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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에서는 과실로 인한 의사 구속 거의 없다"
김연희 변호사 “형사 아닌 민사적 배상 해결 필요-감정 의사 역할 중요"
[ 2019년 08월 28일 13시 35분 ]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직업적으로 일을 하다가 구속까지 되는 직업이 의사 말고는 없을 것 같다. 그것도 고의가 아니고 과실이다. 처음부터 잘못하려던 게 아니라 잘 하려다가 불의의 결과가 생겼는데 너무한 처사도 있어 안타깝다.”
 
분만 중 산모를 사망하게 한 과실로 의사가 최근 법정 구속된 사건에 대해 의료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의료과실에 대한 정부 방침이 다소 가혹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7일 전문지 기자단과 만난 김연희[사진] 법무법인 의성 대표변호사(가정의학과 전문의)는 “선진국 사례를 살펴보면 의료 과실이 형사사건으로 넘어가거나 의사가 구속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의료계에서는 의료 과실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형평성에도 맞는지 의문이며 또한 의사들의 방어진료로 이어질 것이라 우려한다.


지난 17일 대한외과의사회는 산부인과 의사 법정 구속 사건과 관련한 성명을 통해 “자궁 내 태아사망 사고 사건에서 의사에게 금고 8개월을 선고하고,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의료진을 구속하는 판결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며 “판결들은 의료계의 현실적 덕목을 방어진료로 바꿔놓았다”고 비판했다.


김 변호사 역시 위축되는 의사들 실정을 걱정했다. 의료 과실 사건이 일어난 후 법적 보호를 할 수 있는 마땅한 제도적 장치가 없어 직무수행의 자율성이 저해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의료 과실 사건의 경우) 개인적으로는 민사배상으로 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민사 배상의 경우 해외에서는 보험을 적용해 국가가 부담하는 나라도 있는데 이에 비교하면 우리나라에는 마땅한 보호책이 없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또 진료행위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의료사고에서 의사의 과실비중을 엄밀히 따지는 일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현재 사법당국은 의료 과실을 경과실과 중과실로 나눠서 보는데, 다양한 사안이 얽혀 있는 의료행위에서 어ᄄᅠᆫ 기준으로 무거운 과실과 가벼운 과실을 따져야 할지 모호하다는 것이다.


그는 “의료사건에서는 의사 책임비율을 정하게 되는데 중과실 여부는 판사 재량에 달려있는 것 같다”며 “판례들을 살펴보면 사건마다 의사 과실이 20% 나올 때가 있고, 100% 나올 때도 있는데 의사 과실 비중에 따른 경과실과 중과실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그러면서 “의료계 특성상 과실에 대한 비율을 명확하게 하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감정의사 양성 감정원 설립 추진 대한의사협회, 사전교육 필수"  

한편, 김연희 변호사는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가 의료과실에 대한 전문가 조언을 하기 위해 최근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감정원에 대해선 “감정의사 양성을 위해선 사전 교육이 필수적이다”고 언급했다.


의사 감정은 판결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닌 판사의 판단을 돕는 역할로, 의학적 지식이 없는 판사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자료 준비 능력 등이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김 변호사는 “감정은 판사의 판단을 구속하는 증거가 아니고, 판사의 자유심증을 도와주는 역할이다”며 “판사 입장에서도 객관적인 자료에 근거해서 감정을 해야 안정된 자문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감정의사에 대한 윤리적 교육도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그는 “일례로 아는 의사가 법원 감정에 대해 ‘그게 그렇게 중요하냐? 법원에서 해달라고 해서 여러 번 감정했는데, 귀찮아서 대충 써줬다’고 말하는 걸 들은 적 있다”며 “감정 하나에 한 의사의 인생이 좌지우지되는데 감정을 그렇게 해선 안 된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감정에 임하는 의사는 한 사람의 인생이 달렸다는 사실을 알고 책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감정의사에 대한 교육 중 윤리적인 부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mut@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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