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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 봉착 대한민국 중소병원, '심폐소생술' 절실
각계 전문가, 간호인력난 해결·의료법인 합병 등 최우선 과제 지목
[ 2019년 09월 10일 06시 00분 ]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기획 下] 이견은 없었다. 대한민국 의료의 중추 역할을 수행해 온 중소병원들 위기 상황에 대해 국회, 정부, 언론 모두 공감을 표했다. 아울러 더 늦기 전에 중소병원을 위한 심폐소생술이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더욱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에 따른 대형병원 쏠림이 가속화 되고 있어 존폐 위기에 직면한 중소병원 회생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에 여느 때보다 무게감이 실렸다. 특히 간호인력과 의료법인 퇴출 구조 확보 등은 가장 시급한 문제로 지목됐다. 데일리메디와 대한중소병원협회가 공동주최한 ‘대한민국 중소병원 살리기’ 정책간담회는 작금의 중소병원들이 처한 현실을 조명하고 향후 대책을 모색하는 중차대한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현장은 ‘악’ 소리 나는 간호인력난


지방 중소병원에서 간호사 구하기는 말 그대로 ‘하늘의 별따기’다. 천신만고 끝에 어렵사리 간호사를 채용하더라도 얼마 지나지 않아 대형병원에 빼앗기는 게 일상이다.


특히 간호인력난은 도서지역을 중심으로 병원 유지가 힘들 만큼 심각한 상황이다. 환자에 이어 의료인력 수도권 집중화로 이들 지역 의료환경은 더욱 열악해 지고 있는 실정이다..


간호등급제에 따른 지방 간호인력의 수도권 역배분, 중소병원 간호인력의 대형병원 이동, 병원 간 서열화 등으로 의료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지속적인 읍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않자 병원계가 직접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인력난 해소에 나섰다.


실제 대한병원협회는 ‘의료인력수급 개선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첫 과제로 일명 ‘대기 간호사’ 문제를 주목했다.


그 결과 ‘간호사 블랙홀’로 불리는 빅5 병원들이 동시면접을 통해 신규 간호사 2500여 명을 선발했다.


간호사 임용대기에 따른 불필요한 유휴인력 발생을 최소화 하기 위한 행보로, 중소병원들의 간호인력난 해소에 동참하는 차원이었다.


변화를 위한 시도는 고무적이지만 일선 중소병원들이 느끼는 체감도는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대한민국 중소병원 살리기’ 정책 간담회에 참석한 패널들 역시 좀처럼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간호인력난에 대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대한중소병원협회 이성규 부회장은 “간호인력난과 관련해 가장 아쉬운 부분은 정책의 장기적 안목이었다”며 “오래 전부터 준비했더라면 작금의 인력난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정부는 부랴부랴 간호대학 정원 증원을 추진하려 했지만 간호단체의 반발이 거세고, 차선으로 편입생을 늘렸지만 실효성은 거의 없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국민들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기대 수준 등을 감안하면 간호인력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지금부터라도 장기적 관점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중소병원협회 김병관 총무위원장은 보다 강력한 대책을 촉구했다. 현재 간호사 역할 일부를 간호조무사에게 분담시킬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김병관 총무위원장은 “작금의 문제는 간호사가 모든 업무를 맡아야 한다는 프레임에 기인한다”며 “혈압이나 혈당체크 등 기본적인 부분들은 간호조무사가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간호사들이 진정 원하는 전인간호는 역할 분담에서 시작될 수 있다”며 “간호사가 간호현장에서 이뤄지는 모든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프레임을 전환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성규 부회장, 김병관 총무위원장, 김준한 대외협력위원장>

경영 힘들어도 망하지 못하는 의료법인


의료법인 퇴출구조 문제도 시급한 현안으로 지목됐다. 1973년 의료법인 제도가 만들어진 이래 인수‧합병은 원천봉쇄 돼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수 많은 의료법인들이 의료공급 인프라 구축에 핵심적 역할을 수행해 왔지만 지금은 한계 상황에 직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명예로운 퇴출이나 합병은 불가능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우회적인 방법이나 각종 편법이 동원되면서 여러 폐단이 생겨나고 있다.


때문에 의료법인들은 오래 전부터 합법적인 퇴출 구조 마련을 요구해 왔지만 매번 울림 없는 메아리로 사라졌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의료법인 퇴출 구조에 대한 필요성이 조명됐다.


대한중소병원협회 김병관 총무위원장은 “1인 1개소법의 합헌 결정 등으로 자본이 투입될 여지가 봉쇄당했고, 결국 중소병원은 씨가 마르게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경영난에 봉착한 의료법인들은 다른 병원에 인수되는 게 경영목표가 된 상황이지만 이 마저도 여의치 않다”며 “쉽사리 망하지도 못하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대한중소병원협회 김준한 대외협력위원장은 “의료법인들은 생존을 위해 대출 받아 병상을 늘리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러한 비정상은 퇴출 구조 부재에 있다”고 일침했다.


이어 “변화무쌍한 제도에 순응하지 못해 경영이 위태로워지면 다양한 분야를 모색할 수 밖에 없다”며 “건전한 병원 생태계를 위해서라도 의료법인 인수합병은 열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조원준 전문위원 역시 의료법인 인수합병 필요성에 공감을 표했다.


그는 “처음부터 광범위하게 갈 수는 없겠지만 필요하다면 한시적으로 합리성을 도모하거나 규모의 경쟁을 만들 수 있는 기전을 마련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병원을 정리할 수 있는 탈출구가 없다보니 도산하게 되고 좀비병원이 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며 “이들 좀비병원은 보험재정의 악영향을 주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조원준 전문위원은 “한시적으로라도 탈출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어려운 중소병원의 탈출구를 마련하는 성격의 한시적 M&A는 필요하다”고 설파했다.


실제 정부는 지난 6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18차 경제활력대책회의’를 부실 의료법인 합병제도의 제한적·한시적 도입을 검토키로 했다.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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