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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보조요법 발전, 림프종환자 생존율 향상"
고영일 서울대병원 교수 "환자 적은 암종 급여 확대, 소외감 없도록 해야"
[ 2019년 07월 23일 11시 57분 ]

최근 유명인들의 ‘비호지킨림프종’ 투병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당 질환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특히 젊은 여성 환자인 한 뷰티 유튜버는 자신의 탈모 부작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탈모와 같은 외모 변화는 환자의 심리적인 위축과 더불어 대인관계, 나아가 환자 삶의 질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치료시 중요하게 고려되는 요소 중 하나다.


특히 국내 젊은 여성환자들은 탈모 부작용을 가장 심각한 부작용으로 받아들인다는 연구조사도 있다. 항암치료법에 따라 림프종 환자들은 치료시 탈모나, 말초신경병증, 호중구감소증, 감염, 빈혈, 오심 등의 증상을 경험할 수 있다.


고영일 교수(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를 만나 비호지킨림프종 치료에 있어 탈모 부작용의 영향과, 이러한 부작용을 줄이고 환자 삶의 질 유지에 도움을 주는 치료옵션은 들었다.[편집자 주]

 

Q. 혈액종양내과를 전공으로 선택한 이유는 
A.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레지던트 시절, 혈액종양내과의 완치되는 환자 수가 워낙 적었다.  그렇지만 신약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 치료 발전 가능성이 있는 분야라고 판단했다. 혈액종양내과 분야 환자들이 보다 나은 치료 성적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싶었다. 현재는 혈액암협회 등 환우회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해 환자들이 올바른 질환 및 치료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강연을 하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현재 치료 발전이 체감된다. 치료 기술의 발전으로 이제는 표적항암제 사용이 당연하게 됐고, 나아가 면역항암제의 사용도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시점이다. 특히 최근 10년 사이 국내외 제약 회사들의 신약 개발 및 연구 수준이 확실히 향상됐음을 느낀다.


Q. 비호지킨림프종 치료 전략과 국내에서 주로 사용되는 치료법은
A. 해당 질환은 크게 공격형(Aggressive) 비호지킨림프종과 지연형 비호지킨림프종이라고도 불리는 저등급(Indolent) 비호지킨림프종 두 가지로 분류된다. 공격형 비호지킨림프종은 치료 목표가 ‘완치’이므로 단기간에 강한 항암제를 투여하는 치료 전략을 시도한다. 반면, 저등급 비호지킨림프종은 완치가 어렵기 때문에 질병을 오랫동안 적절히 관리하고 ‘환자가 치료와 일상생활을 잘 병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치료 목표다.
비호지킨림프종은 수십 개의 아형으로 나뉘는데, 공격형 비호지킨림프종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아형은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iffuse Large B-Cell Lymphoma, DLBCL)이다.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은 근 20년 동안 R-CHOP  요법이 기본요법으로 사용되어 왔다. 저등급 비호지킨림프종은 기존에 R-CHOP, R-CVP 요법이 표준 치료법으로 사용되어왔으나, 최근에는 치료효과는 동등하면서 부작용 위험은 더 적은 BR요법이 표준요법으로 자리잡고 있는 등 치료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


Q. 비호지킨림프종 치료시 ‘탈모’ 발생률은 어느정도 되는지. 그리고 치료 후 회복 가능성은
A. 주로 사용되고 있는 표준요법 중 하나인 R-CHOP은 항암치료 도중 탈모 부작용이 거의 100% 발생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저등급 비호지킨림프종은 대부분 치료 목표가 완치보다는 질병 관리 및 환자 삶의 질 유지이기 때문에 치료제 선택시 효능과 부작용의 균형을 주요하게 고려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저등급 비호지킨림프종 환자의 경우 탈모 부작용 위험이 적은 치료법을 사용할 수 있다면 환자에게 긍정적인 면이 많을 것이다.
R-CHOP요법은 첫 사이클 이후 3-4주차에 탈모를 경험하는 환자가 많다. 항암치료로 인한 탈모는 일시적이다. 간혹 고령 환자에서 회복이 안 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환자들이 회복을 한다. 비호지킨림프종 항암치료 기간을 평균 6개월 정도로 잡는데, 짧은 기간이라면 짧은 기간이지만 환자들이 반년 동안 탈모를 경험하게 되면 대인기피나 정신적 스트레스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Q. 탈모가 환자의 삶 및 치료에 미치는 영향은
A. 탈모가 생기면 환자가 외모적인 측면에서 위축 되거나 자신감이 상실되고, 사회활동에 제약을 받기도 하기 때문에 일상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흔히 고령 환자들은 탈모 부작용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덜 할 것이라 생각할 수 있으나, 실제로는 고령 환자들도 탈모에 굉장히 민감하게 신경 쓰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탈모 부작용이 있는 치료제를 사용할 때는 환자에게 탈모 부작용에 대해 미리 잘 안내하고 가발 착용을 권유하는 등 치료 외적인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심리적 도움을 주고자 한다. 항암치료라는 것이 죽고 사는 문제이기 때문에 탈모 부작용으로 치료를 포기하거나 중단하는 환자들은 거의 없지만, 환자들이 탈모 부작용에 거부감이 있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이 사실이다. 치료효과가 좋으면서 탈모 부작용이 적은 치료법을 사용할 수 있다면 아무래도 환자들이 항암치료 중 겪는 스트레스가 덜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Q. 부작용 걱정을 덜 수 있는 치료법이 제시되고 있다면 소개
A. 치료효과가 좋으면서 부작용이 적은 치료법으로 BR요법이 있다. BR요법은 저등급 비호지킨림프종 1차 치료에서 R-CHOP 요법과 비교해 치료효과가 열등하지 않음을 확인했고, 일부 아형에서는 더 우월한 효과를 보였다. 많은 임상 데이터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비호지킨림프종 치료 시 면역 저하로 인한 백혈구 감소 등의 부작용 발생을 주의해야 하는데, 이때 BR요법과 같이 기존 표준요법과 동등한 효과를 보이면서 부작용은 적은 치료법을 우선 고려할 수 있다. 소포림프종(Follicular Lymphoma, FL)과 외투세포림프종(Mantle Cell Lymphoma, MCL) 환자에서는 BR요법이 R-CHOP요법보다 면역 저하는 적으면서 최소한 동등하거나 혹은 우월한 치료효과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BR요법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이 외에도 레날리도마이드와 같은 경구용 항암제도 환자들의 투약 편의성을 높인 치료법으로 꼽힌다.


Q. 치료기술 발전이 비호지킨림프종 환자 생존율에도 영향을 끼쳤는지
A. 5년 단위로 비호지킨림프종 환자 생존율을 비교해보면, 최근에 환자 생존율이 유의하게 상승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생존율 향상에는 다양한 요인이 있겠지만 좋은 신약들의 도입이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판단되고, 이 외에도 보조요법이나 조혈모세포 이식 기술의 발달도 도움을 주었을 것으로 예상한다. 공격성 비호지킨림프종 중 하나인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은 완치율이 70%에 이른다. 저등급 비호지킨림프종 중 하나인 소포림프종은 5년 생존율이 70%를 상회한다. 불과 15년 전에는 생존율이 50%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그간 치료에 큰 발전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지속적으로 좋은 약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생존율이 계속 향상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먼 미래에는 완치가 어려운 저등급 비호지킨림프종도 완치를 기대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Q. 최근 치료전략과 관련해서 환자들과 접점에 있는 의료진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A. 최근의 임상시험 트렌드는 같은 비용으로 더 좋은 치료 결과를 얻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새로운 치료제가 기존 치료제와 동등한 치료효과를 누리면서 부작용 위험은 줄였다는 유의한 데이터들에 대해 전문의들이 관심을 갖고 살펴볼 필요가 있다. 비호지킨림프종 환자 생존기간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며, 이는 환자들의 삶의 질에 대한 중요성도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환자들이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부작용은 최소화 시키면서 동등하거나 혹은 그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는 치료법은 무엇이 있을지 고민해보아야 한다.


Q. 국내 비호지킨림프종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해 바라는 것이 있다면
A. 기본적으로 치료제의 급여 확대는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의미 있는 일이다. 하지만 보장성 확대에 있어 순서와 기준을 조금 더 과학적으로 세울 필요가 있다.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명확한 치료 효과와 생존율 개선을 입증한 치료제라면 먼저 승인을 해주고 급여를 확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환자 수가 적은 암종은 치료제 급여 등의 혜택에서 소외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한해 200명 이내 환자가 발생하는 외투세포림프종(MCL)도 BR요법에 대한 치료효과와 안전성 데이터가 명백하지만, 국내 환자수가 적고 처방 데이터 숫자가 적다는 이유로 환자들의 사용에 제약이 있다. 발생률 자체가 적은 암종이기 때문에 정부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큰 데이터가 나오려면 몇 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이러한 환자들이 보험급여의 사각지대에서 소외받지 않도록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 국내 비호지킨림프종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해 학회에서도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낼 것이다.

paeksj@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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