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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숭고한 희생, 국민 돌아온 일상
"고인들 희생 헛되지 않기 위해 대책 마련 최선"
[ 2019년 04월 05일 12시 37분 ]

 

[데일리메디 고재우기자/기획 2]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의료계 뿐만 아니라 우리사회는 잇단 비보에 울어야 했다. 정신질환자의 치료에 평생을 바쳐 온 강북삼성병원 임세원 교수는 2019년을 하루 앞둔 지난해 12월 31일 자신이 치료하던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운명을 달리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은 금년 2월 초 설 연휴 근무 중 숨진 채 발견됐다. 사인(死因)은 고도의 관상동맥경화에 따른 급성심장사로, 쉽게 말해 ‘과로사’다.

두 의사가 변(變)을 당한 지도 몇 개월이 흘렀다. 어느덧 우리는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의료계와 유가족은 두 의사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여전히 대책마련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끔찍한 사건현장이 벌어졌던 곳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깨끗했다. 불과 두 달 전의 비극이었지만 당시 현장을 통제했던 폴리스라인은 온 데 간 데 없었고, 그 자리로는 의료진과 환자들이 드나들었다.

외관상으로는 그날의 아픈 기억을 떠오르기가 쉽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임 교수의 죽음은 우리사회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됐다.

고인의 유지를 받들 듯, 故 임세원 교수의 유가족도 그야말로 품격을 보여줬다. 이들은 임 교수를 잃은 슬픔에도 불구하고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을 경계했고, 의료진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대책을 촉구했다.

유가족은 서신을 통해 “고인의 죽음 마음의 상처를 다루는 정신건강 의료진과 여러 의료진들 안전 확보의 이유가 될 것”이라며 “나아가 위험이 있는 곳에서 일하는 모든 분들의 안전을 살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신질환자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도 경계했다. 유가족은 “평소 고인은 마음의 고통이 있는 모든 분들이 사회적 편견이나 차별 없이, 누구나 쉽게, 정신적 치료와 사회적 지원을 받길 원했다”고 전했다.

임 교수 희생과 유가족 호소는 지난 2008년부터 확인된 의료진 피살 4건 및 셀 수조차 없는 무수한 피습 등에도 마련하지 못했던 의료진 안전대책을 강구하는 마중물이 됐다.



NMC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활동은 국내 응급의료 ‘역사’와 마찬가지였다. 일생을 바쳐 응급의료체계 구축과 강화에 힘쓴 윤 센터장의 비보는 대통령부터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들을 아프게 했다.

닥터헬기 도입과 시스템 정착, 중증응급환자 실시간 응급의료 정보시스템 구축, 골든타임 30분 개념 설파, 이동형 병원 도입 등 응급의료에 관한한 윤 센터장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었다.

하지만 심혈을 기울였던 응급의료체계 구축은 윤 센터장의 희생을 담보로 이뤄졌다.

생전에 윤 센터장은 “오늘은 몸 3개, 머리 2개였어야 했다. 내일은 몇 개 필요할까”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윤 센터장의 유가족은 “일주일에 15분정도 남편을 봤다. 집에 안 올 때는 옷을 싸서 병원으로 갔지만, 바쁜 남편은 속옷 받으러 나올 시간도 없어 그냥 차 안에 넣어두고 오기도 했다”고 술회했다.

비단 윤 센터장뿐만 아니라 의료진의 업무 부담과 이로 인한 과로는 수치로도 나타난다.

의사 전용 지식·정보공유서비스 인터엠디가 의사 회원 147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의사 90%(1327명)가 “번아웃증후군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번아웃증후군이란 의욕적으로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신체적·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하며 무기력해지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그러나 남은 이들은 윤 센터장의 유지인 “응급환자가 제때 치료를 받는 꿈”을 이어가기 위한 걸음을 시작했다.

유가족 대표로 추모사를 이어간 윤 센터장의 장남 윤형찬 군은 “아버지와 가장 닮은 사람이기에 가족에게 미안한 마음을 알고 있고 이해한다”며 “응급환자가 제때 치료받을 수 있는 나를 만드는 평생의 꿈이 아버지로 인해 좀 더 이뤄질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복지부 박능후 장관은 ▲선의(善意)의 응급의료행위 형사면책 추진 ▲의료자원, 교통망 등 지역적 특성과 행정-소방-의료 기관 간 긴밀한 연계에 기초한 ‘지역완결형 응급의료체계’ 구축 ▲응급의료기관 간 기능 재정립 ▲외상센터·심뇌혈관센터 등 전문 진료 역량 강화 ▲중앙응급의료센터의 기능과 역할 강화 등을 약속했다.

윤 센터장의 꿈을 이어가기 위해 남은 이들이 해야 할 일은 자명하다. 박 장관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는지 끊임없이 감시하고, 때로는 응급의료체계 발전을 위한 건의를 지속해야한다. 이것이 고인과 유가족이 바란 ‘최소한’이고, 여전히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 우리나라 응급의료체계가 발돋움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윤 센터장이 남긴 자리에는 생전 그가 쪽잠을 자곤 했다는 사무실 내 간이침대만 쓸쓸히 남아있다. 좁디좁은 공간에 덩그러니 남겨진 간이침대는 윤 센터장의 힘듦과 고독했던 시간을 대변하는 증거로 남아있다.

결국 윤 센터장도 과로를 피하지 못 했고, 결국 설 연휴를 가족과 함께 하지 못 한 채 돌아오지 못할 먼 길을 떠났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ko@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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