의의 아이디를 이용해 처방기록을 입력해야 하는 현실을 밝혔다.
 
의료법에 따르면, 의료인이 직접 진찰하지 않고 진단서 등 증명서를 발행하거나 진료기록부를 허위로 작성하는 것은 위법이다.
 
일선 전공의가 정규시간에 끝내지 못한 일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법 위반을 감수해야 하는 실정인 것이다.
 
서울 한 대형병원 전공의는 “업무량이 많아 도저히 정규 근무시간 내 해결할 수 없다. 환자를 직접 확인하고 처방하지 않으면 처방해 줄 사람이 없고, 그렇다고 교수가 환자를 보지도 않는다”며 “어쩔 수 없이 다음 당직 전공의 아이디를 빌려 처방을 내놓고 간다. 일을 다음 사람에게 던지고 갈 수는 없지 않냐”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지방 소재 병원 B전공의는 “병원 수련담당 부서 및 의국에서 대놓고 당직자 아이디 사용을 종용하고 있다. 전공의법 때문에 근무시간 외 처방을 냈다가 걸리면 오히려 전공의가 사유서를 작성해야 한다”며 EMR 셧다운제의 폐해를 밝혔다.
 
이경민 수련이사는 “전공의법으로 전공의 근무시간이 제한돼 인력이 충원돼야 하는 시기에 오히려 수련병원은 보여주기식으로 80시간을 넘지 않도록 EMR 기록만 막기에 급급했다. 법이 제정됐다 한들 어떻게 수련환경이 개선될 수 있겠는가”라고 주장했다.
 
여한솔 부회장은 “근무시간 외 EMR 접속을 차단함으로써 전공의 실제 근무기록을 왜곡하고 대리처방을 유도해 수련병원이 전공의가 의료법을 위반토록 종용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박지현 회장은 “EMR 접속을 차단한다고 해도 어차피 해야 하는 일의 양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EMR 접속을 차단함으로써 수련병원이 서류상으로 전공의법을 준수하고 있다는 근거를 생산해낼 뿐”이라고 비판했다.
 
박 회장은 “서류상으로는 마치 전공의법이 잘 지켜지고 있는 것 같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근무시간이 지나도 타인의 아이디를 통해 처방하며 일해야 하는 게 전공의들의 불편한 현실”이라며 “대전협은 이 문제를 절대 간과할 수 없으며 앞으로도 EMR 셧다운제 폐지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sage@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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