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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판결 후 턱관절 진료 확대하는 한의원
다양한 치료법 제공되지만 영상장비 미사용 등 한계 지적
[ 2019년 01월 03일 11시 35분 ]

최근 보건복지부 결정으로 한의사가 손, 신체, 보조기구 등을 통해 관절, 근육, 인대 등을 조정·교정하는 추나요법의 건강보험 적용이 의결됐다.

의료계가 안전성과 유효성 검증이 우선돼야 한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국민 요구도가 높은 근골격계질환의 한방 치료에 대한 급여 확대를 계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한방요법의 급여화와 함께 주목받는 것은 한방 의료기관 내에서 이뤄지는 각종 비수술적 치료법이다. 그 중 하나가 ‘턱관절 치료 전문’을 내세우는 한의원들이다.

턱관절 통증은 안면비대칭을 비롯해 관절염, 척추측만증과 허리디스크 등 몸 전체와 연관돼 있다는 논리로 물리치료가 행해진다. 왜 한의원에서 턱관절 치료가 시작됐을까.

턱관절 교정하면 디스크가 낫는다?

“척추디스크의 진정한 치료는 턱관절 교정부터 받아야 한다.” 某 한방병원 블로그의 광고문구다. 이 한방병원은 “MRI 하는 병원이 검사가 정밀할지 몰라도 치료에는 턱관절 교정이 더 낫다. 경추가 어떻게 틀어져 있는지를 모두 계산해 교정한다”며 “턱관절의 이상은 목과 허리 디스크에도 악영향을 준다”고 설명하고 있다.

반대로 척추측만증 치료 시 목과 턱관절 치료를 같이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의원도 있다.

또 다른 한의원은 “턱관절 장애와 척추측만증은 성장을 방해하는 요인 중 하나”라며 “척추측만증 증상을 보일 경우는 목이나 턱관절 주변 이상이 원인일 수 있어 함께 치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밖에도 두통과 이명, 불면증, 수전증까지 턱관절과 연관돼 있다며 치료를 권장하는 한방병원의 광고 문구는 온·오프라인 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턱관절 장애가 다양한 이상 증세를 동반하는 것은 사실이다. 

A치과병원 구강내과 전문의는 “스마트폰 사용이 턱관절 장애를 촉진할 수 있다. 목을 숙인 자세를 오래 유지하면 하악(아래턱)에 무리가 가기 때문”이라며 턱관절 장애의 원인과 결과가 다양하다고 밝혔다.

또한 턱관절 치료를 받으면 두통이나 이명, 요통, 수전증 등 언뜻 보기에 관련이 없는 증상을 개선할 수 있기도 하다.

해당 전문의는 “턱관절에 이상이 발생하면 주변 근육에 영향을 미쳐서 생각지 못한 증상이 발견되기도 한다”며 “턱관절 주변에 신경계가 연접해 있으므로 무호흡증이나 이명 등 다양한 불편함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한방병원에서 제안하는 치료법의 효과다. 환자가 기존에 가진 통증이 턱관절과 연관돼 있음을 밝히려면 정확한 진단이 필요한데 X-ray, CT 등 영상장비를 사용할 수 없는 한의원의 경우 과잉진료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의원이 턱관절환자 진료하는 이유

한방 의료기관에서 턱관절 진단과 치료가 활발히 이뤄지게 된 계기는 법원 판결 때문이다.

2015년경 대전지방법원은 “보조기구를 활용한 턱관절 교정 행위를 치과의사의 독점적 진료영역으로 인정한다면 다른 의학 분야 발전에 저해를 가져올 수 있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 판결은 대한치과의사협회가 某 한의사를 의료법 위반으로 고발한 소송에 관한 것이다. 당시 해당 한의사는 턱관절치료에 사용되는 보조기구인 스플린트를 ‘기능적 뇌척주요법을 활용한 음양균형장치’라고 광고하고 있었다.

치협은 이를 두고 치과의사 진료영역 침해를 주장했지만 법원은 “턱관절 영역은 한의사 뿐 아니라 성형외과, 정형외과, 이비인후과 등의 전문의도 가능한 의료영역이고 한의사가 사용하는 음양균형장치는 치과 교합장치와는 다르다”고 밝혔다.

음양균형장치가 의료기기법상 ‘의료용 누르개’로 등록돼 있어 치과에서 사용하는 스플린트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이후 한의원에서 턱관절을 치료하는 흐름이 일반화되고 있다. 서울 소재 한의원 원장은 “안면비대칭 치료 후 균형 유지를 위해 치과에서 사용하는 스플린트 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며 “병원 성향에 따라 달라서 척추 교정치료를 위주로 하는 곳도 있고 침 치료, 물리치료 등 다양한 치료법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치과계 반응은 어떨까

지방 소재 B치과병원 구강내과 전문의는 “치과계 내에서 구강내과는 타 과에 비해 비주류적인 느낌이 있다. 치료법도 다르고 전문의 수도 많지 않기 때문”이라며 “턱관절 질환 자체가 환자들에게 경시돼 오다 최근 들어 주목받기 시작해 구강내과에서도 전문적인 치료 제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치과의원 원장은 “턱관절은 다른 관절과 맞물리는 방식이 다르고 복잡한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일반 정형외과보다는 턱관절 전문의가 있는 치과를 찾는 것이 좋다고 권한다”며 “정말 심각한 상황이 아니면 수술은 추천하지 않으며 비수술적인 쪽 또한 치료보다는 환자 개인에 따라 생활습관 교정이나 간단한 운동을 통해 관리하는 차원을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턱관절은 치료보다는 정확한 원인을 찾고 진단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치과계에서는 단순히 턱관절 이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에게 과잉 진료가 이뤄질 것을 우려해 반대 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의계로 확대되는 비수술적 치료

초기 환자들은 대부분 턱관절 이상을 통증의 하나로 인식하고 한의원을 찾는다. 많은 한의원에서 ‘통증치료 전문’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경우 통증을 없앤다는 명목으로 증상과 관련 없는 치료를 받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현재 한방 의료기관에서는 턱관절 치료와 관련해 침이나 뜸, 한약, 추나요법 등 다양한 치료법을 제안하고 있다.

한방 치료의 급여화가 빨라져 건강보험 보장성이 강화되면 과잉 진료를 예방하기 위해 이 같은 치료법에 대한 유효성 입증을 엄격하게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의협은 최근 급여화된 추나요법에 대해 “추나요법은 동맥경화 환자에게 잘못 시술할 경우 척추동맥 손상에 의한 사망, 늑골골절 등 부작용이 속출할 수 있다”며 “여기에 사지마비, 하지마비 등 부작용 발생 여지도 배제할 수 없다. 한의사는 이런 응급상황에서 환자를 치료하기 어렵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특히 턱관절 질환은 진단부터 상당히 많은 검사를 거쳐야 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치료 방법이 존재함에도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아 환자들이 잘못된 정보를 얻기 쉽다.

실제로 최근에는 어떤 치과의원이 ‘턱관절을 치료하면 불임이나 공황장애를 비롯해 전신 질환이 나아진다’고 광고해 물의를 빚은 적도 있다.

이와 관련, C지역 치과의사회 관계자는 “턱관절은 치과 내에서도 구강내과 전문의를 찾아 진단을 받고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라며 “가벼운 증상이라면 한방 치료로 통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정확한 진단과 꾸준한 관리가 필요함에도 전문적인 치료를 해야 한다는 사실이 잘 알려져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dailymed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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