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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병원 넘어 첨단 스마트병원으로
주요 의료기관, 최신 기능 적용 일반화 추세···시스템 연구개발 등 포괄 접목
[ 2019년 04월 20일 06시 45분 ]

인공지능(AI)을 접목한 기술들이 의료 현장에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병원에서도 인공지능을 전면에 내세운 홍보보다는 ‘스마트 병원’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나서는 모양새다.

AI 관련 기술이 병원에 등장할 당시에는 왓슨 포 온콜로지 (Watson for Oncology)와 같은 진단 중심의 활용이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진단 보조용 의료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병원 시스템 및 연구개발에 대한 인공지능 접목이 높아졌다.

한 예로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은 네이버 AI 플랫폼 ‘클로바’를 통해 가정에서도 복약 및 식단 관리가 가능토록 안내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세브란스병원에서는 AI 의료녹취 솔루션을 통해 영상 데이터 판독 소견 음성을 실시간으로 문서화해 저장하고 시스템에 등록하는 작업을 자동화했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에서는 이를 수술실에 적용해 의무기록을 실시간으로 작성할 수 있게 했다.

고대안암병원은 만성질환자를 위한 치료 전에 ‘문진 챗봇’을 사용한다.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자는 기간을 두고 내원하기에 질병 근황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 챗봇은 병원 밖 일상에서 환자에게 어떤 운동을 했는지, 무얼 먹었는지 등에 대해 묻는다. 답변 데이터는 의사에게 전달돼 정확한 처방을 돕는다. 문진표 작성에 대한 환자의 거부감과 원내 업무 부담을 줄이기도 한다.

최근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들은 올림푸스의 ‘엔도알파’와 같이 수술실 장비 전체를 통제하고 위험 요인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의료진들에게 전달하는 컨트롤 시스템을 선보이고 있는데 여기에도 AI가 접목돼 있다. 환자뿐만 아니라 의료진들 편의를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AI가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요즘에는 세분화된 AI 기술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전반적인 첨단화를 강조하는 병원이 늘어났다.

진료 보조에 중환자실·외래도 적용

의료 AI 전문기업 관계자는 “AI가 단독으로 활약한다기보다는 현존하는 기술을 효율적으로 만드는 개념으로 봐야 한다”며 “병원에서도 진단 보조뿐만 아니라 중환자실 관리, 외래 업무 등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정밀의료나 스마트병원을 천명하는 의료기관이 많아졌다. 대표적으로 서울성모병원은 지난해 스마트병원을 개원하고 ▲스마트인프라 센터 ▲AI센터 ▲빅데이터 센터 ▲원격의료 센터 ▲스마트재활 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는 환자들이 진료 접수부터 투약, 수납까지 해결할 수 있으며 의료진이 사용하는 모바일 전자의무기록과 전자간호기록으로 검사결과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편의를 높였다는 설명이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스마트 수술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수술실 장비 전체를 하나로 묶어 통제해 의사가 수술에 집중하도록 돕는다. 음성을 인식해 의료진별로 수술 장비를 준비하고 수술실 조명을 조절할 수도 있다. 화상 연결 기능은 수술실과 병리검사실의 실시간 협진을 실현한다.

서울의료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블록체인 기반 Smart Hospital 서비스’ 시스템 구축을 시작했다. 블록체인 기반의 체계를 통해 전자처방전 전달, 제증명 발급, 실손보험 청구과정의 간편 서비스 제공으로 자동화된 개인 중심의 통합의료정보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서울의료원 측은 “정밀의료와 맞춤형 의료 등 환자 중심의 의료 환경 패러다임 전환을 지원하는 다양한 ICT 기술 중에서 개인 의료·건강정보 소유권(Ownership)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지방 의료기관 가운데서는 고신대복음병원과 계명대동산병원 등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첨단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부산대병원은 네이버 톡톡, 카카오톡과 연계해 모바일과 PC에서 챗봇 상담을 시작했다. 병원 관계자는 “현재 고객 민원 90%를 챗봇이 응대 한다”며 "챗봇 서비스로 얻은 빅데이터를 분석해 신규 서비스 창출에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충남대병원은 세종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 사업계획 수립에 참여하면서 스마트헬스케어 시스템 구축을 선언하고 나섰다.

충남대병원 측은 “제2병원이 건립되는 세종시가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에 선정되면서 이에 발맞춰 의료진의 경험과 지식이 축적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헬스케어 분야를 스마트시티사업추진단에 제안했다”며 “2020년 6월 개원 예정인 세종충남대학교병원에도 인공지능, 빅데이터, 로봇, 모바일, IoT 등의 기술이 융합된 정밀의료 개인 맞춤형 디지털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IT와 AI 기술을 의료에 적용해 환자들의 편의성을 높이고 치료 효과를 증진시키는 스마트병원을 설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혁신·스마트···정의 없이 남발되는 용어들

최근 ‘스마트’가 갑작스럽게 주목받기 시작한 데에는 다른 이유도 있다. 보건복지부가 갑자기 의료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며 ‘스마트 진료’를 천명하고 나선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현행 법 내에서 만성·경증(도서·벽지), 응급, 분만취약지 고위험산모 등을 대상으로 의사-의료인간 스마트 협진을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원격의료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도서·벽지, 원양선박, 교도소, 군부대 등 의료사각지대에 한해 의사-환자 간 스마트진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도 추진한다.

이와관련, 눈 가리고 아웅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스마트 진료라고 이름을 바꾸고 의료법까지 개정해 기어코 원격진료를 확대하겠다고 나섰는데 근거가 무엇이냐”고 따지기도 했다.

이에 박능후 장관은 “대형병원이나 대기업을 위한 원격진료 확대가 아니다. 의료사각지대 해소 차원”이라며 “지난해와 올해 시범사업이 부실했기 때문에 이를 제대로 시행하고 장단점을 분석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4차산업혁명’, ‘인공지능’, ‘원격진료’ 등의 단어들이 의료시장에 빈번하게 등장하면서 이들을 하나로 묶어 정의하려는 시도가 엿보이는 중이다.

최근 규제샌드박스를 통과한 심전도 측정 웨어러블 기기와 같은 의료장비는 ‘디지털 헬스케어’로, 신의료기술 평가 대상이 되는 첨단 기술들은 ‘혁신의료기술’로, 이들을 제공하는 의료기관은 ‘스마트병원’으로 불리고 있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명확한 정의가 내려진 것은 사실상 없다. 예를 들어 ‘디지털헬스’는 표준산업분류 항목에 포함돼 있지도 않다. 혁신의료기술도 현재 관련 육성법이 국회에 계류돼 있어 입법상의 정의가 존재하지 않는다. 앞서 본 것처럼 ‘스마트’라는 단어도 남발되고 있다.

한국디지털헬스산업협회 송승재 회장은 “우리나라는 디지털 헬스가 무엇이며 어떤 기업이 어떤 서비스를 하는지 전반적인 것들이 모호한 상황”이라며 “관련 문제를 정의하고 함께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업계 목소리를 한데 모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hjha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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