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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60대 가장, 서울아산 '2대1 생체간이식' 새 삶
현지 의사, 500례 이상 기록 보유한 세계 최고 서울아산병원 추천
[ 2019년 10월 07일 12시 31분 ]

[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19년 전 말기 간질환 환자를 살리기 위한 국내 외과 의사의 집념으로 세계 최초 2대1 생체간이식 수술법이 개발됐다. 이 수술법으로 지구 반대편 남미의 칠레에서 한국을 찾은 60대 가장이 새 삶을 선물 받았다.
 

7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간이식팀은 최근 칠레에서 토목 기사로 생계를 꾸려가던 알베르토(62세)씨 두 딸의 간 일부를 각각 기증받아 이식하는 2대1 생체간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알베르토 씨는 2018년 9월 극심한 피로와 황달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말기 간경화와 간암을 진단 받았다. 혈전에 의한 간 문맥 완전 폐쇄와 이미 담도에도 간암이 침범한 상태였다.


요양병원에서 삶을 정리 하도록 안내 받았지만 칠레 현지의 에콰도르 출신 간이식외과 전문의 제안으로 우여곡절 끝에 한국행을 선택할 수 있었다.


서울아산병원에서 2차례 간이식 연수를 받았던 에콰도르 출신의 간이식외과 의사 라울 오레아스는 알베르토 씨의 가족에게 한국에서의 2대1 생체간이식 수술을 추천했다.


6000여 건이 넘는 간이식 수술 경험과 간암 말기 중증환자를 대상으로 97%의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는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 의료 기술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 명의 살아있는 사람으로부터 간 일부를 이식받는 1대1 생체간이식으로는 키 182cm에 몸무게 92kg 체격의 환자에게 기증할 수 있는 간 크기가 작아 간이식 수술이 불가능했다.


알베르토 씨가 다시 건강을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은 2명의 살아있는 사람으로부터 각각 간 일부를 제공 받아 시행하는 2대1 생체간이식 수술 뿐이었다.


두 명의 간 기증자가 확보됐다 하더라도 2대1 생체간이식 수술을 집도 할 수 있는 병원은 이 분야 수술을 500례 이상 기록하고 있는 서울아산병원이 유일했다. 


현재 세계에서 2대1 생체간이식 수술이 가능한 센터는 몇 곳 없으며, 전세계적으로 2대1 생체간이식 수술의 95% 이상이 서울아산병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미리 연락을 받은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3월 중순 알베르토 씨의 진료기록과 영상자료를 면밀히 검토했고, 2대1 생체간이식 수술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알베르토 씨와 그의 가족들은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의 성적을 확인 후 한 치의 망설임 없이 한국행을 결심했고, 올해 3월 25일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


한국에 도착 후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로 입원 당시 알베르토 씨는 간부전에 의한 황달 수치가 심하게 높았고, 대량의 복수와 혈액응고 기능 장애, 간성혼수 증상까지 보여 알베르토 씨의 아내와 3명의 딸 모두가 서둘러 간 기증자 적합 검사를 진행했다.


혈액형이나 조직적합성 여부가 가장 잘 맞는 사람은 첫째 딸과 막내딸로 확인됐다. 지난 4월 8일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두 딸의 간을 기증받아 알베르토 씨의 2대1 생체간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수술 당시 수혜자의 체격에 비해 두 딸의 간 용적이 작아 이식 후 간이 제 기능을 못 할 수도 있어, 딸들의 간 좌엽과 우엽을 각각 이식하기로 결정하는 등 수술 과정에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서울아산병원 의료진들의 적절한 치료 덕분에 고비를 잘 넘길 수 있었고, 7월부터는 일반병실로 옮겨 회복을 이어갔다.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수술 후 장기간 고단한 회복 과정을 버티고 있는 알베르토 씨와 낮선 타지에서 가장의 회복을 위해 애쓰고 있는 그의 가족들에게 평소에 편히 쉴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와 외출 시 편의를 위한 차량도 지원하면서 작은 배려도 잊지 않았다.


귀국을 앞둔 알베르토 씨는 “서울아산병원은 나를 다시 태어나게 해 준 곳이다. 평범한 행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 간이식팀 모든 의료진들과 간호사들은 평생 나와 가족들에게 감사와 감동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연신 고마움을 전했다.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석좌교수는 “2대1 생체간이식 수술을 받기 위해 지구 반대편 남미 칠레에서 가까운 미국을 가지 않고 한국을 찾아온 것은 우리나라 간이식 수준을 세계가 인정한 것”이라고 의미를 전했다.


그는 “이곳 간이식 기술이 전 세계 간이식계의 발전을 선도하고, 전 세계 말기 간질환 환자가 믿고 찾을 수 있는 4차 의료기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paeksj@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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