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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인 폭행 사후약방문···처벌 강화 등 대책 '갑론을박'
박 장관 “가중처벌 능사 아니다” 피력···법·제도 정비 병행 '예산 확보' 관건
[ 2019년 01월 10일 11시 56분 ]

[데일리메디 정숙경 기자] ‘PC방의 4.3배, 학교의 2배, 지하철의 4배, 공중화장실의 10배’. 이처럼 최근 3년 간 의료기관에서 발생한 폭행 건수는 다른 장소에서 일어나는 폭행을 훨씬 웃돈다.


강북삼성병원 임세원 교수 사망 사건으로 다시금 의료인 폭행에 대한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원인 분석과 해법에 대해선 제각각의 주장이 나오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9일 전체회의를 열어 복지부로부터 긴급 현안 보고를 받고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댔지만 각론적인 부분에서 시각차를 보이며 진통을 예고했다.


먼저 신동근 의원은 최근 경찰청 통계 자료를 인용, 지난 2015년 대비 의료기관 내 폭행은 2배, 협박은 1.3배 증가했다고 언급했다.


신 의원은 “이마저도 의료기관 평판이 나빠질까봐 신고를 안 하는 경우도 상당 수”라며 “발생 건수만 살펴봐도 심각하다. 복지부가 실태 파악조차 못한 부분에 대해 인정해야 한다”고 질타햇다.


신 의원은 “경찰청과 협력해 최소한 자료라도 확보해야 한다”며 “기존의 법들은 발생되고 나서 차후 처벌을 강
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짚었다.


기동민 의원은 제2의 임세원 교수 사건이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는 종합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하지만 예산 확보가 관건이라는 의견을 펼쳤다.


기 의원은 “돈이 문제다. 시설적인 측면에서 의료기관이 충분히 보완할 수 있는 지는 의구심이 든다”며 “결국 법적, 제도적 정비가 마련돼야 하는데 일정 수준의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실효성을 거두긴 힘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처벌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선 안 된다는 의사를 피력하기도 했다.


지난 회기 응급의료법 개정안이 논의될 당시 일반 진료실까지 처벌을 확대하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점진적으로 논의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 하에 보류키로 한 바 있다.


기 의원은 “처벌 강화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공감하나 만약 응급의료에 준해서 처벌하자는 방향으로 법안이 통과됐다면 과연 이번 일이 발생하지 않았겠는가”라고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기 의원은 “처벌 수위를 높인다고 해서, 의료기관 내 폭행을 두고 가중처벌 한다고 해서 능사일 것인가는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최도자 의원은 "(응급실 뿐 아니라) 일반진료 시 발생하는 폭행도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며 처벌 강화를 강조했다. 

환자가 흉기를 들고 병원 내에서 활보해도 제재를 받지 않았을 뿐 아니라 위험한 상황을 외부에 알릴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때문에 청원경찰 등 안전인력 기준의 명문화와 사후대책 성격인 형량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최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의 개정안을 지난해 8월 발의했으나 보건복지위 법안소위원회에서 단계적 접근을 제안한 보건복지부의 입장에 막혀 통과가 보류됐다.

이 같은 논란에 박능후 장관은 “가중처벌이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실제 정신질환자 행위가 형법적으로 처벌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결국 예방과 치료가 먼저다. 사후에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근본 대책이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반의사불벌죄 폐지를 담은 의료법 개정안 논의는 국민적인 여론도 형성된 만큼 적극적으로 참여해 의견을 개진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박 장관은 “그 동안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적었고 정책적인 대처가 미진했다고 생각한다”며 “결국 합당한 예산이 반영되지 못했고 담당자 역시 없었다”고 인정했다.


이에 박 장관은 “예산 증액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적극적으로 지지해준다면 체계적인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도록 논의하겠다”고 강조했다.


비상벨·대피통로 있어도 한계···醫 "정부 재정 지원 확대해야"

일선 의료진은 병원 내 실상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이뤄져야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란 주장이다.


이날 참고인으로 출석한 강북삼성병원 신호철 원장은 “돌이켜 보면 안전장치, 비상벨, 대피 통로가 있었음에도 순식간으로 일어난 일을 막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씁쓸해 했다.


현재 강북삼성병원 내에는 보안요원 등 39명이 배치돼 있다. 응급실 등 반드시 상주를 해야 하는 파트가 아니
면 일반병동의 경우 24시간 배치는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이번에 발생한 사건에서는 흉기가 등장했지만 보안요원이라 해도 방범복, 삼단봉 만이 전부다. 실제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제압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는 셈이다.


신 원장은 “정신과 외래에서 일어났지만 병원에서 이뤄지는 폭언, 폭행 사건이 실제로 95% 이상 일반 병동에서 발생하는 것”이라며 “크고 작은 폭행은 응급실, 외래 병동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토로했다.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은 현재까지 10건 이상의 의료법 개정안이 발의됐다는 점에서는 유의미하나 최근 통과된 응급의료법 개정안에 준하는 형량이 부과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가장 먼저 의료인 폭행 시 반의사불벌죄가 폐지돼야 한다”며 “100%는 아니더라도 사전적인 예방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경찰과 비상연락망 구축 등 다각도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의료기관이 향후 대피공간 등 시설 설치를 하려면 재정 지원이 이뤄져야 하는데 정부 지원은 필수다.

그는 “이번에는 정신과에서 사건이 발생했지만 사실상 의료기관 어느 곳에서나 폭행이 발생하고 있을 정도다. 근본적인 해결 마련을 위해 복지부가 적극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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