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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도 4차 산업혁명 필연···정신질환 '가상현실 치료'
강남세브란스병원 VR클리닉 체험, "환자 진료영역 확대 등 새 흐름"
[ 2019년 01월 22일 05시 58분 ]
사진 左: 강남세브란스병원 사회사업팀 이지현 과장이 기자에게 VR치료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 右: 기자가 발표공포증 치료를 위한 VR치료를 받는 도중 가상의 청중에게 무언가를 열심히 설명하고 있다.
[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 기획 上] 최근 정신질환자에 의해 피살된 故 임세원 교수의 일은 의료계에 커다란 충격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임 교수의 유족은 “정신질환자에 대한 낙인을 찍지 말아 달라”는 품격을 보여주기도 했다. 국회 등에서는 임세원法 제정을 위한 노력이 한창이지만, 유족의 지적처럼 정신질환자를 치료하고 우리사회로 복귀시키는 일도 또한 중요하다. 이에 데일리메디는 정신질환자에 대한 ‘효과적’이고 ‘다양한’ 치료라는 관점에서 가상현실(Virtual reality. 假想現實)인 'VR치료'에 주목하게 됐다.[편집자주]

지난 1월16일 서울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상현실클리닉. VR기기를 쓰자 대학생 시절 팀 프로젝트 발표 때가 떠올랐다. 테드(TED)가 이뤄질 것만 같은 넓은 강당 속 수 백의 눈들이 기자에게 쏠려 있었다. 발 아래 위치한 프롬프터를 보면서 말을 이어가고자 노력했지만, 누군가의 시선과 눈을 마주칠 때면 어깨가 움츠러드는 것은 피할 수 없었다.
 
공간을 채운 사람들은 기자가 말하는 한마디에 환호했다. 가끔 말의 공백이 있을라치면 손을 턱에 괴고 무료한 표정을 지었다. 하품을 하는 사람, 맨 앞줄에 앉은 팔짱을 낀 여학생 등 마치 대강의실을 옮겨 놓은 듯 익숙한 풍경에 숨이 턱하니 막혀왔다.
 
말소리는 가늘게 떨렸고 등에는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으며, 가슴은 급하게 뛰었다. 전형적인 사회공포증(social phobia) 증상이다.
 
사회공포증이란 다른 사람들 앞에서 당황하거나 바보스러워 보일 것 같은 사회 불안을 경험한 후 다양한 사회적 상황을 회피하게 되고, 이로 인해 사회적 기능이 저하되는 정신과적 질환을 뜻한다.
 
우리 주위에는 사회공포증을 가진 사람이 의외로 많다. 하지만 치료를 통해 이를 극복해야 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사진설명: VR기기로 보이는 가상의 청중들. 사진 좌측 청중들은 기자의 발표에 박수를 치고 있지만, 이내 발표가 잠시 멈추자 턱을 괴고 앉거나 하품을 하는 등 실감난 모습을 보였다.
‘흔한’ 정신질환, 치료에 나서야 한다
 
비단 사회공포증 뿐만 아니다. 연예인 김구라씨의 ‘공황장애’는 이미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됐고, 가벼운 정신질환에서부터 중증을 앓고 있는 환자까지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복지부)에 따르면 ‘5대 정신질환(우울증·조울증·조현병·공황장애·불안장애) 환자 현황’에 따르면 그 수는 2013년 139만 4669명, 2014년 140만 7372명, 2015년 146만 1251명, 2016년 156만 9399명 등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문제는 확인된 숫자만 이렇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주변인의 정신질환을 외부에 드러내는 것을 꺼려하기 때문에 5대 정신질환자 통계를 완벽하게 완성하는 것은 불가능한 실정이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재진 교수는 “정신질환이 늘었다기보다는 병원에 오길 꺼려하던 사람들이 병원을 찾았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는다”며 “아직도 통계에 잡히지 않는 분들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정신질환자가 늘고 있다’보다 ‘병원을 찾는 정신질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고, 치료를 필요로 하는 사람도 역시 많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윤석준 교수도 “조현병만 하더라도 평생 유병률은 1% 수준인데, 이는 일평생 살아가면서 조현병에 걸릴 확률이 100명 가운데 1명이라는 뜻”이라며 “국내 조현병 유병 환자만 한국에 최소 50만명은 있어야 하는데, 등록마음장애인은 10만명에 불과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정신질환 치료 대안···가상현실클리닉 관심 높아져
 
이런 가운데 정신질환 치료의 대안으로 ‘가상현실클리닉’이 관심을 끌고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운영 중인 가상현실클리닉의 장점은 치료환경을 100% 통제할 수 있고, 환자 상태 등 상황에 맞춰 치료조절 및 반복이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효과도 있었다. 김 교수가 사회공포증 극복 임상실험에 참여한 남녀 82명을 상대로 맥박수 측정 등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고소공포대상자의 87.5%, 발표공포대상자의 88.1%에서 공포감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사회공포증 인지행동치료, 조현병 사회기술훈련, 알코올중독 단주훈련 등 세 가지다.
 
사회공포증 인지행동치료는 발표 등 자주 회피하던 불안 유발상황을 가상현실 속에서 체계적·단계적으로 경험하면서 상황마다 발생하는 부정적이고 왜곡된 사고를 발견하는 것이다. 치료를 통해 합리적으로 수정하면서 불안·공포를 줄일 수 있다.
 
조현병 사회기술 훈련은 감정·욕구·소망 등을 주제로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 하는 방법을 증진하고, 타인의 감정이나 욕구 등에 대해 효과적으로 반응하는 방법을 습득토록 유도한다.
 
마지막으로 알코올중독 단주훈련은 간·위 등에 질환이 있는데도 술을 마시는 사람과 중독 증상이 심해 절주를 시도했으나 실패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 실제 생활환경과 유사한 음주 유발상황을 가상현실로 체험하면서 음주를 거절하는 방법을 습득시켜 일상에서 절주의 생활화를 이끈다.
 
각 치료별로 증상의 정도에 따른 조절이 가능하다.
 
가상현실클리닉 내 치료건수는 2015년 182건, 2016년 275건, 2017년 162건 등으로 꾸준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회당 비용(1월 현재)이 7만 2000원임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수치다.
 
유형별 치료 확대·자가 치료 등 가상현실클리닉 '진화'
 
사진설명: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재진 교수가 삼성과 개발해 무료로 배포한 'BeFearless Plug-in' 앱.
지난 2005년 시작해 2008년 강남세브란스병원에 정착된 가상클리닉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정신질환의 유형은 다양하고, 유형별 치료법도 다르기 때문에 콘텐츠도 상이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김 교수는 삼성의 지원으로 ‘BeFearless Plug-in’라는 앱을 개발해 가정에서 ‘자가 치료’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우선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올해 중으로 가상현실클리닉에서 공황장애·게임중독·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장애(ADHD) 등에 대한 치료에도 나설 예정이다. 하나 같이 우리에게 익숙해진 정신질환들이다.
 
김 교수는 “정신질환의 유형별로 현실적인 문제가 다르다 보니, 콘텐츠도 이에 맞게 제공해야한다”며 “효율적인 훈련수단을 제공하기 위해 콘텐츠 개발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자가 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앱도 나왔다. 김 교수가 삼성의 지원을 받아 개발한 앱인 BeFearless Plug-in는 삼성 VR기기와 웨어러블 기기 등을 통해 병원을 자주 방문하지 않아도 집에서 환자 스스로 치료 가능토록 했다.
 
발표 불안·고소공포 등 정신질환 유형에 따른 상황을 반복적으로 환자가 체험하게 해 정신질환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의료진과의 소통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셀프트레이닝”이라며 “VR기기, 스마트폰 등 상용화됐기 때문에 제대로 알기만 한다면 누구나 이용이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ko@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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