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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구충제 펜벤다졸 신드롬 우려···의협 "복용 금지"
"암 치료 효능과 안전성 관련 임상적 근거 전혀 없다"
[ 2019년 11월 07일 10시 55분 ]

[데일리메디 박근빈 기자] 펜벤다졸 신드롬이 거세지자 대한의사협회 차원에서도 복용금지 권고안을 내놓으면서 분위기를 전환시키고 있다. 

7일 의협 국민건강보호위원회는 최근 동물용 구충제인 ‘펜벤다졸’을 암환자가 항암 치료 목적으로 복용하는 것과 관련 “현재까지 사람을 대상으로 항암 효과에 대한 임상적 근거가 없으며 안전성도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복용을 권장할 수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최근 미국에서 소세포폐암 말기(확장성 병기) 환자가 동물용 구충제를 먹고 암이 완치됐다는 사례 보도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면서, 국내에서도 암 환자가 펜벤다졸을 복용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펜벤다졸은 기생충을 치료하는 데 쓰이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는 개나 염소 등 동물에게만 사용이 승인된 약품이다.


기생충 감염 치료에 대한 효과 외에도 세포 내에서 세포의 골격, 운동, 분열에 관여하는 미세소관을 억제해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근거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아닌 세포 실험과 동물 실험으로 나온 결과라는 것이다.


특히 약 10년 전부터 소수의 세포실험과 동물실험에서 펜벤다졸이 암세포 성장을 억제하는 효과를 보였지만 반대로 효과가 없었던 연구도 있었다.


의협 국민건강보호위원회는 “일부 동물실험에서 효과가 있었다 해도 사람에게서 같은 효과를 보인다는 보장은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사람을 대상으로 약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임상시험을 통해 효능과 안전성이 확인돼야 하지만 현재까지 사람에서 펜벤다졸의 항암 효과를 확인한 임상시험은 발표된 적이 없다는 것이다.


미국 사례의 경우, 임상시험에 참여해 새로운 면역항암제를 투여 받으면서 자의로 펜벤다졸과 함께 기타 보충제를 복용했기 때문에 펜벤다졸이 치료 효과를 낸 것으로 단정지을 수는 없다는 분석이다.


의협 국민건강보호위원회는 “펜벤다졸은 동물에서 구토, 설사, 알레르기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며 고용량 복용 시 독성 간염이 발생한 사례가 학술대회에서 보고됐다”고 언급했다. 


항암제와 함께 복용할 경우 약제들 간의 상호작용으로 항암제의 효과를 떨어뜨리거나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펜벤다졸의 부작용 역시 사람을 대상으로 확인된 적이 없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의협은 “다른 특별한 치료 방법이 없는 진행성 암환자와 가족의 경우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있다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복용하겠다는 심정을 이해하지만 임상시험 결과가 아니라 효과가 객관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개인 경험에 의한 사례 보고이므로 근거가 미약한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인체 승인 받은 ‘벤다머스틴’도 부작용 주의  


펜벤다졸과 비슷한 화학 구조를 갖고 있는 벤다머스틴이라는 항암 주사제는 2008년 미국 FDA에서 만성림프구성백혈병, 다발성 골수종 등 혈액암의 치료 목적으로 승인을 받아 쓰이고 있다.


하지만 항암 효능과 함께 골수 억제 등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이 있어 사용에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러한 약제 역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엄격한 임상시험을 거쳐 승인을 받은 상황이므로 펜벤다졸 역시 임상시험을 통해 그 효능과 안전성이 확인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의협은 “특정 약의 치료 효과는 일부 환자의 경험이나 사례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시간이 지나 질병이 저절로 좋아지거나 심리적 안정 혹은 다른 이유로 호전되는 사례도 있으므로 엄격한 비교 연구를 통해 약의 효능과 안전성이 확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5000-1만개의 신약후보 물질 중에서 세포 실험과 동물 실험을 통해 효과가 있을 가능성이 있는 물질은 10개 정도만이 남는다. 수십 명에서 수천 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1상, 2상, 3상 임상시험을 거쳐 최종적으로 1개의 물질만이 신약으로 허가된다.


의협은 “이러한 과정은 보통 15년 정도의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펜벤다졸의 경우 세포 실험과 동물 실험 단계에 있으며 향후 엄격한 임상시험을 통해 항암 효능과 안전성이 확인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ra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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