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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징계 처벌 대상은 식약처장과 고위공무원이다"
의사 출신 강윤희 심사위원
[ 2019년 10월 14일 06시 16분 ]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 이의경 처장 외 공무원 11명이 무더기로 고발당했다. 이들을 검찰에 고발한 사람은 지난 9월 17일 식약처로부터 정직 3개월 징계를 받은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 출신 강윤희 심사위원[사진 左]이다. 강 심사위원은 식약처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며 1인 시위에 나서면서 성실의무 위반 등의 사유로 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징계를 받아야 할 사람은 자신이 아니라 식약처 수장과 고위 공무원이라며 오킴스를 법률대리인으로 지정하고 법적 대응에 나선 그를 데일리메디가 만났다.

Q. 식약처장과 공무원들을 검찰에 고발한 이유는
발사르탄과 라니티딘 사건, 인보사 사태, 앨러간 인공유방 희귀암 유발 사건 등이 잇달아 일어났다. 이 사건들의 공통점은 의약품 및 의료기기 안전성과 관련됐다는 것이다. 환자와 국민 안전에 위해(危害)를 가하는 문제들이 반복해서 나타나고 있지만, 식약처 내부에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이들이 책임을 지도록 하는 권한이 내게 없기 때문에 검찰에 고발했다.
 
Q. '책임'이란 말이 모호한데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말 그대로 역할과 업무에 대한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건이 생길 때마다 임기응변식 대책만 내놓는 것은 책임 있는 태도가 아니다. '인보사 사태'가 무책임함을 드러내는 대표적인 예다. 인보사 허가 당시 식약처는 세계 최초 세포유전자치료제를 키웠다고 자랑했지만, 부실한 심사 및 허가 과정이 결국 한 기업을 망치는데 일조했다. 그런데 인보사 사태의 재발 방지 대책으로 내놓은 것은 STR 검사 시행 뿐이다.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땜질식 대책으로 상황을 모면하려는 식약처 공무원들이야말로 직무유기를 했다고 보며, 중징계를 받아야 할 사람은 내가 아니라 그들(처장 외 고위직 공무원 11명)이다.

"발암물질·인공유방 등 터지지만 식약처 책임지는 사람 없다"
"식약처, 원칙 입각한 근본적 대책 마련해야 하는데 일관성 없는 방책만 발표"
"위기 의식 갖고 전문가 육성 등 시스템 개선 필요"
"현재 식약처 내 공무원 신분 의사는 단 1명 불과" 

 
Q.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식약처도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과거에 비해 변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2016년 임상심사위원 제도를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부족하다. 내가 생각하는 근본적인 대책이란 일종의 '원칙'을 뜻한다. 원칙은 안전성을 평가하는 기준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제도가 예측 가능토록 만든다. 그런데 식약처의 일련의 조치들은 일관성이 없다. 예를 들어 앨러간의 거친 표면 인공유방이 희귀암을 유발한다는 보고는 이미 오래 전부터 나왔지만, 손을 놓고 있다가 최근에서야 회수 조치에 나섰다. 반면 라니티딘의 경우 사람이 아닌 동물 대상 실험에서 위험성이 보고되고 있고 아직 정확한 원인 분석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강도 높은 조치를 취했다. 사안에 따라 일관성 있는 판단이 내려지지 못하고 있는 게 진짜 문제다. 

Q. 예측 가능한 결정을 하기 위해 어떤 대안이 필요하나
식약처가 문제 해결 능력과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예를 들어 중국 정부는 제약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기 위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자문을 받아 대대적인 조직 개혁을 단행했다. 전문성 강화를 위해 700명의 의사를 채용하고, 중국 식약청(CFDA) 시스템도 전면 개혁했다. 이후 중국 식약청은 규제기관으로서 국제경쟁력이 향상돼 지금은 한국을 앞서 나가고 있다. 우리도 위기 의식을 갖고 전문가 자문 및 육성에 나서고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

Q. 내부에 의사 출신 심사관이 더 있는 것으로 아는데, 공동대응 할 생각은 안 했나  
다들 관심사가 다르다.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인데, 우리 과는 실험실 전체 시스템 관리를 중요시 여기는 특징이 있다. 이런 진료과별 특성 때문에 식약처 내부에서도 부분이 아닌 전체 시스템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것 같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 정부가 제약바이오 산업을 미래 기간산업으로 적극 키우고 있다. 그러나 '안전'이란 토대가 없다면 산업은 모래 위에 쌓은 성과 같다. 인보사가 대표적인 예 아닌가. 안전성을 확보하려면 반복적으로 말하지만 시스템을 갖추고, 식약처 내부의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의사 충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이다. 현재 식약처 내 공무원 신분의 의사는 1명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다 나갔다. 단순히 뽑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할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의사들이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bohe@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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