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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보건의사들 "급격한 원격의료, 재고·보완돼야"
대공협 설문조사, 30여 시군서 진행·확대 추진 계획
[ 2019년 08월 21일 06시 36분 ]
[데일리메디 박성은 기자] 최근 전국 여러 지자체가 시행 및 준비 중인 것으로 밝혀진 보건복지부 원격의료지원 시범사업에 대해 공중보건의사들이 비판 의견을 드러냈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회장 조중현, 이하 대공협)는 21일 성명을 통해 “급격한 원격의료사업 추진은 반드시 재고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 대공협은 자체 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원격의료사업은 이미 진행 중이며 일부 지역에서는 사업 확대 조짐까지 보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공협은 원격의료지원 시범사업에 관해 지난 7월 31일부터 8월 20일까지 전체 공중보건의사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강원도와 경상도, 충청도 등에 속한 30여 개 시군에서 사업을 이미 진행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확대 조짐까지 보이는 상황이 확인됐다.
 
원격진료 대상 환자 수는 지역별 편차가 있으나 한 달 평균 40명, 많게는 2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돼 이미 많은 수의 환자들이 원격진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시행 중인 원격진료 시범사업의 형태는 공중보건의사가 원격지 의사로서 원격진료에 참여하고, 보건진료소 공무원 혹은 방문 간호사 등 의사가 아닌 간호사가 현지 인력으로 참여하는 형태가 대다수였다.
 
의학상담은 대부분 원격지 의사에 의해 이뤄지고 있었으며 절반 정도의 지역에서는 진단과 처방 및 방문간호사를 통한 약 배부·배달까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원격진료를 시행하고 있는 공중보건의사들은 전수조사에서 “처방 후 증상 악화와 합병증 포착이 어렵다”, “원격진료시 혈압과 BST 측정, 가벼운 문진만 가능하기 때문에 효용성이 높지 않다”고 염려했다.
 
또한 “대면진료에 비해 순응도가 떨어지고, 제대로 된 투약이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이 불가능해 진료 시 항상 불안감이 발생한다. 만에 하나 의료사고가 발생할 시 책임소재 등이 무서울 수밖에 없다” 고 토로했다.
 
“원격의료사업, 의료계와 협의 없이 공보의에게 강요”
 
대공협은 정부의 원격의료사업에 대해 "현 의료법에서 의사-의사 간 이뤄지는 원격협진이 명백하게 허용된 것과는 다르게, 원격진료는 현지 인력으로 간호사, 조산사와 같은 의사 외 의료인을 포함할 것인지에 대해 논란의 여지가 있다. 이외에도 방문간호사 대리처방, 처방약 전달 역시 의료법 및 약사법에 모두 문제가 있는 사안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최근 개정 공포된 의료법에 따르면 대리처방과 관련하여 처벌이 강화되고, 더 엄격한 요건을 요구하고 있어 섣불리 접근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법적으로 잘 규정되지 않은 시범사업 진행과 관련해서는 반드시 관계 단체 및 실제 사업을 집행하는 인력과 긴밀하게 사전에 의견을 조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같이 원격의료사업을 제대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의료계와의 소통이 중요한 상황이지만, 적어도 이번 시범사업 진행과정에서는 의료계 및 해당 지역의사회와 전혀 상의된 바가 없다는 것이 대공협의 주장이다.
 
대공협은 “특히 임기제 공무원으로서 병역의무를 이행 중이라는 특수한 신분을 지닌 공중보건의사는 시범사업에 의문점을 갖고 있더라도 의견을 피력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다수 공중보건의사들은 원격진료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한 채 근무지에 원격진료기기가 설치되고 나서야 지자체 소속 공무원으로서의 의무를 근거로 해당 사업에 참여할 것을 강요당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공중보건의사는 사업 진행 도중 의료분쟁이 발생했을 때 매우 취약할 수 있다는 것이 대공협 설명이다.
 
대공협은 "대면진료에 비해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원격진료를 진행하는 데 있어 발생한 분쟁에 관한 책임에 대해 사전조율 및 협의 없이 시범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공중보건의사에게 상당한 부담이 됨에도 불구하고, 사업 집행 당국은 그 책임소재를 불분명하게 규정하거나 진료에 있어서의 책임은 응당 공중보건의사가 져야할 몫이라 답하는 경우도 있는 실정"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서비스 효과에 대해서도 연구를 통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회의적인 입장이다.
 
대공협은 "원격진료를 시행하면 의료취약자의 거동이 불편한 환자에게 좀 더 나은 의료서비스가 제공된다는 주장은 신중히 평가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공협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의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원격진료를 통해 국민건강 및 진료의 질이 증가했다는 기본적인 연구는 없다. 보건복지부에서 2016년 발표한 결과는 엄밀한 증거에 입각한 의학의 관점에서 볼 때 그 수준이 충분히 높지 않다.
 
끝으로 대공협은 원격진료를 포함한 정부의 건강증진사업 실행 시 약물순응도 고려를 주문했다.
 
대공협은 “실제 의료취약지에서 근무하는 많은 공중보건의사들은 약물과 관련해 환자로부터 적절한 검사 없이 처방을 요구받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며, 약물을 조절하려고 해도 순응도가 좋지 않아 힘든 경우가 많다. 대면진료를 통해서도 해결하기 힘든 이 문제는 원격진료에서 더 큰 문제로 다가올 것이 자명하지만 대책은 전무한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sage@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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