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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급 상승·역할 확대 간호사 '위상 제고' 어디까지
격세지감 느껴지는 간호부서 파워···간호본부장·간호부원장 등 일반화
[ 2019년 11월 06일 07시 19분 ]

간호부→간호원→간호사 등 명칭 변화 만큼이나 병원 조직 내에서도 간호사들 위상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간호부장이 주를 이루던 직제는 이제 간호부원장, 간호본부장 등 병원 내에서 손가락 안에 꼽히는 서열로 부상 중이다. 진료현장에서 간호사 위상이 달라졌고, 무엇보다 잇단 제도 변화로 간호사가 귀한 몸이 되면서 임금은 물론 인사에서도 위상이 확연히 높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데일리메디는 전국 42개 상급종합병원 간호부서 전수조사를 통해 간호사 위상의 현주소를 진단했다. [편집자주]

직함으로 살펴본 상급종합병원 내 간호사 위상은 상당했다. 과거 진료부 소속이 아닌 독립부서로 자리매김한지 오래고, 나아가 경영이나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위치로 격상했다.

실제 데일리메디가 전국 42개 상급종합병원 간호부 직제 현황을 조사한 결과, ‘간호과’로 편제된 병원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무엇보다 간호사 총수 직함 변화가 확연했다.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빅5 병원들은 ‘간호부원장’으로 승격, 운영 중이다.

계명대동산병원 역시 간호부원장 직함을 사용하고 있다. 42개 상급종합병원 중 6곳이 부원장 대우를 받고 있다는 얘기다.

‘과(課)’나 ‘부(部)’를 넘어 본부장 체제를 갖춘 병원도 상당수였다.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 경희대병원, 강북삼성병원, 아주대병원, 인하대병원, 길병원 등이 ‘간호본부장’ 직함을 부여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과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한양대병원은 ‘간호국장’, 인천성모병원과 대구가톨릭대병원은 ‘간호처장’, 영남대병원은 ‘간호운영실장’으로 위상을 격상시켰다.

42개 상급종합병원 중 이들 17개 병원을 제외한 나머지 25개 병원은 ‘간호부장’ 체제로 운영 중이거나 승격을 계획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병원 내 직함을 통한 간호사 위상 변화는 대한간호협회가 조사한 ‘병원별 간호부서 현황’ 자료에서도 어렵지 않게 확인된다.

간협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까지 전국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중 간호과가 아닌 독립부서 의미를 부여한 기관의 비율이 20%에 불과했다.

10곳 중 8곳은 진료부 소속의 간호과로 편제돼 있었다는 의미다.

하지만 2010년 이후 ‘간호과’로 불리던 간호부서가 간호팀, 간호부, 간호국, 간호처, 간호본부 등으로 확대 개편되는 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앞서 언급된 간호부원장, 간호본부장, 간호처장, 간호국장 등의 직함도 이 시기에 동시다발 적으로 생겨났다. 이러한 현상에 힘입어 독립부서 지위를 인정한 병원 비율이 2013년에는 50%에 육박했고, 현재는 이 수치를 훨씬 상회할 것으로 간호계는 예측했다.

간호영역 넘어 병원경영에도 관여

간호부서 개편과 간호사 총수의 명칭 변경은 단순한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 격상된 위치에 걸맞게 병원 경영과 정책결정에 직접 참여함은 물론 인사나 보수, 업무환경 개선 등에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받았음을 의미한다.

간호부서 직제 역시 진료부 소속이 아닌 원장 직속으로 개편되면서 독립성을 인정받음과 동시에 대내외적으로 달라진 위상을 확인시키는 효과도 발휘 중이다.

이러한 간호사 위상 변화는 일단 병원 내 인력구성의 절대적 비중에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실제 병원의 경우 전체 보건의료직종 중 간호사 비율이 가장 높다.

일부 대학병원의 경우 전체 직원의 1/3을 차지할 정도다. 특히 노동조합 구성원 중에도 간호사가 상당 비율을 차지하고 있어 경영자 입장에서는 부담이 큰 직역이다.

때문에 신임 병원장에게 주어진 최우선 과제가 ‘간호부서와의 관계 정립’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존재감이 상당하다.

경기도 소재 대학병원 기조실장은 “신임 집행부 입장에서는 간호부서 포용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 “간호부서와 불편한 상태에서는 경영 전반에 고충이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보건의료 정책 방향이 간호사 수요를 요구하고 있는 만큼 병원 내 간호사 위상은 앞으로 더 높아질 것”이라며 “시대적 흐름에 순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간호계는 이러한 변화가 간호서비스의 전문성에 대한 국민 요구에 부응하고 신뢰받는 의료기관을 만들기 위해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서울 소재 한 대학병원 간호본부장은 “간호부서를 책임과 권한, 자율성을 갖춘 독립부서로 개편해 나가는 것은 상질의 간호서비스 제공 차원에서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아직도 진료현장에서는 간호사 위상 강화 필요성이 느껴지는 부분들이 적잖다”며 “간호계는 물론 병원계 모두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간호계의 위상 변화 조짐은 비단 병원 내부에 그치지 않는다. 외부적으로는 다수의 간호사들이 정치권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는 한편 ‘간호사 단독법’ 제정 움직임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과 자유한국당 김세연 의원 등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 역시 간호사 단독법 제정에 힘을 싣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간호협회 고위 관계자는 “간호·조산인력의 수급이나 교육 및 처우개선 등에 관한 사항을 체계화해 국민건강 증진에 이바지하기 위해 간호사 단독법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가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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